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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의 채권매입 확대와 강화되는 글로벌 달러 강세 인식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3-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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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11일 금리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양적완화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ECB는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비용 증가를 우려해 1.85조 유로 규모인 팬데믹긴급채권매입프로그램(PEPP)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유로존 통화당국의 이 같은 태도에 간밤 유로존 금리는 하락했으며, 향후 금리 상승 속도가 제어될 수 있을 것이란 관점이 강해졌다.

다만 라가르드 총재는 채권 매입을 '상당히'(significantly) 늘리기로 한 것과 관련해 규모를 특정하지 않았으며, '우호적인'(favorable) 금융 여건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 ECB의 채권 매입 확대

유로존 통화정책회의에서 가시적인 추가 완화책은 나오지 않았다.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PEPP 규모를 2022년 3월까지 1.85조 유로로 유지했다. TLTRO3과 PELTRO 등 신용프로그램 규모와 기간도 유지했다. 대신 ECB는 PEPP의 적극 활용을 강조하면서 경기 부양에 힘을 실었다.

다음 분기의 PEPP 매입액을 올해 초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PEPP 월평균 매입액은 작년 2분기 1,152억유로, 작년 3분기 713억유로, 작년 4분기 655억유로였다.

하지만 올해 1~2월에는 월간 550억유로에 그쳤다. 점차 채권매입 규모를 줄여왔으나 최근 금리 상승이 도드라지면서 ECB는 일단 채권매입을 통해 금리 상승을 제어하기로 한 것이다.

ECB가 인플레와 금리 상승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꽤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점도 엿보인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PEPP목표 매입액 1.85조유로 중 2월 말까지 8,667억유로를 매입했으니, 추가 매입 여력은 9,833억 유로"라며 "3월부터 내년 3월까지 13개월 간 균등하게 매입한다고 가정해도 월간 약 760억유로를 매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금리 및 물가 급등에 대한 선제 대응을 위해 올해 2분기에 매입 강도가 더 세다고 가정할 경우 작년 2분기와 같이 월간 1,000억유로 넘게 매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가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자금 조달 여건 악화, 경제 회복 리스크 요인 작용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가까운 시간에 채권 매입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ECB는 통화정책 성명문에 다음 분기 PEPP 매입을 연초보다 확대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독일과 프랑스 금리는 기대인플레 상승과 동반해 1월 하순부터 상승으로 방향을 잡아가기 시작한 뒤 3월 초엔 팬데믹 이전수준에 도달했다"면서 "하지만 ECB의 금리상승 대응을 기대했던 시장은 최근 주간 PEPP 매입액 공개 이후 실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해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는 제한되고 시장이 안정을 나타낼 수 있다"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PEPP 매입액은 도입 초기인 4~6월 대비 감소한 월 600억 유로 수준이었지만, 당분간은 시장금리 상승 압력에 대응해 월간 800억 유로 정도로 매입액을 일시 증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PEPP 전체 규모를 늘리지 않으면 매입 규모와 속도에 한계도 있다. 이에 따라 ECB의 이번 조처는 금리의 가파른 상승속도를 제어하는 게 목적이며, 향후엔 매입 규모가 재차 줄어들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월간 PEPP 매입액을 800억 유로 수준으로 지속할 경우 2022년 1~2월 중 PEPP 한도금액인 1.85조 유로(최소 22년 3월까지 가동)를 모두 채우게 되는데, 경제 회복이 본격화되는 하반기 이후엔 매입액을 다소 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 기대감 드러낸 유로존 금리..채권 강세전환보다는 금리 안정화 무게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11일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1.98bp 하락한 -0.3364%, 프랑스 10년물은 2.98bp 떨어진 -0.0917%로 하락했다.

유로존 금리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나쁜 국가들을 중심으로 더 떨어졌다.

유로존 4대 국가 중 경제력 3위, 4위를 차지하는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8.86bp 급락한 0.5924%로 내려갔으며, 스페인 10년물 금리는 6.63bp 하락한 0.2886%로 떨어졌다.

ECB의 채권 매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역내 금리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ECB가 완화기조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향후 역내 시장금리의 상승은 제한되거나 레인지 등락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강화됐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독일 금리가 -0.2% 수준을 상향 돌파하기 위해선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의 경기회복세가 확인될 필요가 있다"면서 "상반기 중 독일 금리는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다가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일단 당분간은 ECB가 채권을 더 사줄 수 있는 만큼 금리 추가 하락 여지나 안정 가능성은 높아졌다"면서 "하지만 경기 반등세가 강해지고 ECB 채권 매입이 줄어드는 때가 오면 금리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 유로존 경기와 물가 전망은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에 비해 0.1%p 높인 4.0%, 내년 전망은 0.1%p 내린 3.9%로 제시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기존 전망보다 0.5%p나 높인 1.5%로, 22년 전망치는 0.1% 올린 1.2%로 수정했다.

