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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세대 먹거리’ 친환경에 방점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10 00:00

배터리 분사 이후 투자여력 신사업에 집중
양극재·바이오·재생플라스틱 투자 나서

▲사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LG화학 부회장이 차세대 먹거리인 친환경 소재 발굴을 위해 투자에 본격 나선다.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업황이 회복국면에 들어섰고, 배터리사업도 분사 이후 성장세가 뚜렷해지자, 이번엔 소재부문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준비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LG화학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4081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는 LG화학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이전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2019년 3분기 9021억원 보다 5000억원을 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역대급 실적 중심에는 석유화학부문이 있었다. 석유화학부문은 올 1분기 98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코로나19 여파가 심했던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4.2배,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 보다는 1.7배 가량 많은 실적이다.

이호우 LG화학 석유화학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세계경제가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석유화학 업황 전반이 성수기로 진입했다”며 “수익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황 회복 기대감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전 지적됐던 미국·중국 경쟁사의 대규모 증설 투자 위협에 대해선 고부가 중심의 제품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고부가 소재인 ABS(가전·IT·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는 LG화학 석유화학부문에서 3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ABS 스프레드(제품가격-원료가격, 마진)는 작년초 톤당 500달러 수준에서 연말 10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1분기 8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석유화학과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내고 있는 배터리사업은 이익 측면에서도 빠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사업을 맡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분기 34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 통상 1분기가 자동차업계 비수기이고, 올해 주요 자동차기업의 신형 전기차 출시가 잇따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로 갈수록 배터리 사업 이익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이 처럼 석유화학·배터리가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어느정도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오르자,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를 통해 석유화학의 바이오플라스틱, 첨단소재의 배터리·자동차 소재 등을 배터리 이후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바 있다.

특히 LG화학 첨단소재부문은 2016년 이후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사업부다. LG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악화 및 철수 여파로 관련 소재 사업을 하던 LG화학도 성장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신 부회장이 2018년 글로벌 화학소재기업 3M에서 영입된 만큼 반등 전략 마련을 위한 회사의 기대도 컸다. 이듬해 신 부회장은 조직 개편을 통해 현재 첨단소재부문을 신설하고 OLED소재와 자동차소재를 집중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자동차소재 가운데 전기차 성능을 결정짓는 역할을 하는 배터리 양극재에 대한 대형 투자가 예고됐다.

지난 4월 고경덕 LG화학 첨단소재 경영전략담당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작년말 연산 4만톤에서 올해말 8만톤, 2025년 26만톤까지 확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1월까지만 해도 LG화학의 2025년 양극재 생산목표는 17만톤이었다. 3개월 만에 추가 증설 목표를 설정한 셈이다. 그는 “전기차 시장 성장이 확실하고, 당사 배터리·소재 경쟁력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양극재 외에도 다른 배터리 소재사업에도 진출한다. 고 담당은 “추가적인 소재에 대한 합작투자, 인수합병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빠르면 2분기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소재 사업 확대를 대비해 인력 확충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LG화학은 11일까지 첨단소재부문에 대한 세 자릿수 신입·경력사원 채용 접수를 진행한다.

LG화학은 지난해 버려진 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원료를 기반으로 만든 PCR-ABS를 개발했다. 재활용 소재임에도 기존 제품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업계 최초로 흰색 ABS 제품도 갖춰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을 완료하고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화학이 당장 비용 부담을 감내하며 재생·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열중하는 이유는 화학업계에도 거세지고 있는 ESG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신 부회장은 앞으로 2050년까지 30년간 탄소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성장하겠다는 2050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모든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겠다는 RE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는 화학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전략이라는 평가다.

신 부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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