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하반기에도 지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증시로 다시 머니무브… 강세장 기대감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까지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 4,085억원, 거래량은 16억주다. 이는 지난 4, 5월과 비교하면 상당히 오른 수치다.
4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의 89.4% 수준인 15조 7,368억원, 거래량은 86.7% 수준인 14억 1,211만주였다.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의 89.2% 수준인 15조 7,149억원이었으며 거래량은 37.4% 수준인 9억 8,380만주에 불과했다. 예탁금도 다시 67조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4월 30일 58조원대까지 떨어졌던 투자자예탁금은 6월 들어 다시 67조원대로 올라섰다.
업계는 암호화폐 시장의 줄어든 거래대금이 국내 증시로 흘러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가격 등락이 너무 심해 차트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시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실제로 6월 암호화폐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지난 분기보다 줄어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6월 이후에도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월 재개한 공매도 여파가 크지 않고, 무엇보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코스피 시장 176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망한 연간 영업이익(연결 기준) 추정치는 199조원으로, 지난해 말 예상했던 이들 기업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173조원 대비 14% 이상 증가했다. 연간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이 200조원에 달한다면 전년 대비 증가율은 63%에 달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기업들의 연간 영업이익은 214조원으로 전망되며 역사상 처음으로 200조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다만, 실적 모멘텀은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해 1분기에 집중됐다. 하반기와 내년으로 갈수록 기저효과는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부터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둔화되겠지만, 성장주 중심의 강세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 정책 스탠스가 단기간에 긴축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고 테이퍼링(양적 완화의 점진적 축소)을 구체화하는 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채권 금리, 달러 하향 안정이 지속되면서 그동안 할인율 압박에 억눌려 있던 대형 기술주, 실적이 뒷받침이 되는 성장주가 부활하며 증시의 상승 추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상단 3300~3700… 추세상승 여전
증권업계는 코스피 전망치를 최대 3700선까지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올해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낸 주요 증권사들의 하반기 예상 코스피 등락 범위 상단은 3300∼3700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투자 3000∼3700, 하나금융투자 3050~3650, 한국투자증권 3000~3550, 메리츠증권 3000~3500, 한화투자증권 2900~3500, IBK투자증권 2900∼3400, 삼성증권 3000~3300이다. 대신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SK증권은 지수 상단 목표치만 각각 3630, 3400, 3500, 3500으로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하반기 코스피 상단으로 3700을, 대신증권은 3630을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추세를 가늠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기와 기업실적 개선세 등 펀더멘털”이라며 “물가와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지만 국내의 경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펀더멘털 모멘텀이 있다”고 예상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양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경제도 정상화 과정에 있는 만큼 하락 리스크는 아직 크지 않다”면서 “수익률 기준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와 수출가 모두 최근 40%대 증가세를 기록하며 전례 없는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성장률 피크아웃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성장성은 낮아졌지만 이익성장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강세장 연장의 연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 논의에 속도가 붙거나 반도체 대란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지만, 이는 단기 악제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준(Fed)의 조기 긴축 우려는 2023년은 돼야 가능하고, 반도체 수급 불균형도 2분기 이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 시그널이 보다 뚜렷하게 나와서 주식 시장 하락 압력이 커진다 해도 섹터별 상대적 선호군으로의 쏠림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주가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중 갈등 상황은 국내 증시 상승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변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G7 정상회의와 나토(NATO) 회동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서방국가와의 공조 강화를 통한 경제 및 외교 등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어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받는 압박 강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미·중 관계는 증시 변동성 측면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이슈”라고 지적했다.
한국판 뉴딜 수혜주로 수익성 좇고 경기주로 리스크 관리
한편 전문가들은 하반기 수익성 확대를 위한 주식투자 전략으로 성장주와 수출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특히 한국판 뉴딜 관련 수혜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한국판 뉴딜이나 친환경 등 유망 업종에 관심을 가지더라도 예상치 못한 증시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을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느 한쪽에 투자를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업종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 산업재, 소재 등 시클리컬(경기민감) 업종의 강세 지속 가능성과 인터넷·소프트웨어 업종의 추세적 성장 가능성, 반도체, IT하드웨어의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적절히 안분하는 투자가 유망하다”며 “친환경 테마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특정 업종이나 스타일 쏠림이 아닌 확산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의 경우 올해 이익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을, 조선업의 경우 부채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 레버리지가 커질 수 있는 기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