올해 1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와 핵심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에 비해 0.9%, 1.4% 올랐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 전망을 크게 올린 것은 당분간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유로존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다른 경제권에 비해 경기 반등이 지연되고 있다. 다만 경기 기대감이 다시 커질 수 있다. 물가에 대해선 다른 대륙들도 마찬가지지만, 2분기에 일단 크게 오르고 이후엔 둔화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소비 증가가 유로존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부터는 EU 경제회복기금이 집행되기 시작하며 경기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ECB는 시장금리 상승세를 방관할 경우 조기 긴축(premature tightening)에 대한 우려가 경기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ECB는 또 기저효과와 국제유가 상승 영향에 올해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기술적·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유로존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라며 "임금 상승률 정체와 유로화 강세가 물가에 하방 위험으로 남아 있으며, 전망치 상향조정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은 2023년까지 목표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게 ECB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ECB는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도 한계 역시 언급하고 있다. 일단 금리 상승을 경계하면서 조기긴축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 미국에 크게 못 미칠 유로존 성장세...달러 강세 흐름의 지속

국내시간으로 지난 10일 저녁 OECD는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을 작년 12월보다 1.4%p 상향조정한 5.6%로 제시했다.

미국에 대해선 성장률 전망치를 3.3%p나 대폭 상향 조정한 6.5%로 제시했다. 한국 성장률은 0.5%p 올린 3.3%로 추정했다. 반면 유로존 전망치는 0.3%p 올린 3.9%로 제시했다.

결국 ECB와 OECD가 4% 정도의 경기 반등을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의 상대적 회복 강도는 미국에 크게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은 1.9조 달러 부양책과 함께 백신 접종 속도전을 통해 경기 반등 탄력을 더욱 키울 태세다. 하지만 유로존은 바이러스 확산과 백신 접종 지연 등으로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큰 편이다.

2분기부터는 유로존도 백신 보급 확산과 함께 경기 회복세, EU회복기금 집행을 통해 경기 탄력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 비해 경기 회복세가 더딘 데다 정책적 대응도 늦다. 따라서 유로존 통화정책 역시 미국에 비해 더 완화적일 여지가 적지 않다.

박성우 연구원은 "유로존은 2분기 이후 본격 회복 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대비 회복 강도가 떨어진다"면서 "독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는 올해 말이 되더라도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수준의 GDP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통화정책 환경도 상대적으로 미국에 비해 완화적인 여건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최근 미국과 유로지역 실질금리에도 반영돼 있으며, 이는 달러 강세 및 유로화 약세 환경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 글로벌 달러 강세 지지하는 유로존 사정

유로존 경기의 상대적 부진은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쪽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최근 달러화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감과 금리 상승, 경기회복 전망 강화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리플레이션 기대 속에 미국의 성장률이 7%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올해 들어 미국채 금리는 60bp 수준으로 상승해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실질금리(국채금리-BEI, 10년)도 올해 들어 30bp 이상 상승한 상태다. 이는 실질금리가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은 독일, 일본 등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작년말 글로벌 금융사들은 달러 약세에 무게를 뒀지만, 달러화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달러지수는 10일까지 2.1% 상승했다.

작년말만 하더라도 미국의 마이너스 실질금리, 쌍둥이 적자 확대, 고평가 등으로 달러화 약세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세였지만, 전망이 크게 어긋난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달러 강세 전망의 근거는 재정확대, 빠른 백신 보급에 따른 미국 예외주의, 연준 완화 기조 축소 전망 등으로 현재의 금리상승과 강달러 여건이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고 밝혔다.

국금센터는 "반면 달러 약세 전망은 연준의 완화기조 유지, 글로벌 경기 반등 기대, 미국 재정적자 급증 등을 근거로 한다"면서 "금융시장의 이목이 미국 금리 상승에 집중됨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한 달러화는 당분간 금리상승세에 연동한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의 채권매입 확대와 강화되는 글로벌 달러 강세 인식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의 채권매입 확대와 강화되는 글로벌 달러 강세 인식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의 채권매입 확대와 강화되는 글로벌 달러 강세 인식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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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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