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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만으론 역부족…CGV, 실적 누르는 유증의 무게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2-12 15:30 최종수정 : 2025-02-12 15:43

CGV 지난해 매출 1조9579억 원, 전년比 27%↑
베트남·인도네시아 강세…韓·中 경기 침체로 하락
美·日 중심 'SCREEN X'·'4DX' 특별관 사업도 성황
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 편입으로 부채비율 낮춰
대규모 유증에 주가 희석, 1조 차입금 부담 여전

사진은 CGV가 새로 선보인 용산 아이파크몰 'SCREEN X' 내부 모습. 스크린이 중앙, 좌우를 넘어 천장까지 뒤덮였다. /사진=CJ CGV

사진은 CGV가 새로 선보인 용산 아이파크몰 'SCREEN X' 내부 모습. 스크린이 중앙, 좌우를 넘어 천장까지 뒤덮였다. /사진=CJ CGV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CJ CGV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권에서의 영화관 사업 호조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또한, CGV만의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4DX’와 ‘SCREEN X’ 특별관 사업이 해외에서 반응을 끌어냈다. 내부적으로는 CJ그룹 IT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재무도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이다.

12일 CJ CGV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1조5458억 원) 대비 26.7% 오른 1조95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59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491억 원)보다 54.8% 뛰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영화관 사업이 날개를 폈다. 튀르키예에서는 초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CGV는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전년보다 12.1%, 9.4% 상승한 2072억 원, 101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베트남은 ‘Mai’와 ‘랏맛7’ 등과 같은 현지 영화의 흥행이 한몫했다. 인도네시아는 ‘SCREEN X’와 같은 특별관 사업이 진출하면서 관객을 끌었다. 수익성에서도 베트남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9.2% 뛴 263억 원을, 인도네시아는 13.4% 증가한 127억 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았다.

튀르키예는 자국 통화인 리라화 폭락으로 초인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현지 임차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 효율화 작업에 나선 CGV는 튀르키예 상영관 수를 2023년 85개에서 2024년 77개로 줄여나갔다. 그 결과, 지난해 튀르키예 매출은 전년보다 32.1% 오른 1547억 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37억 원을 기록하며 두 배로 불렸다.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국내 사업은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해 CGV의 국내 매출은 7588억 원으로, 전년(7733억 원)보다 1.9% 감소했다. 상반기 영화 ‘파묘’와 ‘범죄도시4’가 나란히 1000만 영화에 등극하면서 극장가로 훈풍이 불었지만, 하반기에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어 소비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내수 침체로 소비 부진이 장기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관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지속 증가,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CGV는 국내 사업에서 영업손실 76억 원을 내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도 국내 상황과 비슷하다. 경기 침체에다 흥행작이 없어 영화관에 한파가 몰아친 것. 지난해 중국 매출은 2519억 원으로, 전년(3233억 원) 대비 22.1% 빠졌다. 이에 중국 사업 역시 161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CGV는 중국 내 비효율 지점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CGV의 중국 상영관 수는 2023년 126개에서 2024년 116개로 줄었다. 중국 박스오피스 점유율은 3.0%에 그쳤다.

국내와 중국 사업의 부진은 재고자산평가손실로 이어졌고, 그 결과 CGV의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1738억 원으로, 전년보다 500억 원 불어났다.

/사진=CJ CGV

/사진=CJ CGV


이 같은 상황에서 CGV는 자회사 CJ4DPLEX와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해 미래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4DPLEX는 CGV의 특별관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4DX’와 ‘SCREEN X’의 수출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한다. 지난해 연 매출은 1232억 원으로, 전년(1247억 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해외로 특별관 확산에 나서면서 전년보다 16% 오른 174억 원을 나타냈다. 주력 국가로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이며, 영화뿐만 아니라 콘서트나 스포츠 중계로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4DX’는 73개 국가·786개 스크린, ‘SCREEN X’는 43개·국가 432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만 ‘SCREEN X’ 스크린 수가 53개 늘었다.

CGV는 올해에도 특별관 투자를 이어간다. 지난달 중앙과 좌우를 넘어 벽면까지 스크린으로 뒤덮은 신개념 ‘SCREEN X’를 선보인 것이다. CGV는 올해 하반기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와 협업한 ‘SCREEN X’ 맞춤형 콘텐츠를 개봉한다. 제작단계부터 CGV의 ‘SCREEN X’ 기술진이 참여했으며, ‘SCREEN X’ 개봉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할리우드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웍스, 일루미네이션, 픽사와도 시각특수효과(VFX)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아울러 CGV는 올리브네트웍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실적과 재무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CGV는 앞서 지난 2023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부채비율이 치솟자 부채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2023년 신주 7470만 주를 발행해 유상증자로 자금 4153억 원을 확보했다. 이후 모회사인 CJ그룹이 IT 자회사인 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00%를 현물 출자해 CGV 주식과 맞바꿨다. 당시 CJ가 보유한 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은 1412만8808주로, 4444억 원 규모였다. CGV는 올리브네트웍스에 대한 신주 4314만7043주를 CJ에 내주었다. 올리브네트웍스는 CGV 자회사로 편입됐고, CJ그룹 손자회사가 됐다.

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해 연 매출 7762억 원으로, 전년(7175억 원) 대비 8.2% 상승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1.3% 오른 582억 원을 냈다. 올리브네트웍스가 지난해에만 야놀자, 하이트진로, 아모레퍼시픽, hy 등 국내 기업들과 차세대 시스템 구축 관련 사업 수주를 따낸 덕이 컸다. CGV는 올리브네트웍스의 주력 사업인 CJ 멤버십 ‘CJ ONE’의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CGV 부채비율이 2023년 1122.7%에서 2024년 595.2%로 줄어든 만큼 재무 개선에도 집중한다. CGV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9864억 원이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가가 크게 낮아진 점은 부담이다. 주가 부양을 외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다. 이날 CGV 주가는 5080원(종가 기준)으로, 유상증자 발표 직전인 2023년 6월 20일 1만4500원 대비 3분의 2가 사라졌다.

한편, CJ그룹은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CGV의 두 수장을 교체했다. CGV에는 정종민 튀르키예 법인장을, 자회사 4DPLEX에는 90년대생 방준식 경영리더를 선임했다. 정종민 신임 대표는 튀르키예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높였고, 방준식 신임 대표는 지난해 CGV의 기술관 매출을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시켰다.

정종민 CGV 대표는 “특별관 사업인 ‘SCREEN X’와 ‘4DX’는 글로벌 확산과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통해 혁신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라며 “국내외 멀티플렉스 운영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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