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휴면 신용카드 수는 1198만3620장을 기록해 전체 신용카드의 15.48%를 차지했다. 이중 신한·KB·삼성·현대·BC·롯데·우리·하나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휴면 신용카드 수는 895만4000으로 전체 3분의 2를 차지했다.
올해에만 휴면 신용카드 수가 50만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으며, 지난 상반기에는 1206만7550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3분기 휴면 신용카드 수는 전분기 대비 8만장 이상 줄었으며, 전체 비중도 0.56%p 줄었다.
휴면 신용카드에 포함되는 카드는 매 분기말일 이전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와 가족카드를 사용해도 본인카드가 휴면 상태인 경우, 현금인출 등 부가 기능을 사용해도 휴면인 경우 등이다.
휴면 신용카드는 지난 2019년 신용카드에 대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되면서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1년 이상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휴면카드로 전환된 이후 계약 유지 의사를 카드사에 통보하지 않을 경우 자동 정지된 이후 9개월 후에는 자동으로 계약 해지됐다.
현재는 자동해지 규정 폐지로 1년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카드 이용은 정지되지만 5년까지 휴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자동 해지까지 진행되지는 않는다. 사용자 입장에서 스스로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휴면 카드로 전환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비대면으로 신용카드를 쉽게 발급할 수 있고, 연회비도 지불한 시점부터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연회비를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어 신규 카드를 부담없이 발급할 수 있는 점도 휴면 카드의 증가요인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카드업계에서 PLCC 열풍이 불면서 신규 카드 전환이 증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전업카드사가 발행한 PLCC는 지난 8월 기준 75종에 464만1281장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연이어 PLCC가 출시되면서 신규 고객을 늘려나가고 있다.
해가 바뀌면서 카드 트렌드도 변했고 최근에는 보다 세분화되고 특화된 혜택을 담은 카드가 출시되고 있다. 고객 역시 자신이 자주 이용하고 필요한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발급하면서 이전에 발급받은 카드 이용률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휴면 기간 카드 유지비는 매몰 비용으로 잡히고 고객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휴면기간 유지 비용보다 휴면카드 해지 후 신규 발급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판단 아래 캐시백이나 다양한 상품을 증정하는 등 이벤트를 통해 휴면카드를 깨우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또한 주요 카드사는 간편결제 앱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용카드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pLay’를 출시했으며, KB국민카드의 ‘KB페이’와 우리카드는 ‘우리페이’, 하나카드의 ‘하나원큐페이’ 등을 고도화하며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와의 경쟁에 맞서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