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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잔치' 카카오‧토스뱅크 뒤 우는 케이뱅크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1-07-27 16:20 최종수정 : 2021-07-27 20:05

카카오뱅크, 임직원 1인당 3억2000만원 차익 가능

토스뱅크, 입사 1년 임직원 30명에게 스톡옵션 제공

케이뱅크 ,‘스톡옵션’ 형평성 문제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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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최근 인터넷은행 세 곳 모두 임직원에게 사기 진작을 위해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수선택권)을 나눠주며 ‘역대급 돈잔치’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케이뱅크만 울상을 짓고 있다.

사기 진작‧노동 의욕 고취와 함께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를 막는 목적인 스톡옵션이 오히려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몰리며 직원들에게 박탈감과 사내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모 청약을 마치고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뱅크는 스톡옵션을 통해 임직원 1인당 3억 이상 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져 ‘활짝’ 웃는 모양새다.

스톡옵션은 미래 특정 시점에 미리 약속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주식매입선택권 또는 주식매수선택권이라고도 한다.

◇ IPO 앞둔 카뱅 직원들, 스톡옵션 차익 3억씩

스톡옵션 제도가 최근 카카오뱅크 직원들을 ‘방긋’ 웃게 만들고 있다. 일반 공모주 청약 첫날부터 12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며 지분 평가 차익에 관한 기대가 커졌다.

스톡옵션은 벤처사업 등 새로 창업한 기업에서 자금 부족에도 불구하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해 널리 알려졌다. 자사 주식을 일정 한도 내에서 액면가나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상대에게 부여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당 기업 경영 상태가 양호해질수록 자사 주식을 소유한 임직원은 매각함으로써 상당한 차익금을 남길 수 있게 된다. 전문경영인들은 스톡옵션으로 자기 연봉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사업 전망이 밝은 기업일수록 스톡옵션 매력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제도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1997년 4월 증권거래법 개정 이후 벤처기업 중심으로 확산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가 상장되면, 임직원들은 주당 3만4000원 차익을 볼 수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1주당 5000원에 자사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2026년 3월 25일까지다.

카카오뱅크는 3년 전 임직원 144명에게 스톡옵션 510만주를 제공했다. 직원들은 296만주를 평균 2만주씩 받았다. 이중 아직 행사하지 않은 수량이 267만2800만주나 된다. 임직원들이 전부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평가 차익은 909억원에 달한다.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 카카오뱅크 대표는 52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 기준으로 177억원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김주원 카카오 부회장과 정규돈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도 같은 식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136억원(40만주), 76억원(22만4000주) 차익이 가능하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나머지 직원 135명도 총 127만8000주를 갖고 있어 단순 계산으로만 따졌을 때 1인당 평균 3억2000만원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이르면 9월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도 이달 초 입사 1년 차 임직원 30명에게 68만주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홍민택닫기홍민택기사 모아보기 대표(CEO)와 박준하 최고기술책임자(CTO)에게 각각 6만 주, 그 외 임직원에게는 2만 주를 배분했다. 스톡옵션의 행사가는 카카오뱅크와 같은 주당 5000원(액면가)이다. 대상 임직원은 부여한 날로부터 2년 뒤인 2023년 7월 9일부터 이를 행사할 수 있다.

당시에 토스뱅크 관계자는 “스톡옵션 부여는 입사 1년을 넘긴 임직원을 대상으로, 당초 수립한 보상안을 수행한 것”이라며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주주와 임직원이 사업 성장 과실을 함께 나누기 위해 이와 같은 보상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케이뱅크, 스톡옵션 취지와 반대로 사기↓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스톡옵션’을 두고 웃는 것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의 맏이 격인 케이뱅크는 울상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그룹 등에서 촉발된 임직원 간 사업 성과배분 불균형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스톡옵션 절반 이상이 서호성닫기서호성기사 모아보기 대표를 포함한 임원 10명에게 집중되며 직원 사기가 올라가기는커녕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나온다.

지난 15일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 게시판에 ‘케이뱅크 스톡옵션 장난질 공론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익명의 게시자는 “힘든 시절 케이뱅크를 버틴 것은 이제 막 합류한 임원들이 아닌 직원들”이라며 “케이뱅크는 지금 전체 210만주 중 59%를 임원끼리만 나눠 가지면서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골고루 나눠주는 것처럼 선심 쓰는 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7일 케이뱅크 사업 공시에 따르면 이달 임직원에게 부여된 총 210만주 중 이풍우 사내이사를 포함해 장민, 차대산, 한진봉, 권선무, 양영태, 김기덕, 권영종, 윤형로 등 임원 9명에게 85만주가 돌아갔다.

같은 기간 나머지 직원 311명은 125만주를 나눠 가졌다. 1인당 평균 4000주 정도다.

서 대표가 3달 전 받은 90만주를 포함하면 올해 케이뱅크가 행사한 스톡옵션은 총 300만주다. 이중 58%인 175만주가 임원급 10명에게 집중됐다. 행사 가격은 주당 6500원이다.

직원들에게 2만주씩 나눠주며 임원과 격차를 크게 두지 않고 ‘합리적 보상 시스템’으로 스톡옵션을 이용하려 했던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지적에 관해 케이뱅크 측은 최대한 많은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고, 지금까지의 ‘성과 보상’보다 그 이후 ‘동기 부여’에 중점을 뒀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 스톡옵션 부여 이후에도 성과 보상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동기 부여도 안 된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서 대표를 비롯한 임원 9명에게는 높은 비중의 스톡옵션과 함께 전제조건이 붙었다.

▲자기자본금 2조원 달성 ▲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 달성 ▲최소 2년 이상 재직 ▲주총 총회 해임 결의‧이사회 사임 권고 결의‧금융 관계법상 제재에 따른 퇴임이 아닐 경우 등 이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스톡옵션 행사 시점이 2023년 3월 31일 점을 고려했을 때 2년도 채 안 남은 시점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어깨 위에 올려진 것이다.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치와 함께 채찍 같은 당근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순손실은 1054억원으로, 2019년(1008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이처럼 경영자의 전체 보수 중 스톡옵션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기업 가치가 하락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경태 연세대학교 경영 대학 교수는 스톡옵션 관련 연구 논문을 통해 “스톡옵션 지급 수준에 일종의 최적 지점이 존재한다”며 “이를 넘어설 경우 CEO들이 연구개발 비용을 삭감하는 등 오히려 단기 이익을 좇는 데 몰두하게 된다”고 말했다.

스톡옵션이 생긴 가장 큰 목적은 주주의 대리인인 최고경영자(CEO)의 모럴해저드를 막는 것이다. CEO와 주주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경영자가 주주 입장이 아닌 단기적 이익만 좇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케이뱅크는 2023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스톡옵션을 두고 웃고 있는 인터넷은행 동생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처럼 케이뱅크도 찡그린 표정을 펼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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