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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주 롯데쇼핑 CFO…‘곳간사정 걱정’ 잠 못 드는 밤

박슬기

seulgi@

기사입력 : 2023-11-13 00:00

9년전 구조조정 주도 ‘순혈 롯데맨’
복귀후 유동성 확보에 전념했는데
신동빈 회장 재신임 이어질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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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2024 정기임원인사를 앞둔 롯데에 ‘칼바람’이 예상된다. 장호주 롯데쇼핑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 부사장 마음도 편안하지 않다.

지난 2020년 말 이사회에서 물러난 뒤 약 1년 만에 다시 경영에 복귀한 그다. 롯데쇼핑 안살림을 맡으며 어려운 환경 속 해결사로 투입됐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롯데쇼핑 재무건전성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내심 ‘신동빈 복심’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을까.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장 부사장 불면의 밤이 이어진다.

장 부사장은 강희태닫기강희태기사 모아보기 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에서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인물이다. 당시 칼자루를 쥐고 직접 진두지휘했다. 2020년 3월부터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선임돼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임했다.

그러다 2022년 정기 임원인사로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당시 인사에서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롯데슈퍼 대표, 나영호닫기나영호기사 모아보기 롯데온 대표 등 외부 인사들이 영입됐는데, 재무 분야 중역 임원이었던 장 부사장만 유일하게 ‘순혈 롯데맨’이었다. 급변하는 분위기 속에서 안정적으로 안살림을 도맡을 적임자로 장 부사장이 발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 부사장은 1960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롯데그룹에 입사했다. 호텔롯데, 정책본부 지원실 재무팀 등을 두루 거친 그는 2008년 호텔롯데에서 이사대우로 처음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후 2년 만인 2010년 이사로 승진하면서 그룹 재무업무를 담당한 그는 2013년 상무로 승진, 롯데정책본부 재무담당과 롯데자산개발 감사 등을 겸했다. 2014년부터 롯데백화점 재무부문장을 맡았고, 2019년 정기임원인사에서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4명 전무 중 유일하게 승진하면서 ‘재무통’으로 인정받았다.

장 부사장은 앞서 강희태 전 부회장과 오랜 호흡을 맞추며 롯데쇼핑 2인자로 활약했다.

특히 2014년 롯데쇼핑 점포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데 앞장 선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롯데쇼핑 체질개선을 목적으로 자산 유동화를 추진했는데, 이 때 장 부사장이 총대를 매고 롯데쇼핑에서 미션을 수행했다.

KB자산운용에 점포 7곳을 매각해 자산 유동화에 나섰고, 2019년에는 백화점과 마트 비효율 매장을 매각하고 재임차하는 ‘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롯데쇼핑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2021년 이후 롯데쇼핑 자산매각 규모가 축소된 데다 한샘 지분 취득 등으로 순차입금이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순차입금은 2021년 11조 67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1300억원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로 인한 소비침체로 업황 부진이 이어졌고, 실적악화도 계속됐다.

곳간 사정도 여의치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 부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1년 2조 3988억원 규모였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올 상반기 1조 5977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단기차입금은 올해 상반기만 2조367억원으로, 2021년 1조2927억원보다 46.2% 급증했다. 유동비율은 2021년 77.8%에서 올해 상반기 58.1%로 약 20% 가량 하락했다.

곳간이 비고, 현금 유동성이 떨어졌다. 특히 롯데쇼핑은 장 부사장이 자리를 비운 2021년 한샘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영향이 컸다.

당시 롯데쇼핑은 IMM이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해 2995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인수 후 좀처럼 시너지가 나지 않고, 한샘 실적도 고꾸라지면서 이것 역시 재무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장 부사장은 부동산 매각에 시선을 돌렸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지난 8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슈퍼 등을 매물로 내놨다. 이곳들 모두 매각이 완료되면 최대 5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재무건전성 회복과 투자 재원 마련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롯데쇼핑이 밝힌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5000억원은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국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2030년까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및 자동화물류센터(CFC)에 9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총 투자비는 토지, 건축·설비 등을 포함한 것으로 CFC 건립 시 매년 순차적으로 보유자금을 활용해 집행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백화점 신규 투자를 위해 ▲2023년 3615억원 ▲2024년 6580억원 ▲2025년 5829억원 집행, 할인점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총 1771억원을 투자 계획이 잡혀 있다. 실적회복이 절실한 시점이다.

롯데쇼핑이 이렇게 재무악화가 된 데는 코로나19, 고물가 장기화 등 환경 속에서 유통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그룹 내에서도 ‘재무 전문가’로 인정받은 장 부사장이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성과를 내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롯데쇼핑은 오는 2026년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도약을 노리는 모습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업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통 유통기업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한방이 요구된다.

앞서 신세계와 현대가 대대적 ‘인사 물갈이’를 단행한 가운데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초, 중순 롯데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역시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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