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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김홍철, ‘미니스톱 발목’ 꼬리표 뗄까 [라스트 1년]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5-02-03 00:00

미니스톱 인수 ‘독’?…고강도 체질 개선
본업 경쟁력 강화·확실한 실적 개선 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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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 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김홍철 대표는 ‘새내기 CEO’로, 지난해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운영사)에 발을 들였다.

롯데의 컨트롤타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그는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부여받고 이 자리에 앉았다. 짧은 기간 다방면에서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공을 들여왔지만 ‘편의점 3강 체제’ 구축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니스톱 인수가 발목을 잡았다는 게 결정적 이유다. 지난해 선임된 김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실패한 인수’라는 미니스톱 꼬리표를 떼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김 대표의 이력만 본다면 편의점과는 큰 접점이 없다. 그는 1995년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홍보 및 영업팀에서 출발해 2005년부터 롯데그룹 정책본부개선실에서 근무했다. 2017년 롯데 컴플라이언스위원회 감사담당을 맡았고, 이때 롯데지주 경영개선2팀장을 지냈다.

2021년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을 담당하고, 2022년부터 롯데 유통군HQ 인사혁신본부장으로 일했다.

롯데가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 대표를 코리아세븐 대표로 선임한 건 쇄신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리아세븐은 2022년 3143억 원을 들여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 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김 대표가 그룹 내에서 인사와 조직, 전략 등에 능한 인물로 평가받는 만큼 조직 쇄신의 큰 숙제를 맡긴 셈이다.

김 대표는 코리아세븐에 오자마자 강력한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점포와 인력, 사무실 등 다방면에서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 매출이 낮거나 효율이 낮은 점포 등을 정리하는 동시에 코리아세븐의 AMT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 매각도 추진하며 재무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7월에는 본사를 기존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이전하며 운영 비용을 줄였고, 3개월 뒤인 10월에는 1988년 법인 설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실적 때문이다. 미니스톱과의 통합작업에서 간판 교체, 리모델링 비용 등이 발생한 것은 물론, CVS711(옛 한국미니스톱)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미니스톱 인수로 점포수 확대를 노렸지만 되레 통합작업 직후보다 점포수가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세븐일레븐 점포는 1만3130개다. 미니스톱 인수 당시 1만4000여 개보다 870개 적다.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한 코리아세븐은 그해 연결기준 매출이 5조45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늘었다. 하지만 미니스톱과의 통합비용 등으로 영업손실 49억 을 내면서 흑자전환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듬해인 2023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4.4% 증가한 5조6918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551억 원으로 전년(49억 원) 대비 1024% 늘었다. 지난해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6.3% 줄어든 4조595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224억 원에서 528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만 놓고 본다면 매출액은 줄고, 영업손실은 확대되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에 따른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사이 세븐일레븐의 브랜드 경쟁력은 더 낮아졌다. 국내 편의점업계는 GS25와 CU의 ‘2강 구도’로 굳어졌다. 우스갯소리로 ‘세븐일레븐이 진출한 18개국 중 한국만 빼고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일각에서는 경쟁업체보다 편의점업계에 대한 전문성이 비교적 낮은 김 대표의 이력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작업을 위해 세븐일레븐에 투입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편의점 경쟁력을 끌어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업종 특성상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상품 기획이 중요하지만 그 부분에서는 다소 뒤처져 있다”고 했다.

김 대표의 임기 만료는 올해 말이다. 첫 임기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크지만, 올해도 그가 증명해 내야 하는 부분은 적지 않다.

세븐일레븐의 경쟁력 회복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뤄야 되기 때문이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경쟁력 회복의 일환으로 PB브랜드 세븐셀렉트 강화, 글로벌 소싱과 패션·뷰티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콘셉트의 가맹 모델 점포 ‘뉴웨이브(New Wave)도 선보인다. 그간 다소 ’올드하다‘는 인상을 줬던 세븐일레븐은 편안하고 모던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적용한 ’세븐일레븐 뉴웨이브 오리진점‘을 통해 이미지 변화에 힘을 주고 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효율화 작업 등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확실한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상품, 마케팅 강화는 물론 지속적인 점포 리뉴얼도 이어갈 예정이다. 점포는 무차별적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점포 개점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다만 편의점 산업이 둔화되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편의점 점포 포화와 선두권 사업자의 확장전략 등으로 신규 출점에 대해 경쟁이 점증하고 있다”며 “경쟁업체 대비 낮은 점당 매출규모는 가맹사업자 유치와 우수한 점포입지 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해 단시일 내 이익창출력이 유의적인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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