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그랜저는 8만9084대가 판매됐다. 이는 국내 승용차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것이다. 이로써 그랜저는 2017년부터 5년 연속 '판매왕' 자리를 지켰다.
다만 그랜저는 재작년까지 4년 연속 10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작년 실적은 다소 아쉽다. 특히 역대 그랜저 사상 최다 판매고를 올렸던 2020년(14만5463대) 보다 38.8%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그랜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이 예년에 비해 잦은 휴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산공장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1분기와 3분기 길게는 1주일간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또 7~8월 아이오닉6 생산라인 증설 작업으로 4주간 장기휴업이 진행된 바 있다.
반도체 이슈는 그랜저 하이브리드(HEV)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HEV는 전체 판매량에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으로 그랜저HEV를 주문하면 약 4개월간 출고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
판매 2위는 7만3503대를 기록한 기아 카니발이다.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수치로, 2020년 8월 4세대 모델 출시 효과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4세대 카니발부터 상품성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패밀리카·레저용 대형SUV 시장까지 공략한 전략이 먹혀들어간 셈이다.
이어 3~6위는 현대차 준중형세단 아반떼(7만1036대), 기아 중형SUV 쏘렌토(6만9934대), 현대차 중형세단 쏘나타(6만3109대), 기아 중형세단 K5(5만9499대) 순이었다. 쏘렌토는 2년 연속 SUV차급 1위 자리를 지켰고, 쏘나타는 지난해 K5에 뺏긴 중형세단 1위 자리를 다시 되찾아왔다.
7위와 8위는 제네시스 럭셔리 대형세단 G80(5만9463대)와 현대차 대형SUV 팰리세이드(5만2338대)로, 신모델 출시 이후 고가 차량임에도 계속해서 톱10에 드는 저력을 보였다.
9·10위는 현대차 준중형SUV 투싼(4만3876대)와 중형SUV 싼타페(4만1600대)가 차지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