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은 17일 올 하반기 연말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올해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정 회장이 지난해까지 사장단을 중심으로 미래차 사업을 이끌 인사를 대부분 구축해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올해도 대대적인 세대교체성 인사 기조가 이어졌다.
특히 올해 인사에서는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윤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기용했던 경영인 부회장 가운데 마지막으로 현업에 남아있던 인물이다. 생산직 노조와 협상에 강점이 있던 윤 부회장의 퇴진은 대량생산 중심의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는 신호로 이해된다.
앞서 정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에서 김용환닫기

2010년대 현대차그룹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외국인 임원들도 대거 퇴진했다. '디자인 기아'의 주역인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현대차 고성능N 개발을 주도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리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보다 젊은 인재들이 관련 사업을 이끌도록 한 조치로 풀이된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 사장(왼쪽)과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
실제로 이번 부사장 승진자 명단에는 추교웅(전장), 김흥수(전기차), 이상엽(디자인), 임태원(수소연료전지) 등 미래사업 담당 임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IT·소프트웨어(SW) 강화를 위한 외부 수혈도 이뤄졌다. NHN CTO(최고기술책임자) 진은숙 부사장이 현대차 ICT혁신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커넥티드카 기술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IT 개발자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인사는 IT기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경영인을 외부에서 데려와 조직문화를 개선시키기 위한 복안으로도 이해된다.
신규 임원도 그룹 사상 최대인 203명을 기용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지속가능한 사업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김흥수 부사장, 김진섭 부사장, 추교웅 부사장, 진윽숙 부사장, 오익균 부사장, 이상엽 부사장, 임태원 부사장.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