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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서도 ‘고급 브랜드’ 단다…딜레마 겪는 건설사들

김관주 기자

gjoo@

기사입력 : 2022-01-20 18:54

강서구 무학 아파트, DL이앤씨에 ‘아크로’ 요청
“희소성 떨어지면 새로운 고급 브랜드 만들어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동아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조감도. / 사진제공=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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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사용되던 건설사들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강북과 지방으로 적용 범위가 넓혀지더니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속속 적용되고 있다. 고급 브랜드 적용 여부에 따라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커 정비 사업 현장에서 건설사들에게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들도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하이엔드 카드를 내세우는 모습이지만 조합과의 갈등, 희소성에 대한 이슈가 생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염창동 ‘무학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추진위원회는 최근 조합 설립을 위한 법적 기준인 주민 동의율 67%를 달성했다. 다음 달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단지는 최근 DL이앤씨로부터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제안받았다고 알려졌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으로부터 아크로 제안을 요청받았다. 아직 시공사 선정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사업비 등을 고려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검토할 수는 있다”며 “현재까지 리모델링 사업에 아크로를 적용한 단지는 없다”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를 적용할 경우 공사비 인상에 따른 추가 분담금이 증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대다수가 이를 원하다 보니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조합원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 고급 브랜드가 적용되면 주변 시세를 이끄는 ‘대장 아파트’로 자리 잡기도 한다. 또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경우 단지 내 특화된 설계를 비롯해 고급 내·외장재, 넓은 커뮤니티 공간, 세계적인 예술 작가들이 만든 조경 등을 도입할 수 있다.

이에 건설사들도 수주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안하며 시공권을 거머쥐고 있다.

지난달 현대건설은 서초구 잠원동 ‘동아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시공권을 획득했다. 해당 단지는 ‘디에이치’가 적용되는 최초 리모델링 아파트다. 단지명은 ‘디에이치 르헤븐’이 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는 용산구 이촌동 ‘건영한가람 아파트’와 ‘강촌 아파트’에도 디에이치를 약속했다.

앞서 롯데건설은 해당 지역의 ‘현대 맨션’ 리모델링 사업에 ‘르엘’을 적용하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의 시작을 알렸다.

하이엔드 바람이 갈수록 커지자 조합원과 갈등을 빚는 건설사들도 나타났다.

중구 신당동 ‘신당8구역’ 재개발 조합은 DL이앤씨에게 ‘e편한세상’ 브랜드 대신 아크로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DL이앤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조합은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에서도 이 같은 이유로 시공사를 롯데건설에서 현대건설로 교체한 바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가 우후죽순 늘어나며 희소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소비자들은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파트값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딜레마다. 신규 수주와 연관돼 수용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타이틀이 갖는 부분은 크다. 희소성이 떨어지면 새로운 고급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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