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은 9월 FOMC에서 연준은 장기간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불확실성을 강조하면서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평균물가목표제의 구체화가 관심이었던 가운데 파월은 일단 인플레가 2%를 웃도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제로금리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FOMC는 2023년까지 3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했다. 이틀간 진행된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0.00~0.25%로 동결했다.
FOMC는 성명서에서 "미 경제 경로는 코로나19 향방에 크게 달려 있다.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완전고용과 인플레이션 2% 달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FOMC는 "인플레이션이 2%를 완만하게 웃도는 경로에 도달할 때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오는 2023년 말까지 현재와 동일한 0.125%를 나타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5%에서 -3.5%로 올라갔다.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0.8%에서 1.2%로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 전망치는 9.3%에서 7.6%로 낮춰졌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활동 전반이 펜데믹 이전 수준에 훨씬 미달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초 탄탄한 경제활동과 고용수준을 회복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 통화 및 재정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어 "현 자산매입 규모에 만족한다"면서도 "이를 적절하게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해 양적완화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FOMC가 금융시장을 크게 자극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 저금리 기조 확인은 전체적으로 주식시장, 채권시장 등 증시의 가격변수에 긍정적인 듯했으나 구체화으로 더 진전된 게 나오지 않자 가격변수 상승은 막혔다.
■ 美금리 0.7% 근처로 올라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56bp 오른 0.6961%를 기록했다. 금리는 3일 연속으로 오르면서 0.7%에 바짝 붙었다.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9bp 상승한 1.461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4bp 오른 0.1410%, 국채5년물은 0.96bp 상승한 0.2802%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도 연준의 장기 저금리 기조 확인 방침에 상승하기도 했으나 곧 상승폭을 축소했다.
다우지수는 36.78포인트(0.13%) 높아진 2만8,032.38를 기록하면서 4일 연속 상승했다. S&P500지수는 15.71포인트(0.46%) 낮아진 3,385.49, 나스닥은 139.85포인트(1.25%) 떨어진 1만1,050.47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연준의 장기 저금리 기조 확인으로 하락 압력을 받기도 했으나 곧 방향을 바꿔서 상승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6% 오른 93.20에 거래됐다.
유럽중앙은행 쪽에선 유로화 강세 발언이 나오면서 달러화 강세를 지지했다. 에르난데스 데코스 ECB 정책위원은 "유로화 강세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환율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발언했다.
국제유가는 5% 가까이 급등하면서 40달러를 넘겨 약 2주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데다 허리케인 상륙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가 심화된 덕분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10월물은 전장보다 1.88달러(4.9%) 높아진 배럴당 40.1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1.69달러(4.2%) 오른 배럴당 42.22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439만 배럴 감소했다. 이는 예상치 120만 배럴 감소보다 큰 폭 줄어든 것이다. 허리케인 샐리가 미 남동부에 상륙한 가운데 멕시코만 해상원유 생산시설 28% 가까이가 가동을 중단했다.
■ 외인 매매, 장단기 스프레드 흐름 주시
연준 멤버들의 기준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를 보면 2022년 금리인상이 1명, 2023년 인상이 4명에 그쳤다. 결국 대다수가 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에 무게를 둔 것이다.
경기 전망은 개선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제로금리 유지를 강조하면서 성장률 개선이 긴축 전망으로 연결되는 것을 막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이 -6.5%에서 -3.7%로 상승폭 크게 올렸지만, 일단 향후 3년간 제로금리 유지 가능성을 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평균물가목표제와 관련해서도 관심이 많았던 가운데 연준은 완전 고용과 장기적으로 2%의 물가를 달성하는 것을 추구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장기 목표를 밑돌고 있어서 일정기간 물가가 2%를 완만하게 웃돌아 향후 물가 평균 2%가 되고, 장기 물가기대가 2%에 잘 고정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했다.
채권시장은 다만 연준의 상당기간 제로금리 유지 입장이나 물가 상승 용인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 가능성 등은 고려하면서 대응해왔다. FOMC 결과도 미국 금리를 장기 위주로 다소 끌어올리는 정도의 역할을 한 것이다.
국내시장에선 전날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6161계약, 10년 선물을 3363계약 순매수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런 가운데 국고10년 최종호가수익률은 지난 8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1.5%를 하회한 1.485%를 나타냈다. 최근 장단기 스프레드가 60bp 이상으로 크게 벌어지려는 모습을 보이다가 일단 축소된 것이다.
국내시장에선 계속해서 외국인 매매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이 조심스런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매, 그리고 크게 벌어졌다가 일단 되돌림 움직임을 보인 장단기 스프레드, 초장기 스프레드 등에 대한 판단 등이 주목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