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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중국 WGBI 편입 결정 앞두고...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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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오는 24일 중국의 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 세계국채지수) 편입 여부 결정을 앞두고 그 영향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WGBI 가입 기대가 고조 등으로 최근 위안화 강세가 연출됐고 그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기도 했다.

중국은 WGBI 편입이 가능한 와치리스트에 2018년 9월 처음으로 등재된 바 있다. 이후 2019년 9월 WGBI 연례 리뷰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편입이 보류된 바 있다.

그 사이 중국은 조건들을 충족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FTSE 러셀은 FX 거래상대방 추가 허용, 결제시점 장기화, 채권 통합발행을 통한 유통시장 거래 활성화 등을 요구했고 중국은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를 이어갔다.

중국은 WGBI 편입 요건 중 '시장접근성' 부분만 조건을 맞추지 못한 상태였으나 개선 노력을 이어갔다. 올해 3월 중간 리뷰에선 '당국의 시장접근성 개선 노력'이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20년 9월 중국은 드디어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

■ 중국 국채시장으로 빨려 들어갈 돈은...18~24개월에 최대 1500억달러

중국이 WGBI가 편입될 경우 18~24개월에 걸쳐 최대 1,500억 달러까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윤경·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의 WGBI에 편입되면 지수내 비중은 5~6%가 될 것"이라며 "지수 추종자금을 2.5조 달러로 계산하면 총 유입액은 1,25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 사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들은 "WGBI에 편입된 국채의 시가총액이 24.8조 달러, FTSE 중국 국채지수국채지수(CGBI, Chinese Government Bond Index)의 시가가 1.5조 달러(10.3조 위안)임을 감안할 때 편입 대상 국채는 대략 6%"라고 밝혔다.

최근 FTSE 러셀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편입가능 채권 잔액을 200억위에서 350억 위안으로 상향했다.

BoA는 WGBI 편입 적격 중국 국채 규모를 1.47조 달러(약 10조 위안)로 보면 지수내 중국 비중이 5.6%, 유입규모는 1,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 투자자들은 매년 얼마나 중국 국채를 살까...월평균 70억달러 내외 추정

외국계 금융사들은 중국의 WGBI 편입 후 내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편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편입 기간이 1년 반에서 2년 사이라고 본다면 월 60~80억달러 가량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시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FTSE가 추가적인 개선 노력을 요구하면서 편입일을 내년 10월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전반적으로 내년 4월부터 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

■ 중국 채권시장의 외국인 비중은..국채 비중 9%선에서 12%선으로

최근까지 외국인의 중국 채권 보유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김윤경·권도현 연구원은 "WGBI 편입 완료시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국채의 경우 현재 9.2%에서 2022년말 12.1%로 예상된다"면서 "액티브 펀드가 21~22년 추가로 약 700억 달러 유입될 경우에는 14.2%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15조 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외국인 비중은 전체의 2.7% 수준이다. 8월 현재 국채 및 정책은행 채권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2%, 4.6%다.

정책은행 채권도 포함되는 Bloomberg Barclays Global Aggregate Index와 달리 WGBI는 국채만 해당된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유입이 정책은행 채권으로도 확산되면서 현재 정책은행 채권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6%에서 점차 증가할 가능성도 고려되고 있다.

WGBI에 중국이 들어오면 다른 나라 비중은 낮아져야 한다. 미국, 유럽, 일본, 영국의 비중은 중국 자리를 내주면서 각각 2%p, 1.9%p, 1.2%p, 0.3%p 하향 조정 요인이 발생한다.

올해 7월 기준 WGBI 국가별 비중은 미국 36.44%, 유럽(EMU) 33.87%, 일본 17.71%, 영국 5.46%다. 그 밖의 국가들은 6.52%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채권시장 규모나 수요를 감안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3대 글로벌채권지수 모두 가입하게 되면...내년부터는 WGBI용 자금 유입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은 2017년 7월 채권퉁 개통 후 유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2019년부터는 지수편입 효과로 매달 87억 달러가 유입되면서 전년에 비해 2배 증가했다.

월평균 유입액이 2016~2017년 30~5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2018년 이후엔 70~9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올해는 외국인의 중국 채권투자에 더 속도가 붙었다. BB-GAI, GBI-EM 편입으로 인한 자금유입이 사실상 금년말 마무리되는 가운데 가파른 유입세가 나타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중국 채권자금 유입이 가속화한 이유의 2/3는 주요 채권지수의 편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책은행채의 경우 액티브 펀드 자금 유입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BB-GAI와 GBI-EMWGBI 편입이 완료된 이후엔 WGBI 편입을 위한 자금이 중국 채권시장으로 다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즉 WGBI 편입 이슈가 외국인 자금 유입 모멘텀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 수급차원에서 중국 금리와 달러/위안은 하락 압력

국금센터는 "중국 국채 및 정책은행채 순발행이 금년 평균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외국인 자금은 매월 발행액의 18%까지 소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자금이 중국 국채와 정책은행채를 20% 가까이 사들이게 된다면 금리는 일단 수급차원에선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외국인은 2019년 중국 국채 및 정책은행채 순발행의 13%와 15%를 흡수했다. 올해는 이 비중이 13.6%, 18.3% 수준으로 올라왔다.

