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하순부터 국고3년 금리는 0.9%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고10년 금리는 대체로 1.6%를 중심으로 위, 아래 등락 중이다.
경기 회복 기대나 내년 물량에 대한 부담 등을 금리 상승 요인이지만, 금리가 이런 기대감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올라온 점이나 연말 수급이 이전보다는 개선된다는 점 등으로 당장 금리가 크게 오르기도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선 코로나19와 관련해 상반된 재료가 부딪히고 있다. 금융시장이 백신 기대감과 코로나 확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이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과 급속하게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라는 두 재료가 부딪히지면서 미국 금융시장은 변동을 나타냈다.
■ 뉴욕주가 막판 속락..美10년 금리 0.87%대로 제한적 반등
뉴욕 주가지수는 장 막판 속락했다.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최종 결과 발표에 힘입어 상승하다가 장 막판 급하게 떨어졌다. 뉴욕시 공립학교가 다음날부터 휴교에 들어갈 것이란 보도가 전해지면서 급락한 것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4.93포인트(1.16%) 낮아진 2만9,438.42에 장을 마쳤다. 장중 147포인트 오르기도 했으나 막판 방향을 바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1.74포인트(1.16%) 내린 3,567.79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97.74포인트(0.82%) 하락한 1만1,801.60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섹터가 일제히 약해졌다. 에너지주가 2.9%, 유틸리티주는 1.9% 각각 내렸다. 부동산주는 1.7%, 정보기술주는 1.1% 각각 하락했다.
개별종목 가운데 백신 승인이 임박한 화이자가 0.8% 높아졌다. 보잉도 4% 올랐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737 맥스기 운항 재개를 허용했다는 보도 덕분이다.
미국채 금리는 코로나19 백신 기대와 20년 국채 입찰 부진 소식으로 올랐다. 다만 막판 주가 급락으로 금리 상승분은 일부 되돌려졌다. 20년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은 전월 2.43배에서 2.27배로 낮아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47bp 오른 0.8725%, 국채30년물은 0.56bp 하락한 1.6016%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40bp 하락한 0.1732%, 국채5년물은 0.96bp 상승한 0.3936%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소폭이나마 5일만에 강해졌다. 백신 개발 진전 소식에 하락 압력을 받다가 장 막판 뉴욕시 휴교령 소식에 주가가 급락하자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국제유가는 3일 연속 오르면서 11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최종 결과에 대한 기대감,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덜 증가했다는 소식 등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39센트(0.9%) 높아진 배럴당 41.82달러를 기록했다.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59센트(1.4%) 오른 배럴당 44.34달러에 거래됐다.
■ 코로나 재료들과 외국인
채권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제약돼 있다. 외국인을 제외하면서 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주체가 부재하다는 평가들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재료(백신, 확진자 추이)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확진자수가 급속히 늘어나지만 지난 3월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화된 뒤 대처한 바 있어 과거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간밤 뉴욕 시장에서 본 것처럼 코로나에 따른 변동성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또 일부 채권 매니저는 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 근처까지 오르면서 레벨 부담이 커지고 있어 코로나 확산을 핑계로 주가 상승세 둔화와 함께 안전자산선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반면 주식 상승 탄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나 시장이 코로나 재료 자체에 면역이 생겨 채권 금리의 큰폭 하락이나 변동성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11월 들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으로 대거 들어오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락했다. 글로벌 코로나 확산세 속에서도 백신 기대감 재료가 우위에 서면서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많은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이달 들어서는 13거래일 가운데 하루를 빼고 12일을 순매수했다.
다만 외국인의 주식 매수 강도는 최근 떨어지고 있다. 전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장중 순매도하다가 결국 667억원 매수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11월 주가 급등과 원화 강세는 외국인의 공격적인 한국물 매수에 기인한 것이다. 계속해서 코로나 관련 재료 흐름과 함께 외국인이 금융시장 전반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