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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이주열 총재 '궁금증 문답자료'서 부연한 기존입장과 구조적 정책한계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3-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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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금융시장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에 대한 12문12답 자료를 발표했다.

최근 금리가 급등한 뒤 이자율 시장은 변동성을 지속하고 있으며, 주식시장도 오락가락하면서 코스피 3천선이 위협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열 총재는 '주요 이슈에 대한 Q&A' 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총재는 시장금리 안정에 약간 신경을 써주는 듯하면서도 최근 금리 상승이 지닌 일반적 의미와 정책툴이 가진 구조적 한계(정책수단의 기능)를 설명하는 데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 단순매입 확대·통안채 축소, 기존 입장 반복하면서 원론적 설명 덧붙여

지난해 국채 발행 급증 뒤 늘어난 단순매입에 대해 이 총재는 시장 상황에 따라 큰 무리없이 정책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추산한 규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총재는 '금리 상승시 단순매입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규모'에 대한 질의에 "시장안정 차원의 국고채 단순매입은 그 규모를 사전에 정하는 게 아니라 시장금리 상승 요인, 속도와 폭을 봐가면서 결정한다"면서 "이같은 목적의 국고채 단순매입은 유동성 흡수 측면에서 당분간 별다른 애로 없이 실시될 수 있다"고 했다.
시장금리 변동 확대시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입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 총재는 답변과 함께 교과서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할 경우 지금의 공개시장운영 체계하에선 기준금리 0.5%를 유지키 위해 통안채 발행 등을 통해 공급된 유동성을 흡수해야 하고, 따라서 단순매입 규모는 통안채 발행, RP매각, 통안계정 예치를 통해 얼마 만큼 월활하게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고 했다.

단순매입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냐는 질문 문항을 만든 뒤엔 "국고채 매입시 공급되는 부채인 통안채 발행을 통해 흡수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답을 달았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단기채권에서 장기채권으로 갈아끼우는 것을 말한다.

이자율 시장이 수급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기대, 즉 통안채 발행량 조정에 대해선 "중단기 금리변동성 확대, 채권시장 내 수급 불균형 심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성이 커지는 경우 단기적으로 발행규모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3월 중 통안채 2년과 1년 발행량을 줄이고 있다.

금리가 급하게 오르는 경우 한은은 속도조절을 위해 국채 단순매입이나 통안채 물량 조정을 통해 대응해왔다. 예컨대 2016년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폭풍으로 단기금리가 급등하자 통안채 발행을 축소한 바 있다.

기술적으로 통안채 발행은 초과지준 흡수 필요성에 의존하게 되고, 한은 총재도 이같은 측면을 언급했다.

RP나 통안계정 등 만기가 짧은 유동성 조절수단만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총재는 "3월중 물량을 한시 축소했지만 통안증권은 가장 주요한 유동성 조절 수단이라는 점에서 활용도를 크게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향후 발행규모는 기존처럼 유동성 조절 필요규모에 따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올해 1~2월엔 수시입출예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한은에 예치해야 하는 은행 지준적립금이 늘어났다. 연초엔 지준적립금과 화폐발행이 늘면서 유동성 조절 필요규모가 줄어 한은의 통안채 발행과 RP매각 규모가 축소된 바 있다. 이런 일들은 일상적이다.

총재는 "(연초) 통안채 발행, RP매각 축소는 일상적 유동성 조절 필요규모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이며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정부가 국고2년물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향후 한은은 통안3년물 발행 시점 등도 궁금한 사항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금리 급등, 특히 단기물 불안도 연출된 만큼 지금 상황은 한은의 판단을 좀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 최근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 예상보다 빨랐다는 정도의 언급만

이 총재는 3월 들어 국내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경기회복 기대 외에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 대외요인, 국고채 수급여건 등에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예상보다 빨랐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회복기엔 펀더멘털 상황을 선반영해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장단기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고 이는 글로벌 현상이라고도 했다.

스프레드 수준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모형, 전제치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적정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기회복세나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금리 스프레드 확대를 정당화시키는 측면이 있으나, 한은은 전망에 있어서 비교적 신중한 기존 입장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연준처럼 인플레이션 압력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상당기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스탠스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는 2분기 중 작년 유가급락의 기저효과 등으로 1%대 후반으로 높아질 수 있고 하반기에도 1%대 중후반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간 전체적으로 지난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물가목표 수준(2%)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도 1%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 압력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지만, 연준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물가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브라질, 러시아 등이 물가 압력으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국내 상황은 다르다고 보는 것이다.

총재는 "지금은 인플레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올해 성장률에 대해선 추경, 수출, 설비투자 요인 등으로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선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조속한 정책전환 가능성과도 선을 그었다.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우리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 총재 질의응답 감흥 못느낀 이자율 시장

이자율 시장은 이주열 총재의 문답에 대해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른 게 없다고 평가했다.

A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한은 총재 입장은 바뀐 게 없다"면서 "기존 스탠스만 확인했을 뿐 시그널이라고 볼 만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도 "총재 발언에 감흥을 느낄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면서 "여전히 이자율 시장은 두가지, 해외금리 움직임과 매매주체들의 수급 요인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주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과 관련해 "시장과 늘 원활히 소통하면서 충격이나 혼선이 야기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이라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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