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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건설부동산 10대 이슈①] LH 사전투기 사태, 공공주도 공급대책 신뢰 바닥쳐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1-12-22 09:33 최종수정 : 2021-12-24 11:03

주택공급 ‘구원투수’였던 변창흠, 역대 최단기 국토부장관 불명예
사전투기 사태 재발 방지 위한 조직혁신 준비했지만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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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끝날 듯 끝나지 않았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2021년도 눈 깜짝하는 새에 흘러갔다. 그러나 정신없이 빠르게만 흘러간 것 같은 2021년에도 건설부동산업계는 다사다난한 사건과 변화를 수도 없이 겪어왔다. 본 기획에서는 올해 건설부동산 시장에 있었던 10대 이슈들을 선정해 되짚어보며 한 해를 결산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 주]

지난 2월 열린 공공주도 3080+, 2.4대책 발표 현장 생중계 / 자료=국토교통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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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는 지난해인 2020년부터 ‘다주택자 규제를 통한 부동산수요 억제에만 치중하며 주택 신규공급에 소홀했다’는 비판에 직면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직을 맡고 있던 ‘도시계획 전문가’ 변창흠닫기변창흠기사 모아보기을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자리에 임명했다. 그는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 3기 신도시 건설, 도시재생뉴딜 등 문재인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의 선봉장이자 실무라인에서 활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공공주도 주택공급’ 2.4대책, LH 충격적인 사전투기 사태에 신뢰도 송두리째 잃어


취임 직후 그는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속도와 물량, 입지, 품질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지난 2월, 정부는 2025년까지 서울 32만 호, 전국 83만 호의 주택 부지를 추가로 공급하는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간 규제에만 방점이 찍혔던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마침내 공급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세를 몰아 정부는 같은달 24일, 6번째 3기 신도시로 광명시흥을 지정해 7만 호 규모의 택지를 공급하고, 부산대저와 광주산정 등에 각각 1.8만호, 1.3만호의 택지를 공급하는 내용의 1차 신규택지를 발표했다. 2.4대책에서 이렇다 할 사업후보지가 발표되지 않아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많았던 상황에서 이번 후보지 발표는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LH 직원들이 사전투기로 매수해 묘목을 심어둔 시흥시 과림동 일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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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했다. 6번째 3기신도시 광명·시흥 토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사전에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3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지대장 등에서 LH 직원 여러 명이 지분을 나눠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이는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과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충격적인 폭로는 더욱 충격적이게도 사실로 밝혀졌다. 변창흠은 “지구지정 제안 기관인 LH 직원들이 해당 입지에 투기한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며, “정책 신뢰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공공개발을 집행해야 함에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주무부처 장관이자 직전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LH 직원들은 이번 투기 과정에서 부동산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만한 치밀한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쪼개기 방식으로 땅을 공동매입하면서 각각 천 제곱미터 이상씩 사들이거나, 토지보상금을 높이기 위해 나무를 심는 등 ‘전문적 투기꾼’을 연상케하는 수법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LH 직원들이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LH 직원이면 투자도 못하냐”며 적반하장식의 대응을 내놓으면서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는 사태도 발생했다.

결국 변창흠은 3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2월 29일 취임한 이후 불과 74일여만의 일이며, ‘국토교통부’의 출범 이후 최단기 기록이다.

정부가 내놓은 ‘2.4 부동산대책’의 핵심 카드는 공공주도를 통한 주택공급이었다. 그러나 공공에 대한 신뢰 자체를 바닥으로 떨어트리는 이번 스캔들로 인해 정부의 대책 자체가 뿌리부터 좌초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자기들의 도덕성도 제대로 관리 못하면서 공공주도를 하겠다며 땅을 내놓으라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 “4월에 나온다는 땅도 벌써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사돈 팔촌까지 다 동원해서 사놓은거 아니냐”, “예전부터 이상한 낌새가 많았는데 이제야 터질 것이 터졌다”는 등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을 짜서 내놓기에는 시장 불안이 너무 커졌고, 문재인정부의 잔여 임기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었기에, 정부의 ‘신뢰도 리스크’를 안은 고난의 행군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잘못된 과오와 상처는 그것대로 치유해 나가면서도 부동산정책의 기본원칙과 방향 그리고 세부대책은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지키고 실행해 나가겠다”며, “국민들께서 정부와 부동산정책에 대해 믿어주시고 힘을 모아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열린 LH 조직 개편안 공청회 모습. / 사진=국토TV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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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전투기 사태 재발 방지 위한 조직혁신 준비했지만 아직까지도 지지부진


사전투기 사태로 촉발된 LH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는 LH의 기능과 조직을 축소해 감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해를 넘기도록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은 채 LH 혁신안은 표류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는 LH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 ▲주택·주거복지와 토지 부문 병렬 분리 ▲주거복지와 토지·주택 부문 병렬 분리 ▲주거복지와 토지·주택 부문을 수직 분리 등 3가지 안을 고민한 바 있다. 이 중 견제와 균형 회복, 공공성 강화, 차질 없는 정책 추진, 조직 안정성 등 4가지 요소를 고려한 국토부 자체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3안(수직분리안)을 채택해 추진했다. 수직분리안은 LH 주거복지 기능은 모회사로, 토지·주택 개발 기능은 자회사로 넘기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는 국회 당정협의와 공청회 등에서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7월 발표한 ‘LH 혁신안의 주요 내용 및 쟁점’ 보고서에서 “조직의 분사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가 분명히 제시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LH 분사안들이 분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업무 중복 극복을 위한 적절한 대안인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어 보이고 분사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2009년 LH 출범 당시 실현하고자 했던 목표가 달성되었는지와 분사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비효율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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