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 오른 1,117.60원에 마감했다. 급락 하루 만에 소폭이지만 오름세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등 방향성 탐색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달러 약세에 기대 내리막을 타던 달러/원 환율은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우려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중국발 긴축 우려에 상하이지수가 내리막을 보이면서 달러/위안 환율까지 상승하자 달러/원은 시간이 흐르면서지 상승폭을 더욱 확대했다. 달러/원은 장중 한때 1,119.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오는 16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고, 이들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중국 당국이 긴축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우려가 아시아 자산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부추겼다.
그러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다시 달러 약세 재료가 재차 부각된 데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 관련 달러 공급 물량이 유입되며 달러/원은 상승폭을 비교적 빠르게 줄였다.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선물이 서울환시 장 막판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간 점도 시장참가자들의 롱마인드를 후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381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3% 떨어진 91.66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천65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603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 저가 매수세·배당 수요로 환시 수급은 수요 우위
이날 서울환시 수급은 저가성 결제 수요와 외국인 주식 배당 관련 환전 비드로 수요 우위를 이어갔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가 약세 흐름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전일 달러/원 급락(-9.30원)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더욱 활발히 유입됐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 달러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시장에 쏠림이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내일 삼성전자의 배당까지 예고된 상황이라 서울환시 수급은 당분간 수요 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오늘 중국발 긴축 가능성과 바이러스 우려 등 여러 악재도 있었지만, 역내외 참가자들은 실수급에 기대 롱마인드를 확대한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 16일 전망…달러 약세 흐름·中 지표·삼성전자 배당 주목
오는 16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 지속시 1,110원대 안착을 확인하는 동시에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은 없다'고 밝힌 데다, 글로벌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달러 약세 흐름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국발 긴축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어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달러/원의 하락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과 3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들 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며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시그널을 보여줄 경우 인민은행의 유동성 관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반에 컨센서스다.
따라서 달러/원은 중국발 경제지표 확인과 상하이지수, 달러/위안 움직임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배당금도 지급된다. 정규 결산배당과 특별배당을 더 한 삼성전자 배당금 총액은 13조1천243억원에 달한다.
이중 환율에 영향을 미칠 외국인 배당 규모는 7조7천억원 수준이다. 이 자금이 달러 수요로 이어진다면 달러/원은 상승 압력을 피하긴 어렵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발 긴축 우려뿐 아니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추이도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나설 경우 시장은 경기 후퇴 우려가 더해지며 리스크오프 분위기로 전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 여러 악재가 상존해 있지만,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한다면 달러/원의 1,120원대 진입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