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사당본점에 '푸드드림ECO' 매장을 오픈했다.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미니스톱 통합비용으로 신용등급 강등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코리아세븐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코리아세븐 신용등급이 A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점포당 매출 회복 지연과 비용부담 상승으로 기존사업 부진이 지속되고, 롯데CVS711(옛 한국미니스톱)의 저조한 수익성과 통합비용 때문”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편의점 업계 3위인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3143억원을 들여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했다. 미니스톱을 끌어안고, 점포수를 확대해 편의점 업계 1, 2위와의 간격을 좁히겠다는 전략이었다. 2600여개 매장을 가진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세븐일레븐은 약 1만4000개 점포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 인수 당시, 2010년 편의점 바이더웨이 인수 경험을 꺼내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바이더웨이와 통합작업은 사실상 10년이 걸렸다. 2019년 10월에 이르러 작업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미니스톱을 세븐일레븐 간판으로 교체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다. 코리아세븐은 기존 미니스톱 가맹점주에게 다양한 상생 및 지원방안을 내걸었지만, 미니스톱 점주들이 CU나 GS25 등 경쟁사 간판으로 바꿔 다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현재 미니스톱 점포 전환율은 75%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내로 전 점포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미니스톱과 통합으로 성적표도 다소 아쉽다. 코리아세븐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4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는데, 미니스톱과 통합비용 등으로 영업손실 49억원을 냈다. 흑자전환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 역시 480억원으로 적자를 유지했다. 한신평은 “롯데CVS711 실적 부진과 통합비용은 수익성 회복의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이 바라본 코리아세븐 전망은 다소 어둡다. 한신평은 “영업현금창출력 약화와 신규 출점에 따른 CAPEX 자금소요로 재무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며 “업태 내 경쟁심화와 상위 사업자와의 실적 격차, 롯데CVS711 실적 부진과 통합비용 등을 감안할 때,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점포 효율화 작업으로 내실 다지기
세븐일레븐의 계란 반값 행사로 최근 오픈런 현상이 일어났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이미지 확대보기코리아세븐은 외형성장 대신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점포당 낮은 매출이 가맹사업자 유치와 우수 점포 확보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만큼 점포 경쟁력 제고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세븐일레븐은 ▲먹거리 특화 매장인 ‘푸드드림’ 확대 ▲자체 프로모션 강화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 강화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3월 푸드드림에서 한 단계 진화한 ‘푸드드림 ECO’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기후변화와 헬스케어에 관심 많은 소비자를 위해 건강 먹거리 상품 구색을 늘리는 방식으로 차별화했다. 점포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객단가를 높이는 게 중요한 만큼 품질 높은 상품 구색을 넓혀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고물가 기조로 소비자들 장바구니 부담이 확대되자 자체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계란 반값’ 행사가 대표적으로, 행사 시작과 동시에 ‘오픈런’ 현상이 일어나 관심을 모았다. 이 외에도 생수(풀무원워터루틴500ml) 100만개를 파격 할인가 100원에 판매하고, 행사 상품을 50% 할인하는 등 파격 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O4O’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 2020년 2월 O4O 서비스 ‘라스트 오더’를 업계 최초로 선보인 세븐일레븐은 올초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손잡고 ‘세븐픽업’을 출시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점포 효율화를 위해 먹거리 특화 매장인 ‘푸드드림’을 확대하고, 자체 프로모션과 O4O 서비스 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