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끄는 이색 금융상품] ‘유튜버 우대 통장’부터 ‘사장님 맞춤 카드’까지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은행들의 이색상품 출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속화하는 비대면 흐름에 발맞추고 미래 고객인 MZ(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해 은행들의 신상품 트렌드도 변화하는 양상이다. 은행들은 이종업종과 협업을 통해 혜택을 더하거나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상품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예대율 관리 차원에서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특판 고금리 상품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여행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KB두근두근여행적금’을 출시했다. 이 적금은 매월 5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의 금액을 납입하는 정액적립식 상품으로 가입 기간은 6개월이다. 기본금리 연 0.6%에 여행 친구 우대금리 최고 연 0.6%포인트, 오픈뱅킹 우대금리 연 0.3%포인트, 자동이체 우대금리 연 0.1%포인트를 포함해 최고 연 1.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여행 업체 노랑풍선과 손잡고 적금 1회차를 납입한 가입자 전원에게 ‘노랑풍선 패키지여행 1만원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4회차 납입 시에는 ‘노랑쿠폰 할인 쿠폰팩 4종’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9일 예비 부부에게 ‘태교 일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태아)사랑 하나 적금’을 출시했다. 적금 가입 손님이 태교 일기를 작성하면 작성 건수에 따라 미혼모 단체에 기부금을 지원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상품이다. 최소 1만원부터 최대 150만원까지 분기 납입 가능하며 가입 기간은 1년이다. 기본금리 1.0%에 우대금리 1.0%포인트를 더해 최대 2.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적금 출시를 기념해 다음달 31일까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적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3500명에게 스티커를 활용해 초음파 사진부터 태아의 성장 과정을 특별하게 담을 수 있는 포토앨범을 제공한다. (태아)사랑 하나 적금을 추천한 손님 중 추천 횟수가 가장 많은 고객 100명에게는 태교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하나투어 여행상품권(1명), 호텔숙박권(10명), 주유쿠폰(89명)을 증정한다. 적금 가입 후 하나카드의 국민행복카드를 발급한 고객을 대상으로도 5만원 이상 사용 시 신세계상품권 5만원을 준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유튜버 맞춤형 상품 ‘우리 크리에이터 우대 통장’을 선보였다. 유튜버는 본인이 만든 영상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려 조회수, 광고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금을 구글로부터 해외송금 방식으로 받는데 이 통장은 송금 수수료 면제, 환율 우대 등 혜택을 담았다. 해외송금으로 받은 수익금을 비대면 ‘해외송금 받기’를 통해 직접 입금하면 타발송금수수료 전액 면제와 80% 환율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품 최초 가입 시 1년 동안 우대혜택을 12회 기본 제공하고 다음 연도부터는 과거 1년간 해당 입금횟수가 9회 이상이면 동일한 혜택을 준다.

NH농협은행은 개인사업자 비대면 전용 통장을 내놨다. 지난달 24일 출시한 ‘사업 잘 되는 NH 통장’은 공동인증서와 신분증만 있으면 사업자등록증을 내지 않아도 모바일뱅킹으로 가입할 수 있다. 카드사 또는 제로페이 가맹점 대금 입금 실적이 있으면 타행 이체 수수료를 포함한 전자금융 수수료와 각종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농협은행 노란우산공제나 농협은행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인 ‘NH소상공인파트너’에 추가 가입한 사업자는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 출금 수수료도 면제된다.

