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창석 GC지놈(지씨지놈) 대표이사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공개(IPO) 이후 경영 전략과 비전을 이같이 밝혔다. 독자적인 액체생검 기술과 임상유전체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암 조기진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겠단 포부다.
GC녹십자의 자회사인 지씨지놈은 지난 2013년 설립된 임상유전체 분석 기업이다. ▲건강검진 검사 ▲산전·신생아 검사 ▲암 정밀진단 검사 ▲유전희귀질환 정밀진단 검사 등 300종 이상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갖췄다. 그룹의 또 다른 자회사인 GC셀의 물류 인프라와 연계한 ‘1Day 검체 운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납품하고 있는 병·의원은 900곳에 이른다.
지씨지놈 측은 “13년간 유전체 검사 분야에서 착실히 포트폴리오를 쌓은 결과, 사실상 국내에선 경쟁상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번 기술특례 상장에서 지씨지놈이 내 건 기술은 크게 다중암 조기진단 서비스 ‘아이캔서치’와 산전검사 ‘G-NIPT’ 등 두 가지다.
먼저 아이캔서치는 혈액 10ml만으로 대장암·폐암·간암·췌장담도암·식도암· 난소암 등 6종 암을 동시에 선별할 수 있는 다중암 조기 스크리닝 검사다. 기존 조직검사 대비 비침습적이면서도 민감도 82.2%, 특이도 96.2%의 정확도를 입증했다.
지씨지놈은 아이캔서치를 앞세워 일본,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기 대표는 “우리나라보다 고령, 암 환자가 많으면서도 규제가 덜한 일본은 잠재력이 많은 시장”이라며 “이에 일본 검진 및 재생의료 시장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기 대표는 또 “현재 미국에선 ‘지니스 헬스(Genece Health)’에 기술수출을 완료해 상업화를 추진 중”이라며 “단기적으로 단일암 제품 출시, 장기적으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및 미국 보험청(CMS) 가이드라인에 등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 다른 주력제품인 G-NIPT는 인공지능(AI) 기반 비침습 산전 검사로, 국내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산과 유전자 검사 분야에서 국내 유통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산모의 혈액만으로도 태아 검사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기 대표는 “G-NIPT 검사는 역대 최저 출생률에도 고령 산모 증가와 국회 가이드라인 확대에 따라 매출이 성장하는 중”이라며 “의정 갈등으로 힘들었던 지난해에도 전년에 비해 검사 의뢰 건수가 40.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씨지놈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을 ▲암종 확대 및 암 전주기 확장을 위한 연구개발 ▲글로벌 시장 다변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장암, 유방암 등 단일암 연구개발을 통해 예후 예측 등 암 전주기 기술로 확장할 방침이다. 또 아이캔서치의 경우 기존 6종암보다 더 많은 암 종류의 검사가 가능토록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오는 2028년 7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20~25%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 대표는 “올해 아이캔서치 검사로 약 42억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내 20억 원, 해외 21억 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21개국, 44개 기업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개발 협력과 기술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씨지놈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400만 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9000~1만500원, 공모예정금액은 360억~420억 원이다.
수요예측은 이날(23일)까지 5일간 진행 중이다. 이후 29~30일 이틀간 청약을 거쳐 다음 달 11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기창석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 액체생검·임상유전체 분석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씨지놈은 지난해 연결기준 2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73억 원) 대비 5.1%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