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장중 외국인 매수로 국고10년 금리가 1.5%를 밑돌기도 했지만, 일단 추가 강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지난주 한은인 10년 금리가 1.6%로 오르기 전에 단순매입 스케줄을 발표하면서 금리 상단에 대한 인식을 키워준 가운데 외국인 매수 등으로 1.4%대를 트라이하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외국인 매수를 추격 매수의 시그널로 활용하기 보다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들도 많다.
전일 9월물 거래가 종료된 가운데 외국인은 3년 선물을 6,249계약, 10년 선물을 532계약 순매수했다. 이번주 들어 이틀간 3선을 1만개 이상, 10선은 7,500개 이상 순매수한 상태다.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는 모두 예상을 웃돌았다.
미국 뉴욕 지역 제조업 경기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3.7에서 17.0으로 13.3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예상치 7.0을 대폭 웃도는 수치다.
전날 장중 알려진 중국 지표에 이어 미국 지표도 양호하게 나온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8월 산업생산이 전년 대비 5.6% 늘며 예상치(+5.1%)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전월에는 4.8% 증가한 바 있다. 8월 소매판매도 전년비 0.5% 증가해 예상치(+0.1%)를 넘어섰다. 전월에는 1.1% 감소했다.
경제지표들은 뉴욕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채 시장은 FOMC를 대기하면서 장기 구간 위주로 금리 레벨을 약간 높였다.
■ 나스닥 이틀째 상승..美금리 장기 위주로 상승
뉴욕 주가는 다시 기술주 위주의 반등세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 나스닥이 큰 폭의 조정을 보인 뒤 최근엔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의 예상 밖 호전 덕분이다.
다만 올해 연간 순이자이익 전망치를 하향한 JP모간 부진으로 금융주가 하락하면서 지수 상승폭을 줄였다.
다우지수는 2.27포인트(0.01%) 높아진 2만7,995.60, S&P500지수는 17.66포인트(0.52%) 오른 3,401.20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33.67포인트(1.21%) 상승한 1만1,190.32를 나타내면서 이틀째 올랐다.
주가가 오른 가운데 미국채 금리는 장기 구간 위주로 올랐다. FOMC를 대기하는 가운데 커브가 스티프닝 방향으로 움직였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33bp 오른 0.6805%,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72bp 상승한 1.432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80bp 하락한 0.1370%, 국채5년물은 0.95bp 오른 0.2706%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주가가 장중 금융주 부진으로 강세폭을 반납하자 달러 인덱스는 레벨을 높였다.
유로화가 옵션 만기를 앞두고 약세를 나타낸 점,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를 '국제규정 위반'으로 판단한 점 등도 달러인덱스 반등에 기여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04% 오른 93.09에 거래됐다. 장 초반 92.8선에 머물다가 꾸준히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허리케인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 세계 최대 원유소비국인 중국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10월물은 전장보다 1.02달러(2.74%) 높아진 배럴당 38.2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92센트(2.5%) 오른 배럴당 40.59달러에 거래됐다.
■ 금통위원들, 완화적 기조지속 필요성과 금융불균형 경계감 동시 표출
지난 8월 27일 개최됐던 금리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완화적 기조 지속'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 했다.
3분기 경기 반등 기대감이 전염병 재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이런 반응은 당연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불균형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자산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자거나 금융불균형에 대해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완화적 기조는 계속 이어가야 하지만, 저금리와 완화적 정책 지속으로 부동산 가격 불안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정도의 입장들을 내놓은 것이다.
기준금리가 0.5%로 낮아져 있는 상황에서 조속한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각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관점 역시 찾기 어렵다.
연내 기준금리 동결 예상 속에 한은으로선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일부 금통위원은 "국채발행 증가로 인한 구축효과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주요국에서 감염병이 광범위하게 재확산될 경우 대내외 금융상황이 급격히 긴축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 FOMC, 평균물가제 구체화 플러스 알파 있을지 봐야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은 FOMC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지난 잭슨홀 이벤트에서 연준이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연준이 이와 관련해 어떤 내용을 좀더 구체화시킬지를 봐야 한다.
평균물가제 그 자체는 향후 금리 인상을 늦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연준이 평균 물가 산정의 근간이 될 기간을 명시하거나 주요 경제지표 전망치 및 점도표 변경 등을 통해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보인다.
지난 9월 ECB가 경제전망을 소폭 상향 조정한 뒤 예상보다 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연준이 비슷한 정도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다. 평균물가제에 대해선 연준이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당장 다른 정책에 대해선 뜸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연준이 당장 적극적인 조치를 추가로 내놓기 어려운 만큼 이번 이벤트는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다른 쪽에선 최근 뉴욕 주가가 크게 흔들린 사례 등도 감안해 완화적 스탠스를 강조하면서 기대에 부합하려고 할 것으로 본다.
채권시장은 미국 이벤트를 대기하면서 외국인 등 매매주체들의 움직임에 대한 눈치를 보는 장세를 이어갈 듯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