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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ESG를 빼곤 논하지 말라 (1) 세계를 휩쓰는 변화의 물결, 지속가능경영의 척도 ‘ESG’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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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6-02 16:14

E·S·G가 성장 기회 …향후 10년 좌우할 비즈니스 테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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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ESG를 빼곤 논하지 말라 (1) 세계를 휩쓰는 변화의 물결, 지속가능경영의 척도 ‘ESG’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최근 잇따르는 기후위기 징후에 팬데믹까지 겹쳐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 공동체를 견고하게 만들기 위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가 기업 경영의 핵심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 개선(Governance)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업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핵심 가치다.

비재무적 가치가 뜬다

지난해 1월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가 주요 기업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이 화제가 되었다. 해당 서한에서는 기후 변화 리스크와 ESG를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로 반영한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환경, 사회, 거버넌스 요소를 살핌으로써 경영에 대한 필수적인 인사이트를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기업의 장기 전망도 가능하다”라고 말하며, 전통적인 투자방식과 ESG 인사이트를 결합한 지속가능한 투자전략을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연합(EU)도 ESG 공시, 분류체계 등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고 대부분의 유럽 지역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유럽에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비EU 금융회사에도 적용키로 하는 등 ESG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여야 국회의원 58명과 기업·금융기관·ESG 관련 전문기관 등 128개 기관이 참여한 ‘국회 ESG 포럼’ 발족식 및 기념 세미나를 개최해 ‘ESG가 산업 경쟁력을 한 차원 상승시킬 중요한 기회’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등 최근 국내외에서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류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업은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비재무 성과, 즉 ESG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ESG의 개념이다. 기업이 환경(E)과 사회(S)를 얼마나 보호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또한 지배구조(G)는 기업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도 창출한다는 아이디어다. 지금까지 기업은 매출과 이익 확대 중심의 경영 활동을 펼쳐왔지만 성장의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제로 성장의 시대가 도래하고, 더욱이 그동안 재무적 가치에 가려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던 영역들이 예기치 못한 리스크로 기업에 큰 손실을 안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SG는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경영의 의사 결정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더 이상 환경, 사회, 거버넌스와 같은 이슈가 재무적인 가치보다 덜하지 않다는 것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 유해 물질 저감 등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많은 청소년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사회적 책임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많은 기업이 ESG 전담조직을 만들고, 이사회 내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ESG 경영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 또한 활발하다. 구글은, ‘사람들이 지구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한다’며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100%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됐다.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00만유로를 기부해 환경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글로벌 IT 컨설팅 업체 IBM도 AI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 농업 생태계를 위해 더 좋은 품질의 식품과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활동 등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면 좋은’ 활동에서 ‘해야만 하는’ 책임으로 인식 전환

ESG는 공급망 측면에서 기업의 ‘생존’ 문제이기도 하다. 테슬라의 코발트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주요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 전 생산 과정에 대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경영 과제로 삼고 있다.

높아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반영해 산업계 자체적으로 공급망 관리 ESG 이니셔티브를 결성하고 협력사들에 강도 높은 ESG 책임을 요구하고 나선다.

사실 기업이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은 CSR 또는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이름으로 1970년대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변화가 있다면 인식의 차이다. 예전에는 기업이 하면 좋은 것으로 치부되었으나, 이제는 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ESG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함을 예고했고, 2030년 이후에는 공시의무를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확대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에는 국민연금도 ESG를 고려한 투자 비율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러한 ESG 공시에 대한 흐름은 유럽에서 먼저 시작됐다. 유럽연합(EU)은 2017년, 500인 이상 기업에 대해 ESG 관련 정보공개를 의무화했다. 즉 EU 내에서 기업을 운영하거나 EU 내 기업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ESG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불리한 조치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2018년부터는 유럽 기업에 적용되던 비재무 정보 공개지침(NFRD)을 확대했다. 이후 이를 개편해 2025년부터는 모든 상장사로 공개 의무 범위를 더 넓히고, 지난 3월에는 공시 의무 대상을 연기금에서 은행·보험·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로 확대했다.

영국도 지난해 11월, 모든 상장기업에 대한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장 올해부터 대형 연기금에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에 따른 ESG 현황 보고를 주문한 상태로, 만약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5만 파운드(약 7,8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홍콩 또한 지속가능한 금융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5년까지 홍콩 내 금융회사와 상장 기업들이 TCFD 기준에 맞춰 정보를 공개하는 결정을 했다.

이처럼 ESG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 및 아시아 각국에서 강조되고 있으며, 미국도 최근 환경 이슈를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ESG 경영은 ‘비즈니스 밸류 체인(business value chain)의 전 과정’에 걸쳐 일어난다는 특징을 갖는다. E

SG 투자가 저성장 시대의 새로운 해법, 특히 코로나19 이후의 달라진 투자자 인식을 반영하는 비재무적 가치의 힘이라면 ESG 경영은 비즈니스 가치 사슬 전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인에게 경제·법적·윤리·사회·환경적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은 ESG 경영을 통해 글로벌 사회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창출해 더 나은 환경과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 기업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ESG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하나씩, 제대로 실행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현재의 임직원과 사회 구성원뿐만 아니라 훗날 미래세대에게도 떳떳한 기업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형희 SK수펙스협의회 SV위원장은 “ESG는 착한 경영만이 아니다.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똑똑한 경영이고, 똑똑하기에 착한 것”이라며 “이는 우리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올 국제적 흐름인 만큼 기업들은 시간이 남았다는 생각을 말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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