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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김범석 vs 쿠팡 김범석…이름 건 배달 경쟁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1-20 00:00

글로벌 플랫폼 전문가 ‘배민’ 김범석
3위에서 2위 공격투자 ‘쿠팡’ 김범석

배민 김범석 vs 쿠팡 김범석…이름 건 배달 경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의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이냐, ‘쿠팡이츠’(쿠팡)의 김범석이냐. 최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새 수장으로 김범석 대표가 정식 선임되면서 동명이인의 배달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는 각각 배달업계 1, 2를 달리고 있는 경쟁업체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배민을 바짝 뒤쫓는 형태로 ‘쫓고 쫓기는’ 긴장감 넘치는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라이벌 경쟁업체가 같은 이름의 수장을 뒀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게 됐다. 과연 이들이 어떤 ‘한 수’로 시장의 키를 쥐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아이엔씨(Coupang, Inc.)의 이사회 의장 겸 최고 경영자(CEO)다. 쿠팡이츠를 직접적으로 경영하진 않지만 그의 영향력 아래 쿠팡이츠가 운영되고 있어 ‘배민’의 김범석 신임대표와 함께 거론되고 있다. 실제 김범석 의장은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이츠 혜택을 통한 긍정적인 효과들을 여러 번 강조하기도 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두 ‘김범석’은 해외를 기반으로 활동했다. ‘배민’의 김범석 대표는 1982년생으로, 영어 이름은 오스틴 킴(Austin Kim)이다. 해외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국적은 한국이다.

그는 가족 사업으로 1991년 터키로 건너가 살다가 학창시절은 주로 미국에서 보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사립기숙학교인 윌브라함 앤 몬손 아카데미(Wilbraham&Monson Academy)를 졸업하고, 조지 워싱턴대에서 국제관계·경제학을 전공했다. 이후 터키로 돌아와 명문대 중 하나인 코치 대학의 금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1978년생으로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미국 이름은 범 킴(Bom Kim)이다.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MBA 과정을 다니다 중퇴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의 ‘창업’ 경력이다. 배민의 김범석 대표는 ▲TPG 캐피탈 어드바이저를 거쳐 ▲우버(Uber) 튀르키예 창립 총괄 ▲겔깃(Gelgit) 창업자 ▲글로보(Glovo) 튀르키예 창립 총괄 ▲트렌디욜 고(Trendyol Go) 창립 대표 등을 지냈다. 대부분 이커머스 등의 플랫폼으로, 특히 트렌디욜 고는 튀르키예 시장에서 주요 이커머스 업체 중 하나로 평가된다.

쿠팡의 김범석 의장은 주로 미디어에 관심을 보였다. 잡지 커런트를 만들어 2001년 뉴스위크에 매각했고, 하버드대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입사해 2년간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잡지사 빈티지미디어컴퍼니를 운영하다가 하버드대 MBA에 입학 후 돌연 중퇴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쿠팡을 차렸다.

이처럼 비슷한 듯 다른 길을 걸어온 두 김범석은 향후 배달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변수가 더 많을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 각 사의 전략 수립이 더 중요해졌다.

올해 배민의 김범석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1등 배민’의 자리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는 지난 8일 열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더큰집’에서 열린 전사발표에 나서 “2025년에는 배민을 다시 성장의 궤도에 올려놓겠다”며 “이를 위해 철저히 고객 가치 극대화와 고객 경험 향상의 관점에서 기본부터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석 대표의 숙제는 많다. 지난해 말부터 인력과 비용, 시간을 투자해 공을 들인 상생안을 2월부터 시행해야 하고, 추격하는 쿠팡이츠를 따돌리기 위해 자체적인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김범석 대표는 음식배달과 가게배달로 구분돼 있는 앱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을 추진한다. 또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클럽 혜택 강화와 지역 확대, 고객이 편리하게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서비스 구조 개선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도다. 김범석 대표는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선임한 인물이다.

그는 플랫폼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주로 튀르키예 등 유럽에서 활동해 왔다. 한국의 정서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배민의 향후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배민은 배달앱을 상징하는 ‘1위 업체’인 만큼 한국의 정서, 정치권, 이해관계자들의 분위기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쿠팡이츠의 김범석 의장은 올해도 공격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의장은 40조 연매출을 내는 쿠팡을 만들기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왔다. ‘계획된 적자’라는 이름 하에 투자를 했고, 결국 연간흑자를 만들어냈다. 현재는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는 유통 채널로 떠올랐다.

쿠팡이츠 역시 쿠팡의 성장 형태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때는 ‘매각설’이 나올 만큼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았지만 이제는 쿠팡의 ‘와우 회원’을 더 많이 유입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됐다. ‘배달비 10% 할인’과 ‘무료배달’ 등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를 통해 쿠팡이츠는 업계 2위 요기요를 추월, 시장 영향력도 동시에 키웠다.

김범석 의장은 매번 “거대 유통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해 왔다. 올해 쿠팡이츠 역시 이런 정신을 이어 유료멤버십인 ‘와우 멤버십’과 연계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상생’ 부분에서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말 배달앱 상생안 협의체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막바지에 협조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지키기 민생실천위원회와 새로운 배달앱 사회적 합의 기구를 만들기로 하면서 기존 상생안 실행에 변수가 생겼다. 쿠팡이츠가 당초 약속한 상생안을 어떻게 실행해 나갈지, 새로운 협의기구와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지 주목된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쿠팡이츠 사용자 수(MAU)는 1년 전보다 404만 명(72.1%) 늘어난 963만 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배민은 2243만 명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요기요는 547만 명으로 다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배달앱 시장은 배민과 쿠팡이츠의 2강구도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 등에서 양사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만큼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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