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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정원, 창업 130주년 앞둔 미래 ‘승부수ʼ [올해의 CEO]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29 05:00

지주사 허물고 미래 기업 ‘대변신’
반도체·에너지·AI…새판 짜기
위기를 기회로…올들어 시총 3배↑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두산그룹 회장에게 2025년은 특유의 뚝심이 빛을 발한 한 해였다. 그룹 명운을 걸고 추진했던 사업구조 개편안이 시장 반발로 좌초하면서 맞았던 지난한 세월을 잘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130여 년 역사 속에서 다져진 자신감으로 현재를 단단히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자”는 원칙 아래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지주사’ 허물고 반도체 밸류체인 완성

2026년 두산은 창업 130주년 역사를 맞는다. 1896년 박승직 상점으로 출발해 1933년 소화기린맥주 법인 설립 뒤 1948년 동양맥주, 1996년 오비맥주를 거쳐 1998년 현재 두산으로 사명을 바꿨다. 1973년 상장 이후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그룹 기틀을 바꿔왔던 두산은 이제 또 한 번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16년간 유지해 온 지주회사 지위를 내려놓으며 투자 유연성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2009년 재계에서 선제적으로 도입한 지주사 체제가 오히려 인수·합병(M&A)과 적기 투자의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산은 지난 17일 SK실트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SK가 직·간접 보유한 지분 70.6%를 확보하게 됐다. 2022년 테스나 인수 당시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라던 박정원 회장 구상이 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 셈이다.

이로써 두산은 반도체 웨이퍼(SK실트론)·소재(전자BG)·테스트(두산테스나)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전통적 기계 기업에서 첨단 소재 그룹으로 변신할 기반을 마련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선제적 자산 매각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올초 체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을 통해 1,500억 원을 확보한 데 이어, 베트남 법인 두산비나를 2,900억 원에 매각하며 총 4,400억 원 규모 자금을 마련했다. 이 자금은 SMR(소형모듈원전)과 가스터빈 등 핵심 사업 설비 확충에 재투입된다.

‘AI 생태계’ 강조…엔비디아와 협업

박정원 회장은 인공지능(AI) 중요성을 역설하며 “두산 고유의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두산 전자BG는 엔비디아 피지컬 AI에 협력한다.

두산이 보유한 건설·기계·발전기기·로봇 분야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엔비디아 AI 기술과 결합해 최적화한 맞춤형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약 5조 6,000억 원 규모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주기기 및 터빈·발전기 공급 계약을 확정짓는 한편, SMR 분야에서 미국 엑스-에너지로부터 16기 주기기 계약을 수주했다.

두산퓨얼셀은 3분기 새만금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공장이 본격 양산에 돌입하며 차세대 에너지 시장 선점을 현실화했다.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을 앞세워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수소 포트폴리오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1년 만에 시가총액 3배 ‘점프’

박정원 회장 경영 성과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두산은 전자사업 부문 이익 개선과 자회사 약진에 힘입어 지난 6월 장기신용등급이 ‘BBB+’로 상향 조정됐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두산 연결 기준 매출은 올해 19조 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약 8%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이익은 27% 오른 1조 2,74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 4조 3,800억 원이던 ㈜두산 시가총액은 지난달 28일 14조 1,900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3일 기준 두산그룹 상장사 7곳 시가총액 합계는 76조 2,101억 원으로, 국내 대기업집단 43곳 중 9위를 차지했다.

박정원 회장의 ㈜두산 대표이사 임기는 2027년 3월까지다. 이사회 의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아온 전통에 따라 내년이 그룹 회장으로서 마지막 해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이) 포목을 팔고 맥주를 빚던 두산을 AI 서버 핵심 소재를 만들고 차세대 원전을 건설하는 첨단 기업으로 변모시켰다”고 말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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