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금리 오름세나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국내 이자율 시장을 압박해 온 가운데 저가매수가 얼마나 들어올지 관심이다.
미국에선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개선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채 금리는 최근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를 이어갔으며, 30년물로은 저가매수 등으로 레벨을 낮췄다.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큰 폭 증가했으며, 실업률도 양호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37만9000명 늘었다. 예상치 21만 명을 대폭 웃도는 수치다. 민간부문 고용이 46만5000명 증가했다. 2월 실업률은 6.3%에서 6.2%로 하락해 예상치 6.3%를 밑돌았다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으나 미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은 일단 제한됐다.
■ 美금리, 1.6% 넘었다가 보합권으로 되돌림...30년물은 레벨 하락
미국채 금리는 이틀간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양상을 나타냈다. 고용지표가 뛰었지만 금리 상승폭은 제한됐다. 30년물 금리를 저가매수로 레벨을 낮췄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38bp 오른 1.5661%,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03bp 하락한 2.2978%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39bp 하락한 0.1329%, 국채5년물은 1.34bp 상승한 0.8015%를 나타냈다.
미국채 금리는 3일 8.00bp, 4일 7.90bp 오르는 등 이틀간 크게 오른 뒤 일단 숨을 골랐다. 고용지표 부담으로 장중 1.6%를 넘어섰다가 상승폭을 축소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고용지표 호전으로 속등했다. 금리 오름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가매수가 유입됐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72.16포인트(1.85%) 오른 3만1,496.30, S&P500지수는 73.47포인트(1.95%) 상승한 3,841.94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96.68포인트(1.55%) 상승한 1만2,920.15를 나타냈다.
주가지수는 고용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자 정책 경계감에 하락하기도 했지만, 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르지 않자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다.
달러화는 고용지표 호전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에 뛰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39% 오른 91.9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50% 내린 1.1913달러, 파운드/달러는 0.41% 낮아진 1.383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8% 오른 6.5163위안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급등했다. OPEC+의 산유량 동결에 따른 수급 호재가 이어진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4% 가까운 상승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2.26달러(3.5%) 높아진 배럴당 66.0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62달러(3.9%) 오른 배럴당 69.36달러에 거래됐다. 한 주간WTI가 7.5%, 브렌트유는 7.7% 각각 상승했다.
■ 가격 메리트에도 대외 금리 상승, 유가 급등 등 부담스러운 국내 시장
지난 금요일 국고3년과 국고10년 최종호가수익률은 각각 1.066%, 1.992%를 기록했다.
최근 국고3년이 1%를 넘어서고 국고10년이 2%에 근접하는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하지만 가격메리트에도 불구하고 해외 금리 오름세 속에 이 수준에서도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주 연준 파월 의장은 시장 일각에서 기대하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YCC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채권보유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앞으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내용이나 미국 금리 움직임을 계속 예민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금요일 국고10년이 장중 2%를 넘는 모습을 보인 뒤 되돌림됐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도 부담스럽다. 유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뛰어오른 것 등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가격 메리트가 커졌지만, 아직은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것이다.
또 미국의 1.9조 달러 경기 부양안이 일부 수정을 거쳐 상원을 통과했다. 상원 표결에선 민주당 의원 전원이 모두 찬성하고 공화당 의원 모두가 반대했다. 상원에서 50:49로 통과된 가운데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하원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 계속 주목 받는 한은, 연준의 스탠스
투자자들은 통화당국의 대응 강도를 주목하고 있다.
역대 유례없는 규모의 국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각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주시할 수 밖에 없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중 5~7조원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공언해 놓은 상황이다. 단순하게 접근하면 상반기 중 매달 1.5조원 내외의 단순매입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 심리가 위축돼 있다 보니, 단순매입이 금리 상승을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들도 적지 않다.
동시에 금리가 이미 급등한 상황에서 한은이 언제든 개입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금리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란 관점도 존재한다.
연준도 상황에 따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등을 선보일 수 있다. 연준도 OT를 놓고 고민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미국 내에선 OT 효과를 놓고 의견이 부딪히기도 한다. OT가 장기국채 수익률 상승을 잡아 경기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이란 관점의 반대 쪽에선 금융위기 이후 OT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나 연준이 견디기 어려운 정도의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거론하기도 한다.
지난 4일 파월 연설에서 아무런 힌트를 찾을 수 없었지만, 16~17일 FOMC에선 뭔가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은 살아있다.
국내시장에선 지난 금요일 장중 손절이 출회되면서 투자자들은 매수 부담감은 커졌다. 국고3년이 1%를 넘어서면서 추세적 매도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저가매수의 반격이 나올 수 있다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진단들도 제기된다. 경기개선, 수급부담에 대한 부담이 이미 금리 레벨에 많이 녹아 있고 한, 미 모두 추가적인 금리 상승은 통화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는 점을 주목하기도 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