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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KITIA 회장, VC와 스타트업, 적극적으로 도전하라

박기호

기사입력 : 2024-01-15 00:00 최종수정 : 2025-02-11 15:08

검증된 스타트업들 좋은 투자 시점
‘AI와 같은 새로운 산업’ 투자 관심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KITIA 회장, VC와 스타트업, 적극적으로 도전하라
2021년 최고점(3473억불, 미국기준)을 찍은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는 2022년 급락한 후, 2023년에는 더욱 축소( 1259억불, 3분기말 기준)되어 2018년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상반기, 파티가 끝났다는 스타트업 버블에 대한 경고음과 함께 급락을 시작하여, 2023년 3분기까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함께 스타트업의 성장을 선도하던 중국의 투자 분위기도 내부적인 여러 요인까지 겹쳐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활발하던 인도와 동남아 투자 역시 지난 2년(2022~2023년) 동안 감소세가 뚜렷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들은 수익실현 단계까지 여러 차례 성장재원을 외부 투자를 통해 조달한다. 스타트업들은 보통 2년 정도의 기간을 다음 단계까지의 성장기간으로 보고 해당 기간에 필요한 재원을 외부(주로 벤처캐피탈)에서 조달한다. 즉, 2021년 하반기나 2022년에 투자 재원을 조달한 스타트업들은 2024년에는 다음 단계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시점에 조달했다는 것이다. 피크타임에 좋은 기업 가치로 확보한 재원이 소진된 스타트업들은, 휠씬 좋지않은 제반 환경의 2024년 상반기 중에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들의 재무 추정은 기술개발/사업개발의 진행 정도, 외부 시장 여건, 경쟁 여건의 변화로 그 정확성 측면에서 가변적인 요소가 너무 많다. 오랫동안 스타트업 투자를 한 필자에게 스타트업들의 사업계획서 매출이나 수익 추정이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추정한 미래 성장을 위해 소요되는 현금흐름은 계획보다 더 빠른 속도로 소진된다.

결국, 미래 추정의 낙관적 요소는 늦게, 보수적 요소는 더 빨리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부조화(mis-match)는 외부 투자 재원의 조달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더 앞당기게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벤처투자는 13년 동안 지속적으로 우상향 성장하였으며, 특히 팬데믹의 유동성 대규모 공급은 폭발적인 벤처투자로 연결되었다. 이 시점에 창업된 다수의 스타트업들에게, 2022년 이후 벌어지고 있는 급격한 투자 축소가 심각한 생존의 위기로 귀결된다는 점이 큰 문제인 것이다. 스타트업들에게 다음 투자 재원 확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 생존의 요건이며, 스타트업의 성장의 운명적 과정이다. 급격한 제이커브(J-Curve)형 성장모델에서 수차례(최소 4-5회 이상)에 걸친 투자 재원의 확보 과정을 반복적으로 해 가야 하는 것이다.

위기 다음에 무엇이 오는가? 양극화 과정을 거치며 살아남은 강자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는 경우가 많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환경에서, 벤처캐피탈들은 전세계적으로 펀드 조성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국내외적으로 펀드 조성에 성공한 벤처캐피탈 중심으로 벤처캐피탈 시장은 급격히 쏠림 현상이 확대될 것이다.

역설적으로, 2021년은 스타트업의 투자 재원이 가장 많이 확보된 시점이며, 그 연장선에서 2022년의 벤처펀드 조성도 전세계적으로 유사 규모 수준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고려할 때, 최근 2년동안의 스타트업 투자 축소는, 선두권 벤처캐피탈들이 상당 규모의 유보된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만났던 대부분의 해외 선두 벤처캐피탈들은 이 사실에 동의한다.

급격한 주력 투자 대상 산업군(Platform과 같은)에서의 탈출과 새롭게 대두되는 산업군(AI와 같은)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팬데믹 상황에서 벌어졌던 기업가치 버블 조정과 거시경제 환경 변화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즉, 기다리면서 지켜보는(waiting & see) 보수적 투자 전략으로 지난 2년간을 기다려 왔다고 할 수 있다.

2024년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지난 2년간의 생존 투쟁을 이겨내고 수익창출의 능력을 보여주거나, 새로운 산업군에 핵심 경쟁력을 가지고 속속 창업하는 스타트업들과, 충분한 투자재원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캐피탈들이 적극적으로 다시 조우할 시점이다.

다시 말해, 검증된 스타트업들에게 적극적인 투자가 시작되는 좋은 시점이 2024년이 될 것이다.

새해 2024년에는, 새롭게 대두되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생성형 AI, AI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단순 거래규모 성장형이 아닌 수익실현의 구체성을 보여주는 플랫폼, 인류의 위기를 겪으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바이오/헬쓰케어, 심각해지는 기후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후-테크 분야, 차세대 에너지와 배터리, 차세대 딥-테크 등 새로운 분야의 스타트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벤처캐피탈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

2023/2024년에 이루어진 투자가 향후 최고의 성과가 나타날 시점(vintage years)이 될 것이라는 해외 분석(VC Tech Survey)에 필자도 동의한다.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벤처캐피탈 투자를 직접 진행해 온 필자 입장에서는, 2024년은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모두에게 놓쳐서는 안되는 적극적 도전의 한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10년 후를 예상하는 좋은 방법은, 우리가 걸어온 지난 시간을 역으로 10년전을 돌아보면 그 답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되돌아보면, 모두가 하락기라고 주춤거리고 있는 2024년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 분명하다.

전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 미-중 간의 갈등, AI와 같은 새로운 산업의 대두 등 기존 패러다임으로 보면 위기의 확대로 보이지만,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shift) 관점에서 보면, 한국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시간이 다가온 것으로 생각된다. 차세대 분야에서 한국과 주로 경쟁하던 중국에 대한 보수적인 글로벌 시각 변화는, 창의력, 기술력, 생산성, 그리고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문화 경쟁력까지 확보한 한국 스타트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벤처캐피탈에게 매력적인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새해 2024년은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 최적의 좋은 시점이다.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새해 적극적으로 도전하자!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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