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7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6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20원 오른 1,12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상승은 미 부양책 실망과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급락, 달러 강세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달러/원은 한때 1,132.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달러/원의 강한 상승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국내 3분기 GDP가 상반기 역성장을 딛고 반등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직전분기 대비 1.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는 빠르게 낙폭을 줄인 뒤 상승반전을 꾀했고, 달러/원도 상승분을 반납하며 다시 1,120원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달러/원은 1,120원대 진입 이후 더는 상승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환시 내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심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김 차관은 "달러/원이 9월 중순 1,180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반만에 60원가량 하락했다"며 "최근 유로화, 위안화 등 글로벌 통화 움직임이나 국내 외환수급과 큰 관련 없이 (달러/원이) 시장 심리만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 조치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7033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05% 떨어진 92.99를 기록 중이다.
■ 역내외 숏마인드 다시 살아날까
국내 3분기 GDP 개선에 따라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마인드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개장 초 미 부양책 실망감과 달러 강세에 숏커버 움직임을 보여주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국내 3분기 GDP 발표 이후 롱물량을 거둬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원 역시 빠르게 상승폭을 줄이는 모양새다.
다만, 중국 공업이익 발표 후 역외 달러/위안이 급반등하면서 달러/원의 낙폭 축소도 1,130원선 아래에선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린 상태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한국 경제가 상반기 역성장을 딛고 3분기 성장세로 돌아섬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은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빠르게 진정됐고, 역내외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세도 주춤해진 상황이다"면서 "코스피도 외국인 매수를 동반하며 반등한 만큼 달러/원이 개장 초와 같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당국 개입 경계로 하락 반전은 여의치 않을 것"
오후 달러/원은 1,120원대 후반 레벨에서 좁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GDP 개선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달러/위안은 중국 경제지표 둔화로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당국이 최근 달러/원 하락 흐름이 시장과 괴리된 측면이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달러/원이 상승폭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하락 반전을 꾀할 경우 당국의 실개입도 고려해야 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상승폭이 크지 않고 달러/위안도 오름세를 타고 있어 달러/원의 하락 반전까지는 기대하기 힘들다"며 "다만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플레이가 다시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달러/원의 1,130원대 재진입은 당국 개입 없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