아울러 중국 위안화는 강세 압력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최근 WGBI 기대감이 위안화 강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가운데 향후 안정적인 외자 유입은 위안화의 완만한 강세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

■ 중국, 자본유출 우려보다는 외자 활용 자신감 평가도

채권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대략 선진국이 30%, 신흥국이 18%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WGBI 관련 자금이 모두 들어와도 이 수준을 밑도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이 WGBI 편입이 결정되면 3대 글로벌 채권지수에 모두 편입되는 셈이다. 또 보다 개방적인 시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폐쇄적인 '관리 금융'을 유지해왔던 중국이 자금유출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 자율시장으로 들어오게 편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또 중국의 금융 개방 의지로 평가받을 수 있으며, 외자를 활용한 경제발전 의지를 강화하는 사건이라고 볼 수도 있다.

중국이 이렇게 나올 수 있는 데는 단기적인 자금유출이 일어나더라도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 중국의 WGBI 가입과 이웃나라 한국은

2000년대 말엔 한동안 한국의 WGBI 편입 여부가 시장의 큰 관심사이기도 했다. 상당기간 이 이슈가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이 출렁이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당시 한국 정부는 WGBI 편입을 위한 요구사항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가입을 접었다. 그 시절 시장에선 외자가 갑자기 많이 들어오는 데 따른 원화 강세 부담 등을 거론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재 한국은 WGBI 가입에 대해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올해, 내년에 서둘러 가입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채권시장을 더 키우려면 이 지수에 편입시키는 게 좋은지 여부를 따져볼 수 있지만, 시급한 과제로 여기지는 않고 있다.

과거 추진하다가 거둬들인 적이 있는데다 지수 편입의 장단점도 검토해 봐야 하지만, 급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우선은 중국의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포지션 비중 조정 여부 등이 관심이다.

중국의 편입에 따라 한국 채권이 소외를 받을지, 아니면 동일한 지역의 바스켓 채권으로 인식돼 오히려 혜택을 누릴지 관심이다.

김윤경·권도현 연구원은 "국내 국고채 투자 외국인 자금은 우량 안전자산에 대한 중장기 투자성향을 나타내고 있어서 중국의 WGBI 편입에 따른 유출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경제 펀더멘털의 둔화나 신용등급 강등 등의 경우에 회수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WGBI 편입대상 중국 국채는 대부분 만기가 중단기로 10년 이상 국채는 14%에 수준에 불과해 지수내 다른 국가들의 10년 이상 비중인 33%를 크게 밑돈다.

■ 한국물의 프락시 통화·프락시 채권 성격과 구축효과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WGBI 이슈는 원화와 한국채가 중국의 프락시 통화, 프락시 채권으로 인정을 받아서 우호적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구축효과로 봤었던 것 같은데, 중국과 한국의 경제 상관관계가 예전보다 높아진 영향 등이 작용하는 듯하다"면서 "다만 중국의 WGBI 편입 결정을 채권 롱재료로 해석해야 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는 돈 벌기 어렵다는 생각들이 강하다. 미국 대선도 있어서 한 방향 베팅을 해서 수익을 낼 확률은 낮은 국면이고 4분기는 3분기에 번 것을 지키는 운용에 무게를 둬야 한다. 원래 전통적으로 4분기엔 돈벌기 어렵고 특정 재료에 섣불리 대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당국 쪽에서도 중국의 WGBI 편입에 따른 한국물 구축효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관점이 제시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WGBI에 편입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포지션을 조정할 가능성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그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전체적으로 당장 큰 영향력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원화 강세나 외국인의 한국 채권 매수 등이 이미 중국채의 WGBI 지수 편입 재료에 영향을 받은 상황이란 해석들도 보인다.

다른 채권운용자는 "중국 WGBI 이슈와 한국을 엮어서 외국인이 우리 채권을 산 측면이 있다"면서 "지금 로컬은 보수적이고 외국인은 매수 일변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외인 매수에 이 이슈 영향이 적지 않게 작용하고 있지만, 과연 이 이슈가 현재 시장의 수급 부담을 떨칠만한 재료인지는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프락시 매수가 들어올 수도 있고 중국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로컬은 이 이벤트로 채권을 사긴 어렵고, 외국인이니 매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중국 WGBI 편입 결정 앞두고...이미지 확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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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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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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