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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혁신기술 벤처·중소기업 지원 외면하나

이용우 기자

le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7-11 17:07 최종수정 : 2024-07-12 08:06

5월말 기준 17개 은행권 기술신용대출 잔액 1년새 19.3조원 감소
하반기 월 평균 70만건 무너질 수도…"기술력 보다 안전한 담보만"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본점. / 사진제공=각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본점. / 사진제공=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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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용우 기자] 벤처·혁신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신용대출'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은행들이 기술력보다 담보가 있는 안전한 대출만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기업들의 영업 환경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대출을 끌어다 쓸 수 없는 상황이 기술신용대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본다. 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도 대출 수요가 적은 이유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7개 특수·시중·지방은행의 올해 5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08조938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조3211억원(5.9%)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 건수도 5월 기준으로 71만84건을 기록했다. 해당 건수는 올해 1월 72만3590건에서 △2월 72만2542건 △3월 72만87건 △4월 71만4098건으로 매달 감소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하반기엔 70만건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기술신용대출은 매출과 담보가 부족해도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 금융권이 대출 지원을 하기 위해 2014년 7월 만들어졌다. 기술신용평가의 현지 조사, 평가서 세부평가 의견 작성, 사후 품질 심사 평가 등을 통해 대출 한도나 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속해서 기술신용대출 잔액과 건수가 줄어들면서 은행권이 담보가 있고 신용이 높은 기업에만 대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속도 조절 요구로 기업대출을 통해 수익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총 693조5326억원을 기록했다. 3개월 동안 0.17%(1조163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기업대출은 총 778조3365억원으로 같은 기간 2.4%(18조4944억원)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간의 기업대출 확대 경쟁에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기업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분위기에서 기술력이 좋은 기업의 대출을 기피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보증서담보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올해 6월 기준 평균 연 4.87%를 기록했다. 올해 1월의 연 5.40%에서 0.53%포인트(p) 내렸다.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연 6.24%에서 5.65%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매달 인하되는 상황에서도 기업들의 영업 환경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기술신용대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6월 19일부터 27일까지 국내기업 400개사(제조업 300개, 건설 및 서비스 1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업 전망과 대응'에 따르면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크거나 영업 적자를 본 기업 비중은 중소기업이 24.2%, 대기업은 9.1%, 중견기업은 8.7%를 기록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매출과 담보가 부족한 혁신기업일수록 대출 확대 여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신용평가(TCB) 발급 기준이 강화된 이유 외에도 대출 수요가 줄면서 기술신용대출이 감소한 상황"이라며 "기업대출도 대기업과 신용 높은 기업을 위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le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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