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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號 롯데면세점, 中 보따리상 거래 중단 초강수…'새 길 연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1-14 15:01

중국 보따리상과 거래 중단…수익성 및 체질 개선 차원
노무·재무 전문가 김동하 “거시적 관점서 사업 재검토”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사진제공=롯데면세점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사진제공=롯데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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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새 수장 김동하 대표이사가 이끄는 롯데면세점이 업계 처음으로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과 거래를 전면 중단한다. 지난해 비상경영체제와 희망퇴직 등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2025년 롯데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면세점의 구원투수로 선임된 김 대표의 이 같은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1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거래 규모가 큰 주요 중국인 보따리상들에게 올해부터 면세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업황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익성에 기반한 경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B2B처럼 대형 중국인 보따리상들에게 한한 것으로, 개인 보따리상들과의 거래는 계속한다.

김 대표는 롯데면세점의 키를 쥐자마자 ‘중국 보따리상과 결별’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면세업계 1위 사업자로서 선제적으로 업계 체질 개선을 이뤄냄과 동시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김 대표는 ‘면세업계전문가’로 평가되던 김주남 전 대표와 달리 노무와 재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롯데그룹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롯데면세점의 체질 개선이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대표로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0년생인 김 대표는 1997년 롯데웰푸드(舊 롯데제과)로 입사 후 롯데 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으로서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책임졌다. 이어 김 대표는 유통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롯데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로 발탁되기에 이른다.

김 대표가 실행한 ‘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결별’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보따리상은 면세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보따리상이 한국에서 면세품을 헐값에 대량 구매해 중국 및 동남아시아에서 유통하는데, 이들의 거래 규모가 국내 면세점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를 위해 국내 면세점은 보따리상에게 ‘송객수수료’를 지불한다. 송객수수료란 보따리상에게 돈을 주고 매출을 늘리는 일종의 알선수수료다.

사실 ‘송객수수료’는 면세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져 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가 큰 문제였는데, 하늘길이 끊기고 해외여행객이 줄어들면서 면세업계의 보따리상 의존도는 90%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면세업계 간 ‘보따리상 모셔오기’ 경쟁이 치열해지며 송객수수료는 더 높아졌다. 2020년 9000억 원 수준이던 송객수수료는 2021년 2조 원을 훌쩍 넘겼다.

면세사업자들로선 당시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무리한 수수료를 지불해온 셈이다. 하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고 업계 모두 수익성이 악화되자 2023년 일제히 송객수수료를 인하했다. 당시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끝내 불발됐고, 면세사업자 간의 조율에 따라 인하가 결정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면세업계에서 보따리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지난해 기준으로 롯데면세점의 연매출에서 보따리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50% 정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면세사업자들의 보따리상 매출이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실 보따리상 매출이 정상적인 매출은 아니다. 오히려 사업자 간의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제 살 깎아 먹기식으로 경쟁을 하다 보니 서로가 더 힘들어진 것 같다”며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선 이런 조치가 필요할 때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때 롯데면세점 사업부는 호텔롯데 매출의 65%를 책임질 정도로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447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1% 증가했지만, 92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면세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적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롯데그룹 유동성 논란 등이 함께 불거지면서 매출이 낮은 해외 비효율 점포 철수를 검토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좀처럼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자 매출 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보따리상과의 결별을 선택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과거 면세점이 볼륨 중심의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을 추진할 시점”이라며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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