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기업 금융(IB‧Investment Bank)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전통 강자의 위엄을 입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 시장 위축 등으로 대부분 증권사가 IB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시 ‘반짝’ 떠올랐다.
IB 수수료 수익이 크게 불어난 게 주효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당사 브로커리지(Brokerage‧위탁매매) 수수료 수지가 전 분기 대비 개선됐다”며 “지속적인 디지털 채널(Channel‧통로) 강화 전략을 통해 디지털 채널 자산과 시장점유율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의 브로커리지(Brokerage‧위탁매매) 실적 추이./자료제공=NH투자증권
이미지 확대보기실제로 NH투자증권의 2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11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1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219% 올랐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알멕(대표 신상호), 슈어소프트테크(대표 배현섭) 등 IPO 주관과 남양유업(대표 김승언) 우선주 유상증자 등 다수 딜(Deal‧거래)을 이끌어낸 결과다. 아울러 오스템임플란트(대표 엄태관) 인수 금융 단독 주관 등 공개 매수 패키지 딜에서도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특히 회사채 주관 실적이 좋았다. 2분기 회사채 주관 실적은 3조3000억원으로 증권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다. 전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채권 금리 상승 영향으로 채권 발행 시장(DCM‧Debt Capital Markets)에서 호실적을 낸 것이다.
디지털 채널 위탁자산은 전 분기보다 6% 늘어난 4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월간 이용자 수(MAU‧Monthly Active Users)는 208만명으로, 4.8% 증가했다. 디지털 채널 시장점유율은 7.7%로 0.2%포인트(p) 개선됐다.
상반기 우려 요소로 꼽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과 차액 결제 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미수금에서도 양호한 상태를 나타냈다. 부동산 PF와 CFD 충당금은 각각 200억원, 100억원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정영채 대표의 리스크(Risk‧위험) 관리 능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부동산 PF 비중을 지속해서 줄인 결과 부동산 PF 잔고는 올 3월 1조1675억원에서 7월 9172억원으로 20% 줄었다. CFD 역시 3월 기준 잔고 규모가 134억원으로, 당시 CFD 사업을 진행하던 13개 증권사 중 두 번째로 작은 비중이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의 기업 금융(IB‧Investment Bank) 관련 수익 추이./자료제공=NH투자증권
이미지 확대보기실적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26일 이후 NH투자증권 주가는 약 1년 가까이 1만원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실적 발표 이후 반등세를 타더니 이달 들어 1만원을 넘겼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6.07%을 기록 중이다.
올해 하반기 IPO 사업도 호실적이 전망된다. 대어급 IPO 주관만 여럿이다.
우선 파두(대표 남이현‧이지효)가 대표적이다. 파두는 삼성전자(회장 이재용닫기이재용광고보고 기사보기)와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닫기박정호광고보고 기사보기‧곽노정) 출신 개발자들이 2015년 설립한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기업으로, 현재 데이터 수요 증가 추세에 따른 가파른 성장세가 관측된다.
현재 몸값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이 3만1000원에 책정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4898억원에 달한다.
파두 외에도 NH투자증권은 SK에코프랜트(대표 박경일) 대표 주관을 맡고 두산로보틱스(대표 류정훈‧박인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대표 김병훈) 등 공동 주관도 담당한다. 현재 두산로보틱스는 새로운 ‘로봇 대장주’로 거론되는 데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 전지 흥행과 함께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또 한 번의 ‘깜짝 실적’도 가능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의 해외 진출 현황./자료제공=NH투자증권
이미지 확대보기정영채 대표는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타진하려 한다. 다음 달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투자설명회(IR‧Investor Relations)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 증권업계 대표로 참석한다. 지난해 4월 런던 현지법인에 뿌리내린 경험이 있는 데다 유럽, 북미 지역 등에 글로벌 IB 허브(Hub‧중심축) 육성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리스크 관리 기조도 꾸준히 유지한다. 이에 더해 포트폴리오(Portfolio‧자산 배분 전략) 재조정 등으로 손익 변동성을 완화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 경쟁력 및 디지털 사업 고도화를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며 “고객 관점의 완성형 플랫폼 구축을 통해 차별적 상품과 서비스 공급체계를 강화하고 신성장 비즈니스(Business‧사업) 확대로 안정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갈 것”이라 강조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