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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배고픈 김범석 “글로벌 시장서 쿠팡은 아직 한자릿수”

박슬기

seulgi@

기사입력 : 2023-07-24 00:00

3분기 연속 흑자...이마트·롯데쇼핑 등 제쳐
물류·배달·OTT·가전AS까지 끊김 없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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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창업자

▲ 김범석 쿠팡 창업자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쿠팡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와 함께 우려가 공존했다(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급격한 외형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항상 물음표가 따라왔다.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고 호언장담했다. 무려 ‘조 단위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그랬다. 혁신을 옹호하는 이들조차도 “곧 망하고 말 것”이라며 쿠팡을 외면했다.

하지만 쿠팡의 ‘마이웨이’는 계속됐다. 누가 뭐래도 꿋꿋하게 투자했고, 신사업을 벌였다. 그리고 쿠팡은 지난해 3분기 첫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경이로움의 출발이었다. 2014년 출시한 핵심 서비스 ‘로켓배송’ 도입 이후 8년 만이다. 쿠팡은 지난 1분기에도 1억677만 달러를 달성하며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흑자달성 가능성도 나온다.

쿠팡의 ‘로켓 성장’은 유통업계 판도를 뒤바꿔 놓았다. 지난해 27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이마트와 롯데쇼핑도 제쳤다. 올해 13살이 된 쿠팡은 이제 전통 유통강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남달랐던 큰 그림
지난 2011년 쿠팡과 미국 그루폰 인수·합병(M&A)설이 흘러나왔다. 창업 1년 만이었다.

당시 쿠팡은 공식입장에서 “김범석 대표(현 의장) 등 임직원은 쿠팡을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 혁신 기업으로서 세계에 알리고픈 꿈을 갖고 있는데, 굳이 회사를 매각해 가치를 떨어뜨리고 고객에 실망을 드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업 초기 쿠팡의 큰 그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쿠팡은 처음부터 성장 속도가 남달랐다. 설립 첫 달 1억9000만원에 불과한 월 거래액이 1년 만에 3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매출 성장률 2만%. 직원 수도 7명에서 700명으로 100배나 증가했다. 당시 쿠팡은 티몬, 위메프와 함께 ‘소셜커머스 삼총사’라 불리며 업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쿠팡은 2014년 미국 실리콘밸리 기술기업 ‘캄씨(CalmSea)’를 인수하면서 이커머스 기업으로 본격 도약했다.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의장은 “한국에서 성공적인 고객 중심 서비스를 이루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때 생겨난 게 자체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이다. 당시에도 쿠팡은 적자였는데, 김 의장은 물류 배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오히려 “미래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잇단 영역확장…로켓공화국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이커머스 기업으로 우뚝 섰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김 의장은 이커머스 영역을 넘어 음식배달, 직구, OTT, 택배, 뷰티, 가전 설치·A/S 등 영역 확장에 나섰다.

소비자들의 생활 전반에 깊숙이 파고들고자 한 것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쿠팡(24.5%), 네이버(23.3%), SSG닷컴·G마켓(11.5%), 11번가(7%)와 티몬·위메프(6.7%) 등이다.

30% 넘는 지배적 사업자 없는 시장에서 쿠팡이 1위다. 배송 속도와 인프라 등으로 ‘절대적’ 소비자 편의 서비스에 집중한 결과다.

덕분에 1100만 유료 멤버십 회원도 보유하며 막강한 ‘멤버십 파워’를 가졌다. 유통채널 강자인 만큼 제조사와 갈등에서도 힘을 과시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햇반, 비비고 등을 만드는 제조사 CJ제일제당과 납품가 갈등을 겪었다.

현재까지 CJ제일제당 상품은 쿠팡에 주요 제품 발주를 중단한 상태인데, 쿠팡은 다른 중견기업, 중소기업 제품들을 내세우며 끄떡없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영역에서도 쿠팡 존재감은 컸다. 쿠팡이 후발주자로 뛰어든 각 시장에서는 터줏대감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2019년 ‘쿠팡이츠’로 배달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쿠팡은 ‘단건배달’ 서비스를 내놓으며 업계 분위기를 리드했다.

배달플랫폼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배달의민족이 ‘배민1’을 출시한 것도 쿠팡이츠 영향이 컸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매출액 7233억원, 영업이익은 14억1700만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4월 물류 전문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함께 ‘로켓그로스’를 도입하며 택배 시장에서 존재감도 확대했다.

지난 3월 쿠팡 택배 물동량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3%나 급증했다.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CFS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을 제치고 업계 2위 수준까지 올랐다. 이제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 자리마저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쿠팡은 OTT플랫폼 쿠팡플레이,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 등을 잇달아 론칭했고, 최근 가전 설치·A/S 영역까지 진출했다.

“우리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
쿠팡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조3990억원으로 전년(6조 1653억원)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마트(7조1354억원)와 롯데쇼핑(3조5620억원) 매출을 뛰어넘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037억원), 4분기(1133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흑자 달성이다. 특히 1억 달러를 처음 돌파하며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올해는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100만명에 달하는 유료멤버십 ‘와우’회원들 충성도가 크다. 쿠팡은 지난해 유료 멤버십 가격을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지만 이탈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와우’ 회원에 한해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하면서 멤버십 파워를 키워나가고 있다.

김범석 의장은 이마트, 롯데쇼핑 등 국내 유통공룡을 제친 것에 만족하지는 않는 거 같다.

그는 지난 5월 10일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갈증을 이렇게 표현했다. “향후 3년 내에 5500억 달러(약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유통시장에서 쿠팡 시장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우리의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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