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새해에도 글로벌 자산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데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까지 상승 흐름을 나타낸다면 달러/원의 추가 하락 시도도 가능해 보인다.
다만,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원의 하락 움직임이 제한될 수도 있다.
지난 주말 미 주식시장은 신년 연휴로 휴장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서는 주요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6.92포인트(0.65%) 상승한 30,606.4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4.03포인트(0.64%) 오른 3,756.0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28포인트(0.14%) 상승한 12,888.28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내 주식시장도 미 주식시장 상승 여파에 바통을 이어받아 오름세 탄다며 달러/원은 1,085원선 아래로 내려설 수도 있다.
미 달러인덱스도 90선 아래로 떨어졌다.
조 바이든 차기 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뛰어넘는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시장 안팎의 예상이 나오면서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이처럼 연휴 기간 글로벌 가격 변수는 서울환시 달러/원 하락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달러/원 상승을 자극할 만한 변수도 등장했다. 미·중 갈등 요인이다.
지난해 미 주식시장 마지막 거래일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중국 3대 국유 통신사의 주식 상장폐지 절차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군과 연계된 중국 기업에 미국인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따른 것으로 NYSE는 31일(이하 현지시간)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주식 상장폐지 절차를 개시하고, 이달 7일∼11일 사이에 해당 기업들 주식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2일 "미국이 국가 안보를 악용해 우리 기업을 단속하려고 국가권력을 동원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의 법적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히 필요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반발했다.
따라서 미·중 갈등에 따라 아시아 거래에서 달러/위안이 반등하고, 상하이지수의 하락 움직임이 나타난다면 달러/원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코스피지수 상승에도 발목을 잡으며 미·중 갈등 재료는 달러/원의 상승 요인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의 방향성이 결정되는데 있어서는 해외 가격 변수의 등락도 중요하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국내 주식시장 움직임, 외국인 국내 주식 매매 패턴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미중 갈등 요인과 함께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 여파가 시장 가격 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083~1,089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미중 갈등 요인보다는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이나 외국인 주식 순매수 움직임이 나온다면 달러/원은 아래쪽으로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 수급은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잔여 수요와 결제 등이 달러 공급을 압도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저가성 달러 매수세가 따라붙는다면 달러/원의 상승도 염두에 둔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