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과 똑같이 크게 개선된 성적을 거뒀지만, 임직원 성과급을 아직 확정 못하고 있다. 확정하더라도 어려운 경영 환경 속 큰 폭으로 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사진=이미지투데이
이미지 확대보기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DGB대구‧JB광주‧JB전북은행) 중 부산은행(은행장 안감찬)을 제외하고 모두 구체적인 2021년 성과급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NK경남은행(은행장 최홍영)은 현재 노사가 성과급 안건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의 중이다. 경남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어느 수준에서 협의가 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금융기관의 내실경영 등을 고려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DGB대구은행(은행장 임성훈닫기

JB금융그룹(회장 김기홍닫기

성과급을 유일하게 확정한 부산은행의 경우 100% 수준으로 지급하는 것을 결정했다. 시중은행이 올해 300% 이상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뿌린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다.
최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기본급 300% 수준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노사 간 합의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020년 성과급 200%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일각에선 ‘성과급 잔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서민 경제는 침체에 빠진 가운데 확대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대금리)에서 오는 이익을 직원들 배불리는 데만 쓴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시중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은행 예대금리차가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호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 확대를 결정했다. 다만, 자본주의 경제 체제 아래 은행원들도 노동자로서 열심히 일한 것에 관한 보상인 데다가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을 위한 코로나 대출 지원 규모도 늘리고 있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지방은행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대출 증가세가 가팔랐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몇 차례 이뤄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68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2.8% 확대됐고, 같은 기간 경남은행도 2289억원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54.6% 불었다. 전북은행은 31.7% 증가한 1195억원, 광주은행은 18.6% 늘어난 1633억원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대구은행은 무려 40.3% 오른 286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러한 두 자릿수 실적 성장에도 지방은행이 성과급 지급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올해 지방은행을 둘러싼 어려운 경영 환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가 계속 이어지면서 가계대출 성장세가 제한된 데다가 주요 수익원인 기업 대출도 지방 중소기업 경영 악화로 순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최근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며 시‧공간 제약이 없는 디지털 금융 환경 속 핀테크(금융+기술),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인터넷전문은행 등과의 ‘고객 사로잡기’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작고 지역 내 잦은 접촉을 통한 관계 금융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으로선 이러한 흐름을 개별적인 노력으로 뚫기 벅찬 상태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노사에서 성과급을 협의해서 결정하겠지만, 지방은행 성과급 수준은 시중은행보다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성과급을 300%까지 지급하는 것은 은행에서 일하면서 처음 보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디지털 금융 경쟁 가속화 등 지방은행이 개척해야 할 수많은 의제가 올해 남아있기 때문에 실적을 거둔 만큼 성과급을 큰 폭으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은행 직원들도 코로나 상황 이후 평소보다 더 땀 흘려 일한 만큼 보상 수준이 과거보다는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