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50원 오른 1,089.80원에 마감했다. 이틀 연속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 경제지표 호조와 블루웨이브(미국 민주당의 백악관 및 의회 동시 장악)로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강화됐음에도 달러 강세가 달러/원을 위쪽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달러 강세는 지난밤 뉴욕 외환시장에 아시아 시장에서 지속됐고, 이에 역내외 참가자들은 서둘러 숏커버에 나서며 달러/원 상승에 베팅했다.
달러인덱스는 한때 90선을 돌파했고, 달러/원도 원빅(10원) 이상 급등하며 1,098.9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가 한때 4% 이상 급등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1조 원 규모를 훌쩍 넘어서자 시장에 롱마인드는 점차 후퇴했고, 시장참가자들의 숏커버도 위축되며 달러/원은 상승폭을 빠르게 줄였다.
이 과정에서 달러 강세 흐름도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610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1% 오른 89.83을 기록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6천424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7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 3,100선을 돌파하며 전 거래일 대비 120.50포인트(3.97%) 오른 3,152.18로 장을 마쳤다.
■ 外人 광폭 주식 매수로 롱마인드 후퇴
이 때문에 그간 블루웨이브에 따른 달러 약세에 기대 숏포지션을 구축했던 역내외 참가자들이 일제히 숏커버에 나서면서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아울러 달러/원 추가 상승을 염두에 둔 수입업체들도 결제 수요를 내놓으면서 서울환시 수급이 수요 우위로 기울었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몰아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롱마인드는 장 후반 들어 급격히 위축됐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블루웨이브가 시장 예상과 달리 달러 약세를 부추기지 않고, 국내는 물론 오히려 글로벌 주식시장 강세장을 끌어냈다"면서 "그간 국내 주식 상승에도 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 투자자들마저 국내 주식을 쓸어담을 태세여서 달러/원의 상승모멘텀은 한풀 꺾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 11일 전망…"주식시장 外人 행보에 달렸다"
오는 11일 달러/원 환율은 1,080원대에서 또다시 박스권 흐름에 갇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 달러/원은 달러화 흐름이나 미 주식시장도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겠지만, 다시 한국 주식시장에 돌아온 외국인 투자자들 행보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광폭 주식 매수세를 이어간다면 달러/원은 1,180원대 중반 레벨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달러 강세에 숏물량을 거둬들였던 역내외 시장참가자들마저 숏포지션을 재구축한다면 달러/원의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블루웨이브로 달러 약세 흐름은 결국 시장에서 제자리를 찾을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로 시장 수급마저 공급우위로 기울어질 경우 달러/원의 하락 속도가 가파르게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