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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머니무브 대격돌] 지방은행, 개인형 IRP 기반 연금상품 마케팅 강화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1-03 00:00

‘자산·운용 수수료’ 면제·경품 이벤트 실시
ETF 투자가능 상품개발·시스템 개발 착수

[2022 머니무브 대격돌] 지방은행, 개인형 IRP 기반 연금상품 마케팅 강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최근 은행권에서는 증권사에서만 가입 가능했던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는 6월 가입자가 별도로 자금 운용방식을 지정하지 않으면 지침에 따라 퇴직금을 운용하는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서 퇴직연금 자금이 자산운용 비중이 높은 증권사로 몰리는 ‘머니무브(자금 대이동)’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지방은행 역시 새해를 앞두고 머니무브 대응에 나섰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을 중심으로 운용 수수료를 면제하고 운용상품에 ETF 신탁 도입을 검토하는 등 금융권의 퇴직연금 유치전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자산운용 규모 차이로 인해 나타나는 저조한 수익률로 고심 중이다.

◇ 시중은행보다 IRP 시장 먼저 뛰어들었지만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총 세 종류로 분류된다.

이중 IRP는 노후준비와 세액공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절세 상품이다. 연간 700만원까지 납입할 경우 세액공제로 납입금의 13.2~16.5%를 환급받을 수 있다. 최대 실수령액은 115만5000원에 달한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IRP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원장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IRP 적립금은 4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34조4000억원보다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훨씬 일찍 비대면 가입자를 대상으로 IRP 수수료 면제 혜택을 꺼냈다. BNK부산은행(은행장 안감찬)은 지난 8월 주요 은행권 중 최초로 수수료 면제를 내걸어 고객 유치에 나섰다. 계열사인 BNK경남은행(은행장 최홍영)도 2주 뒤 비대면 채널을 통한 IRP 가입 고객들에게 개인 적립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DGB대구은행(은행장 임성훈닫기임성훈기사 모아보기)은 지난해 10월부터 비대면 채널로 IRP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해당 고객들을 대상으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모바일 쿠폰 등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시작했다.

광주은행(은행장 송종욱)은 지난 3일 ‘아무튼 개인형IRP, 든든한 연금준비’ 경품 증정식을 진행하는 등 수익률 제고를 위해 비대면 IRP 가입 고객 수수료 무료 혜택을 검토 중에 있다. 현재 광주은행의 IRP 수수료는 대면으로 1억 미만인 경우 0.28%, 비대면 1억 미만인 경우 0.2%다. 전북은행(은행장 서한국)은 IRP를 운용하지 않고 있다. DB·DC형 퇴직연금도 자산관리만 하는 중이다.

이렇듯 지방은행은 점점 치열해지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가장 먼저 비대면 채널을 통한 IRP 가입자 ‘운용수수료 면제’ 고육지책을 꺼내들었지만, 시중은행과 증권사의 공격적 영업에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증권사들은 무료 수수료 정책을 예전부터 시행 중이었고, 시중은행 역시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수수료 무료 또는 할인 등에 나섰다.

하지만 지방은행의 IRP 적립금 규모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통합 연금 포털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부산·경남·대구·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IRP 적립금 규모는 8424억원으로, 462억원(5.8%)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적립금 규모는 같은 기간 2조2304억원(9.2%) 증가한 26조3754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금융사 자체 규모 등을 봤을 때 비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은행권을 넘어 증권사까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비춰봤을 때 수익률 제고 등 새로운 방안이 필요한 단계다.

실제로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1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현금 ▲예·적금 ▲보험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에 예치된 자산이 10억원이 넘는 고액 자산가 70.4%가 서울·경기·인천에 거주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익률 제고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마저도 쉽지는 않다. 지방은행의 최근 1년 IRP 운용수익률(3분기 기준)은 2.985%(보장·비보장 합계)로, 시중은행(3.2%)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전체 적립금 중 73%를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형의 경우 수익률이 1% 안팎에 불과하다. 원리금 비보장형도 시중은행과 견줄 때 수익률 차이는 비슷하지만, 10% 중반대 수익률을 내고 있는 증권사에 비해서는 턱없이 모자라다.

