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에 해당하는 신임 총괄사장에 장용호 SK㈜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작년 3월 선임한 박상규 사장이 1년 2개월 만에 물러난 것이다. 회사는 박 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실적이 부진한 SK이노베이션 계열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쇄신인사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장 총괄사장은 SK그룹이 영위하는 에너지·반도체 소재 사업에서 역량을 발휘한 기획 및 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9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했다. 2011년 임원으로 승진해 SK㈜ LNG사업 담당 임원, 포트폴리오2실장, PM2부문(첨단소재투자센터)장 등을 거쳐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SK실트론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지난해 지주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투자실 임원 시절에는 SK머티리얼즈 인수 등 '몸집 키우기'에 두각을 나타냈다면, SK㈜ 대표이사에 올라서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주도하는 '리밸런싱(사업재편)'에 발맞춰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집중했다.
SK㈜는 지난달 SK㈜의 SK머티리얼즈 산하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기존 건설·환경 사업 부진으로 재무부담이 가중된 SK에코플랜트에 알짜 자회사를 넘겨준 것이라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재무적투자자와 약속한 기업공개(IPO) 기한을 앞두고 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SK㈜의 핵심 현금창출처인 SK E&S를 품은 방식과 비슷하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도 재무적투자자와 2026년말 상장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적자가 확대되고 있어 제대로 된 투자금을 돌려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작년 11월 SK이노베이션·E&S 합병에 이어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 계열인 SK온·SK엔텀·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3사 합병을 통해 체력을 키웠다.
장 총괄사장은 '잘 파는 일'에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인수기업 실적이 본궤도에 오를 때 발 빠르게 움직여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아내는 것이다.
SK㈜는 지난 3월 반도체용 특수가스 자회사 SK스페셜티 경영권(지분 85%)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거래를 완료했다. 매각 대금은 2조7000억원으로, 실적에 따라 1500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계약했다.
나아가 SK㈜는 총 몸값이 5조원대로 평가받는 SK실트론 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은 SK㈜가 지분 70.6%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닫기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1년 우량 자회사 SK엔무브 지분 일부를 매각한 이후, IPO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장 총괄사장은 2일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방안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결집하자"고 강조했다.
장용호 SK㈜ 대표이사 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He is...
▲1964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1989년 유공(SK이노베이션) 입사
▲2011~2013년 SK㈜ LNG사업 담당 임원
▲2014~2015년 SK㈜ Portfolio2 실장
▲2015 ~ 2017년 SK㈜ PM2 부문장
▲2018~2019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2020~2023년 SK실트론 대표이사 사장
▲(현) SK㈜ 대표이사 사장
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겸 SK실트론 기타비상무이사
겸 SK하이닉스 기타비상무이사
겸 SK아메리카스 디렉터
겸 SK재팬 디렉터
겸 SK차이나 디렉터
겸 SK동남아투자법인 디렉터
겸 SK팜테코 디렉터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