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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가속화… 25년 만에 부활하나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1-12-08 18:50 최종수정 : 2021-12-09 03:03

충청권 4개 시‧도 지방은행 설립 공동 추진 협약
범도민 추진단 구성해 타당성 연구용역 실시 예정
실무위 가동해 2023년 금융위에 인가서 제출 계획
일각에선 지방은행 유지에 관한 현실적 어려움 제기

(왼쪽부터) 이춘희 세종시장과 허태정 대전시장, 양승조 충청남도 도지사가 8일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에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공동 추진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대전시

(왼쪽부터) 이춘희 세종시장과 허태정 대전시장, 양승조 충청남도 도지사가 8일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에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공동 추진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대전시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충청권이 ‘지방은행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청권 4개 시‧도가 모여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공동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오는 2023년 금융위원회에 인가서를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이번에 충청권 지방은행이 설립되면, 이는 25년 만의 일이다. 충청권 지방은행이었던 충청은행은 1997년 발생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인해 금융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이듬해 1998년 6월 문을 닫은 바 있다. 국내에 지방은행은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제주 등 6곳에 거점을 두고 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8일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에서 허태정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과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공동 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일정상 협약식에 못 온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사전에 서명했다.

협약에 따라 충청권 4개 시‧도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함께 힘쓰기로 했다.

먼저 시‧도민 여론조사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전담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에는 각 시‧도민이 참여하는 범도민 추진단을 결성하고, 활동을 지원하려 한다.

아울러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전문기관 타당성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동시에 각 지역 소상공인과 상공회의소, 기업인연합회 등의 동참과 시‧도민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지방은행 설립 추진에 필요한 사항은 각 시‧도 실무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후 출자자 모집 등을 거친 뒤 2023년 금융위에 인가서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는 지난 6월 ‘지역 금융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추진을 공식화한 뒤 연구 지원단을 구성해 관련 연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충남도는 지방은행 부재 때문에 지역 금융경제가 낙후되고 지역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금융의 수도권 집중이 심해짐에 따른 ‘금융 양극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양승조 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지난 2019년 기준 충남과 충북의 역외유출 규모는 전국 1‧2위”라며 “지역민에게 분배되고 지역 경제에 재투자돼야 할 수십조원의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 금융을 활성화할 유일한 방안은 지방은행 설립뿐”이라며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고 목소리 높였다.

실제로 지난 2019년 기준 충남 지역 내 총생산(GRDP)는 114조6419억원으로 전국 3위 규모이지만, 역외유출 규모는 총 생산액 24.7%인 25조477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지방은행 부재로 인해 도 전체 수신액 10%가량이 역외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충청권에 지방은행이 생기면 금융 분권 실현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 등이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자금을 효과적으로 조달할 수 있고, 조성된 자금을 통해 지역 경제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고‧비재무 정보만으로 중소기업 대출도 지금보다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지역 주민 상당수는 지방은행 설립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충남도가 지난 6월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8.4%가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이유로는 ‘소상공인‧서민 계층 지원(33.7%)’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편, 지역민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모바일 뱅킹을 주로 사용하는 청년들이다.

충북 제천에 거주하는 김동희(29‧가명) 씨는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자체로 보면 도민을 위한 상품 등 이득 되는 게 많다고 생각이 들지만, 지방이라 사람도 많이 없어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랜 기간 1금융권 은행들이 지역에 자리 잡아 지역에 거점을 둔 2금융권 은행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인데 새로 설립되는 지방은행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이병훈(30‧가명) 씨 또한 “최근에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생기며 은행 점포에 가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며 “물론 지역 기업들에게는 지방은행이 도움 될 수 있지만, 과거에 비해 지방은행으로서 갖는 강점은 현실적으로 떨어질 것이라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토균형 발전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이라면, 지방은행이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세상 속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은행 설립과 유지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지방은행 설립까지 대규모 자금 조달 문제와 지방은행 자체 생존력 등 해결 과제가 많이 남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방은행 시장점유율(총자산 기준)은 2016년 12.1%에서 올해 1분기 10.9%로 줄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등장과 핀테크(금융+기술)‧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과의 경쟁까지 겹치며 지방은행 점유율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탓에 전북은행 정도를 제외하고 대다수 지방은행은 현재 대부분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에 관해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충청 지역에 거점을 둔 중소기업의 경우 지방은행의 부재로 인해 금융 지원이 다른 지역보다 잘 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중은행이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지역에 투자하거나 금융 지원을 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지방은행 설립 요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충청은행이 설립됐다가 하나은행에 인수됐듯이 충청도 산업 자체가 다른 지역에 비해 기반이 약해 은행을 새로 설립하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금융당국이나 시장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키고 버팀목 역할을 하는 지방은행을 시중은행과 같은 잣대로 평가하지 말고 조금 더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지역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충청권 지방은행 추가 설립에 관해 신중한 입장이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지방은행 추가 설립에 관해 “앞으로 은행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지 큰 방향에서 봐야 하므로 위원장이 된다면 깊이 검토해 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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