그나마 퇴직연금 시장에서 IRP 수익률 1위를 유지 중인 대구은행도 최근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7.6% 수익률이었지만 2분기 6.4%, 3분기 4.14%로 하락했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은행권은 ▲DGB대구은행 4.14% ▲하나은행 3.78% ▲신한은행 3.61% ▲KB국민은행 3.41% ▲BNK경남은행 2.94% ▲우리은행 2.89% ▲BNK부산은행 2.65% ▲NH농협은행 2.31% ▲광주은행 2.21% ▲제주은행 1.35%의 순서로 IRP 수익률을 기록했다.

◇ 수익률 올리기 위해 ETF·TDF 판매

지방은행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가능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시스템 검토에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중은행 역시 ETF 상품을 이미 출시 중에 있고, 증권사와 달리 은행의 ETF 매매 서비스는 실시간 체결이 어렵다는 약점이 존재해 아직까진 시장을 지켜보는 상황이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말 그대로 주가지표의 변동과 동일한 투자 성과 실현을 목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인덱스펀드(Index Fund)’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저렴한 거래비용과 분산 투자 효과, 높은 투명성 등이 매력적인 요소다.

최근 BNK경남은행은 ▲TIGER미국S&P500 ▲TIGER미국나스닥100 ▲TIGER TOP10 ▲KODEX200TR ▲KODEX2차전지산업 등 지수형 테마형 상품을 포함한 ETF에 투자하는 ETF신탁을 판매 중에 있다.

지난달부터는 생애 주기별 자산 배분펀드인 ‘BNK든든한TDF’ 판매를 시작했다. 이 상품은 BNK자산운용이 자산규모 800조원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미국 디멘셔널펀드어드바이저(Dimensional Fund Advisors)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고 출시한 펀드 상품이다.

TDF(Target Date Fund)란 펀드 가입시점과 은퇴연령 등을 고려해 목표시점(Target Date)을 설정하면, 투자자의 생애 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펀드가 알아서 조정해 주는 자산 배분펀드를 말한다. 디폴트 옵션 도입을 앞둔 가운데 은퇴시점을 목표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현재 부산은행은 ‘BNK든든한TDF’를 시작했으며, ETF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대구은행 역시 고민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TDF는 미래에셋 전략배분형 TDF 2045와 KB 온국민 2050을 운영 중이다. 광주은행은 올해에 ETF 상품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며, TDF의 경우에는 삼성, 미래에셋, 키움 운용사 2025, 2030, 2035, 2040, 2045, 2050을 운용하고 있다. 전북은행도 향후 시장 환경 등을 지켜본 뒤 결론을 낼 계획이다.

이처럼 지방은행이 퇴직연금 ETF 신탁 판매에 나서는 이유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ETF 신탁은 만들기 쉽고 수수료도 높아 ‘효자상품’으로 불린다. 그간 ETF 매매는 증권사 고유 영역으로, 은행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ETF에 투자할 수 없어 증권사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은행들은 증권사와 연계해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실시간 매매 중개는 증권사의 고유 업무영역이라고 못 박았다. 대신 신탁 중 제한돼 있던 신탁 영역을 대폭 늘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시중은행은 이달 초부터 퇴직연금 계좌를 지키는 방안으로 신탁형을 출시 중에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디폴트 옵션 시행으로 퇴직연금 사업자(증권·은행·보험)와 상품 제공자(자산운용사·보험 등)의 상품 개발 노력 등 시장 내 수익률 경쟁이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중은행이 적극적으로 ETF 신탁 판매에 뛰어든 만큼 지방은행도 상황을 지켜본 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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