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CEO로 선임된 허태양 상무. / 사진=현대차그룹
4일 현대차에 따르면 허태양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생산실장(상무)를 HMGMA 신임 CEO로 선임했다.
허태양 신임 CEO는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현대차에 입사했다. 그는 약 30년 동안 현대차 제조, 생산, 전략 분야에 몸담았으며 2021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실장을 맡았다. 허태양 CEO는 앨라배마 생산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HMGMA 부지 최종 선정에도 참여하는 등 미국 현지 사정에도 밝다.
허태양 CEO 선임은 본격적인 HMGMA 생산 확대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해 현지 HMGMA 등 현지 생산 물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지 수요가 높은 대형 SUV, 하이브리드 판매 라인업을 강화한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관세 영향으로 양사 합계 약 1조6142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미국 등에서 SUV, 하이브리드 판매로만 약 13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재 HMGMA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두 종만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허태양 CEO가 선임되면서 하이브리드와 SUV 차량 생산 라인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허태양 CEO가 직전까지 몸담았던 앨라배마 공장이 하이브리드 SUV 생산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HMGMA도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등 혼류생산이 가능한 공장이다.
미국 관세 뿐만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노조 파업 리스크도 현대차 해외 생산 확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3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것은 약 7년 만이다. 그동안 현대차 노사는 임단협에서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무분규 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약 20차례 만나 임단협에 나섰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사측에 임금 인상과 성과급 확대뿐만 아니라 정부가 공표한 주 4.5일제 선제 도입, 정년 연장 등으로 요구했다. 여기에 사측의 신사업 전개 시 노조 통지 의무 신설까지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미국 관세 영향으로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전망되는 만큼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400%+14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주식 30주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기아, 현대모비스 등 다른 계열사로도 확산할 위기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대형 SUV,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확대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국내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현대차 노조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손실은 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현재 실무교섭이 진행 중인 기아 노조마저 파업에 돌입한다면 손실액은 조단위를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관세로 인한 수익성 방어를 위해 현지 생산을 확대한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에서 전면 파업 확산 등 생산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해외로 생산 물량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최근 HMGMA 인사도 현지 생산 확대를 위한 준비 차원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