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은 지난 1·2분기 광고, 콘텐츠 사업 부진으로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CJ ENM은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2% 하락한 1조489억원, 영업손실은 -304억원을 기록했다. /사진=CJ ENM
CJ ENM이 200억원을 들여 제작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배우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다.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갇힌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지난 2021년 2월 촬영을 마쳤으며, 올 연말이나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나 이선균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개봉은 미뤄질 전망이다. 개봉하더라도 영화의 손익분기점인 관객 수 400만명 달성도 장담할 수 없다.
CJ ENM은 지난 1·2분기 광고, 콘텐츠 사업 부진으로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CJ ENM은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2% 하락한 1조489억원, 영업손실은 -304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직전 분기(-503억원)보다 소폭 개선됐으나,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1월 인수한 할리우드 제작사 ‘피프스 시즌’ 영향이 크다. CJ ENM은 영화 ‘라라랜드’ 제작사인 당시 ‘엔데버 콘텐트(현 피프스 시즌)’을 7억8538만달러(약 9300억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승부수였다. ‘피프스 시즌’은 유럽, 남미 등 전세계에 걸쳐 글로벌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유통 등 자체 프로덕션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30편 이상의 영화와 드라마 등 공급하고 있다. 다만, 1조가량 들여 인수한 만큼 CJ ENM의 순차입금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CJ ENM은 지난 1·2분기 광고, 콘텐츠 사업 부진으로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CJ ENM은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2% 하락한 1조489억원, 영업손실은 -304억원을 기록했다.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포스터. /사진=CJ ENM
CJ ENM은 27일 현재 시가총액 1조1250억원으로, 5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시가총액 2조2920억원, 2월 최고가 11만7500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정확히 절반을 잃었다. 경영난 타파를 위해 자회사인 ‘빌리프랩’도 하이브에 넘긴 CJ ENM이다. 또 다른 묘수가 필요하다.
그 답은 K팝에 있다. CJ ENM 사업에서 유일하게 호실적을 낸 것은 음악, 커머스 부문이기 때문이다. CJ ENM은 2분기 음악에서 매출액 1308억원, 영업익 120억원을 냈다. 상반기 일본에서 개최한 ‘KCON JAPAN 2023’이 12만3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일본에서 흥행 중인 ‘프로듀스101 재팬 시즌3’도 하반기 효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CJ ENM은 이러한 휴먼 IP(지식재산권) 사업으로 무너진 적자 구조를 만회할 수 있을까. 11월 8일 나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정답을 가늠해볼 수 있다.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