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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유통결산-백화점] “하늘도 외면했는데”…위기 속 미소 지은 ‘신세계’

박슬기

seulgi@

기사입력 : 2023-12-26 16:30

백화점 업계, 변수많은 날씨 탓에 매출↓
신세계, 어려운 가운데 강남점 연매출 3조 돌파
롯데百, 메인 무대는 잠실점·본점서 '맛집 승부수'
현대百, 더현대서울 최단기간 1조 돌파 '新 효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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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화점 3사 전국 매장수는 롯데백화점이 32개 현대백화점 16개, 신세계백화점 13개 순이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국내 백화점 3사 전국 매장수는 롯데백화점이 32개 현대백화점 16개, 신세계백화점 13개 순이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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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올 한해 백화점 업계는 예상치 못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하늘만 보고 장사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길어진 장마, 따뜻한 겨울 날씨 등 예상을 벗어난 날씨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백화점으로 향하던 소비자들의 발길이 해외로 향한 데다 고물가 장기화로 관리비, 판촉비, 인건비 등 고정비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올 한해 백화점 업계 실적은 처참했다. 팬데믹 기간 ‘보복소비’로 매출이 훨훨 날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역기저효과로 성장세가 대폭 둔화됐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곳이 있다. 바로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는 국내 최초로 단일 점포(강남점)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업황 부진 속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위기 속 선방’ 신세계百 강남점, 매출 3조원 新 역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단일점포로 연매출 3조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단일점포로 연매출 3조원을 기록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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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도 올 한해 웃을 수만은 없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강남점을 추월할 거란 전망이 나왔고, 올해 2, 3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24 정기임원인사에서 손영식 대표가 물러나고 박주형 새 수장이 온 것도 이런 이유가 반영됐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의 올 1분기 매출액은 62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9.2% 감소한 11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대 성과 달성에 대한 특별격려금 지급과 물가상승으로 연동된 관리비 등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분기 매출액은 6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늘었고,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3.9% 감소한 92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0.9% 줄어든 6043억원, 영업이익은 15.1% 감소한 928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백화점 매출 1위인 신세계강남점만큼은 명성에 걸 맞는 성과를 냈다. 강남점은 이달 20일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하며 ‘3조 클럽’에 입성했다. ▲하루 유동인구 100만명 이상의 교통 요충지 ▲고소득 가구 밀집한 강남 지역 ▲VIP와 MZ를 위한 MD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일 점포 3조원은 세계 유수의 백화점 중에서도 영국 해러즈 런던(2022년 약 3조 6400억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2022년 약 3조 1600억원) 등 소수 점포만 기록한 드문 성적이다. 2000년 개점 이후 10년만인 2010년 당시 최단 기간 연 매출 1조원 돌파한 강남점은 2019년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됐고, 4년 만인 올해 3조원의 벽을 뚫으며 또 하나의 ‘최초’를 기록했다.

롯데百, ‘맛집 승부수’에도 아쉬움 컸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2조 매출 돌파가 유력시 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2조 매출 돌파가 유력시 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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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올 한해 수도권 점포에 주력했다. 특히 잠실점과 본점이 메인 무대였는데, MZ취향의 ‘맛집’과 K패션 브랜드 입점에 큰 공을 들였다. 잠실점에는 올해 3월 초대형 규모의 ‘노티드 월드’가 들어선 데 이어 8월엔 유명 베이글 맛집 ‘런던 베이글 뮤지엄’ 입점, 9월엔 블루보틀이 문을 열었다. 덕분에 올해 잠실점은 명품 ‘오픈런’ 대신 빵집 ‘오픈런’을 위한 행렬이 줄을 이었다. 본점에는 마뗑킴, 앤더슨벨 등 고급화에서 벗어나 MZ 취향을 저격하는 K패션 브랜드를 다수 들여 MD 경쟁력을 강화했다.

잠실점과 본점은 롯데백화점 내 매출 1, 2위를 차지하는 대형 점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본점은 올해 2조 매출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2조 매출을 낸 잠실점과 함께 매출 2조 이상 백화점 2개를 보유하게 된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 9343억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본점이 올해 2조 매출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올 한해 실적은 아쉽다. 1분기엔 롯데쇼핑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할 정도로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여러 맛집과 브랜드가 들어선 2, 3분기 성적을 살펴보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1분기 매출액은 매출액 7960억원, 영업이익 1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21.1% 증가한 반면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감소한 8220억원, 영업이익은 37% 줄어든 66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엔 업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3분기 매출액은 75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 영업이익은 31.8% 줄어든 740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측은 “여름의 더운 날씨가 9월까지 이어지며 가을, 겨울 상품 판매가 부진했다”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百, 新 효자 ‘더현대 서울’

더현대서울 외관 전경.더현대서울은 국내 최단기간 연매출 1조를 달성했다./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서울 외관 전경.더현대서울은 국내 최단기간 연매출 1조를 달성했다./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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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의 새로운 효자 더현대서울은 올해 국내 최단기간 연 매출 1조를 달성했다. 2021년 2월 26일 오픈 후 33개월 만이다. 객단가가 높은 주요 3대 명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없이도 이뤄낸 결과라 더 의미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는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예상치 못한 날씨 변수가 생기면서 유통업계 전반이 힘들었지만, 더현대서울은 오히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노력으로 패션 부문 전체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패션부문 전체 매출은 개점 첫해보다 113.2% 급증하며 오픈 이래 가장 높은 매출 비중(23.1%)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대표 효자 점포인 판교점도 ‘매출 2조 클럽’ 가시권에 진입했다. 경기권 내 막강한 명품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판교점은 MZ세대를 겨냥한 컨템포러리 브랜드 등과 적절한 조화로 ‘경기권 1위 점포’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올해 3월에는 9개월 간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해외 콘템포러리 브랜드 전문관인 2층 해외패션관을 오픈했다. 지난 7월엔 국내 첫 디즈니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서울 서부상권에서 높은 매출을 내던 목동점에도 변화가 생겼다. 더현대서울로 소비자 이탈 현상이 나타나자 현대백화점은 리뉴얼 작업에 들어갔다. MZ세대 고객과 목동맘을 유입시킬 수 있는 ▲MZ세대 전문관 ‘센트럴 커넥션’ ▲호텔 라운지형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전문관 ‘더 로비’ ▲가족 친화적 공간 및 동선으로 구성했다. 그 결과 리뉴얼 이후 고객수는 20% 증가했고, 매출은 10%가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지만 매출만 본다면 3개 분기 연속 소폭 상승했다. 현대백화점의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어난 5727억원, 영업이익은 7.4% 줄어든 95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은 0.9% 늘어난 5941억원, 영업이익은 27.8% 줄어든 61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난 5802억원, 영업이익은 17.4% 감소한 798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 백화점 3사 전국 매장수는 롯데백화점이 32개 현대백화점 16개, 신세계백화점 13개 순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 10권 점포를 살펴보면 롯데백화점 3개(잠실·본점·부산본점), 신세계백화점 3개(강남·센텀시티·대구), 현대백화점 3개(판교·본점·무역센터점) 등 3개씩 포진해 있다.

올 한 해 백화점 대부분이 수도권 주요 점포에 힘을 준 탓에 지역 백화점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예외적으로 신세계는 부산 센텀시티점과 대구 신세계점에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센텀시티은 매출 3, 4위를 놓고 롯데 서울 본점과 경쟁중이며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매출 5, 6위를 놓고 경쟁 중이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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