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 등급변동 검토 요인./출처=나이스신용평가
이미지 확대보기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15일 8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2년물(400억원)과 3년물(400억원)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30bp~+30bp(1bp=0.01%)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600억원까지 증액발행할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 1000억원) 상환에 쓰인다.
롯데하이마트가 이번 공모 회사채 조달에 성공하면 금리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상환 대상인 CP 금리는 5%대지만 개별민평금리를 고려하면 약 4% 전후가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4월에도 8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 당시 2600억원 매수 주문을 확인했으며 만기별로도 모두 언더금리로 발행됐다. 회사채 발행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되면서 미매각 우려도 있었지만 비우량채(A급 이하) 금리 메리트가 오히려 수요를 끌어 모았다.
신용등급 강등 직후 공모채 완판에 성공한 탓에 이번 회사채 발행도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현재 나이스신용평가가 제시하고 있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기준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매출액 5% 미만 ▲순차입금/EBITDA 5.5배 초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다.
지난 6월말 기준 롯데하이마트의 EBITDA/매출액은 4.1%, 순차입금/EBITDA는 6.7배다.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하고 있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기준은 ▲EBITDA/총매출액 4% 이하, 차입금의존도 35% 이상이다. 롯데하이마트의 차입금의존도는 32.3%다. 나신평이 제시하는 등급 하향 검토 기준은 충족했지만 한기평이 제시한 등급 하향 검토 기준은 간신히 벗어나 있는 상태다.
그간 롯데하이마트는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는 주효했지만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이익 개선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근본적으로는 지난 2020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매출액 감소가 문제다. 한기평의 신용등급 하향 검토 요건도 순식간에 충족할 수 있는 셈이다.
소비심리 저하 등이 매출 감소세가 지속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온라인과 백화점 등 가전양판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온라인은 저가형, 백화점은 프리미엄 시장 등을 각각 공략하면서 롯데하이마트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승부수 중 하나는 자체 PB상품이다. PB상품은 성공 시 고마진이 가능하고 가격을 유연하게 책정할 수 있어 경쟁사들의 동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PB상품이 당장 드라마틱한 이익 개선을 이끌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차입금 규모를 축소해야 등급 하향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이익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실질 재무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당장 추가 신용등급 강등이 되진 않겠지만 매출액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용통제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소비가 회복돼도 가전양판 업계 경쟁심화 등으로 이익 개선폭이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모채 수요예측에서는 미매각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버금리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