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기사 모아보기 행장 체제의 토스뱅크는 급격한 순이익 성장과 이용자 수 증가라는 빛이 있었지만, 크고 작은 금융사고로 인한 내부통제 부실 문제라는 그늘도 있었다.지난해 6월 발생한 내부 직원의 횡령 사고에 이어, 이번에는 IT 문제로 엔화(JPY) 환율 표기 오류 사고가 발생하며 또 다시 고개를 숙이게 됐다.
토스뱅크는 시스템 개선 과정에서 중간값 산정 로직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분석하며 다층적인 통제체계 전반의 개선을 약속한 상태다.
오류 7분에 280억 거래…토스뱅크 “정정·환수 조치”
지난 10일 토스뱅크 앱에서는 오후 7시 29분부터 약 7분간 엔화 환전 시 100엔당 472원대 환율이 적용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정상 환율은 100엔당 934원대였다.
당시 토스뱅크의 ‘환율 알림’ 서비스를 신청한 이용자들에게 ‘엔화 환율이 최근 3개월 중 가장 낮으니 확인해보라’는 안내글이 전송되면서, 불과 7분 만에 약 약 280억원어치의 환전 거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거래가 취소되지 않을 경우 해당 사고로 입은 손실 금액을 100억원대로 추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는 같은 날 고객센터 공지 등을 통해 "10일 내부 점검 과정에서 오후 7시 29분부터 7시 36분까지 엔화 환율이 실제 시장 환율 대비 약 2분의 1 수준으로 잘못 표기되는 착오가 발생했다"면서 "해당 시간 동안 체결된 엔화 환전 거래는 전자금융거래법 등에 따라 정정(취소)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환수는 충분히 가능한 범위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도 대체로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오류 발생 경위와 환수 필요성에 대해 개별적으로 충분히 설명드리고 협조를 재차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기 환율로 발생한 차익에 대한 보상은 어려우나 거래 동결 및 취소 과정에서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발생한 피해가 있다면 경청 후 보상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중간값 산정 단위 혼선, 로직 오작동 불렀다
토스뱅크는 환율 산정 시 복수의 외부 기관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신하고, 그 중간값을 고시 환율로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건은 시스템 개선 과정에서 중간값 산정 로직이 정상 작동하지 않아, 실제 환율의 절반 수준 수치가 일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마디로 A은행에서 100엔/원 단위, B은행에서 1엔/원단위를 보냈다가 이를 통일하는 과정에서 중간값 계산에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중간값 산정 로직 오작동의 구체적인 원인은 더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유사 사례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재발방지대책도 신속히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시스템 오류는 사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번 건은 시장 변동성 자체보다 시스템 개선 과정에서 중간값 산정 로직이 정상 작동하지 않은 점이 확인된 사안”이라며, “향후 동일 유형의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산정 로직 검증 강화, 배포/변경관리 절차 강화, 신속한 이상치(비정상 환율) 자동 탐지 및 차단 강화, 모니터링·알림 고도화 등 다층적인 통제 체계를 신속히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술 강자’ 인뱅 이미지에 균열, 외형성장 이면 겨냥하는 금감원
이은미 행장 체제에서 토스뱅크는 급격한 외형성장을 경험했다. 인터넷은행의 한계를 깨기 위해 광주은행과 함께 선보인 ‘함께대출’이 출시 1년 만에 1조원에 달하는 성과를 냈고, 은행권 최초 자동 일복리 ‘나눠모으기 통장’, 하나카드와 함께한 첫 PLCC ‘WIDE카드’ 등 새로운 서비스 등으로 고객몰이에 나섰다.그 결과 작년 3분기 기준 전체 고객 수는 13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자체 MAU(월간 이용자 수)도 981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6.3%나 늘었다. 연간 실적을 감안하면 토스뱅크가 MAU 1000만명 시대를 연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단순한 오표시를 넘어, 토스뱅크가 스스로 강점으로 내세워온 ‘기술 혁신’의 취약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이번 시스템 개선 과정에 대해 “별도의 대규모 개편이 아니라, 정기 점검 및 운영 과정에서 이뤄지는 일상적인 관리·개선 활동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과정에서 발생한 시뮬레이션 테스트의 횟수나 방식 등은 아직 분석 단계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술력을 과신해 평소 프로세스 관리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보내고 있다.
일반 시중은행이라면 노후 전산이나 복잡한 레거시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할 여지라도 있지만, 토스뱅크는 이제 출범 5년 차로 신생 은행에 해당한다는 차이가 있다. 여기에 토스뱅크는 그간 '은행을 바꾸는 은행'을 슬로건으로 표방할 정도로 기술 혁신을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시스템 개선 작업 과정에서 중간값 산정 로직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이를 사전에 걸러낼 이상치 탐지나 배포 통제 장치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통제 설계 자체의 허점을 드러낸 사고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정부 들어 금융감독원이 각 금융기관의 소비자보호 문제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금융사고 사전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사고발생 이후 토스뱅크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로, 토스뱅크의 내부통제 절차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회사는 속도와 편의성이 강점이지만, 결국 고객이 보는 것은 신뢰와 안정성”이라며 “이번 일은 업계 전반이 시스템 검증 체계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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