기업은행은 개인카드와 기업카드를 하나로 합쳐 최고경영자(CEO) 특화 카드를 선보였다. 지난달 24일 출시된 ‘CEO 카드’는 상단에 개인카드, 하단에 기업카드를 배치해 고객이 여러 장의 카드를 소지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개인카드와 기업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개인(법인카드 지정자)에게 포인트가 무제한 적립된다. 포인트는 전 세계 항공권 구매, 국내 골프장 그린피 결제에 사용할 수 있고 카드대금 납부, 페이북 쇼핑, 캐시백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기업은행은 전날 일러스트 브랜드 무직타이거, BC와 제휴해 ‘IBK 무직타이거(MUZIKTIGER) 카드’도 출시했다. 카드 양면에는 항균 필름을 입혀 바이러스나 세균 전파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상품은 비대면 시대에 고객 선호가 높은 소셜커머스(쿠팡, 티몬, 위메프) 20% 할인과 커피전문점 20% 할인, 영화관 1만원 할인, 편의점 및 올리브영 10%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위한 상품도 다양하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9일 최고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적금’을 내놨다. 기본금리는 연 1.0%이고 고객이 LCK 10개 구단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하면 해당 구단 성적에 따라 최고 0.7%포인트, 가입 고객 수에 따라 최고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가입 기간은 6개월, 월 납입한도는 최대 30만원이다.

하나은행은 같은달 15일 하나카드와 함께 LOL(리그오브레전드) 구단 ‘SKT CS T1’을 응원하는 고객을 위한 ‘T1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기존 하나은행의 MZ세대 특화 카드 ‘영 하나 체크카드’의 혜택에 더해 T1 기념품 샵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최대 15% 할인과 10% 캐시백 등 T1 팬 전용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넥슨과 모바일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첫번째 정규리그 ‘2021 신한 헤이영 x KRPL 시즌1’ 스폰서십을 맺고 한정판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카트라이더의 대표 캐릭터 ‘다오’, ‘배찌’가 새겨진 이 상품은 다음달 15일까지 10만좌 한정 판매된다.

지방은행도 맞춤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5일 20대 고객을 위한 새로운 금융브랜드 ‘마!이’를 선보이고 신상품 ‘마!이통장’을 내놨다. 마!이는 ‘고민 없이 바로 이 상품으로 선택하라!’는 뜻과 나의(My) 20대 금융 파트너라는 의미다. 마!이통장은 만 18세 이상 29세 이하의 개인을 대상으로 거래실적 조건 없이 평균 잔액 100만원까지 연 1.5%의 금리를 제공하는 모바일 전용 입출금통장이다. 모바일뱅킹 이체수수료와 부산은행 자동화기기 출금 수수료가 횟수 제한 없이 면제된다. 간편결제(페이) 앱에 등록한 후 선불금 충전, 결제 등의 계좌이체 실적을 1회 이상 보유하면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 출금 수수료도 월 3회까지 면제해 준다.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말 언택트(비대면) 생활 맞춤 할인 혜택을 담은 ‘DGB 언택트(UntacT)’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쿠페이, 스마일페이, 페이코, SSG페이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주요 배달앱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이용 시 10% 할인된다.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FLO, 멜론, 지니뮤직, 웨이브 등 동영상·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결제 시에는 3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전월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최대 2만원, 60만원 이상이면 최대 3만5000원까지 간편결제·배달앱·스트리밍 등 3개 영역에서 합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5~7%대 고금리 특판 상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1일 신한카드와 손잡고 최대 연 7%의 이자를 제공하는 ‘신한 더모아적금’을 선보였다. 이 적금은 만기 6개월짜리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1000원부터 30만원까지 입금 가능하다. 기본이자 연 1.0%에 신한카드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 연 6.0%포인트를 더해 최대 연 7.0%의 금리를 제공한다. 오는 9월 30일까지 10만 계좌 한도로 판매된다.

우리은행도 거래 실적과 우리페이 계좌결제서비스 이용실적에 따라 최고 연 6%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페이 적금’을 10만좌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가입 기간은 1년이며, 월 납입 한도는 최대 20만원이다. 금리는 기본금리 연 1.0%에 우대금리 최대 1.0%포인트와 특별 우대금리 최대 4.0%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6.0%다. 우대금리는 우리페이 서비스의 결제 계좌와 급여이체를 우리은행 계좌로 이용할 경우 최대 연 1.0%포인트를 준다. 특별우대금리는 우리페이 계좌결제서비스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연 4.0%포인트를 제공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