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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국채발행 급증의 원년으로 기록될 2020년...그리고 2021년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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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2020년 정부가 4차까지 추경을 거듭하면서 올해는 국채 발행 급증의 원년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간 100조원 내외씩 발행하다가 올해는 174조원대의 발행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를 국채 발행 급증의 '원년'이라고 하는 이유는 내년에도 173조원 수준의 국채 발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발행 규모는 올해 4차 추경까지 다 합친 규모와 맞 먹는다.

언제 부턴가 추경을 실시하는 게 연중 행사가 돼 버렸기 때문에 내년엔 또 어떤 명분으로 추경이 나올지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 한은의 단순매입 '가이던스'..그럼에도 떨치지 못한 물량 부담

4차 추경 전 시장에선 추경 규모가 10조원 안 쪽이면 해 볼만하다는 시각도 꽤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 한은이 연내 '5조원 플러스 알파'와 월말 단순매입 실시하는 '통큰 배려'를 했음에도 금리가 빠지는 데 한계를 보이자 막상 이 물량들과 부딪힐 때 소화를 자신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많이 나왔다.

당장은 4분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올해는 많은 기관들이 이미 8월에 작년에 산 정도로 채권을 매수했기 때문에 추가 매수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거론됐다.

북 클로징이 빨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한해 마지막까지 대규모 물량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 등을 부담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아직 4분기에 돌입하지 않았지만, 내년을 걱정하기도 한다. 올해 170조원 넘는 물량을 소화했다고 하더라도 내년엔 올해보다 채권 투자 환경이 나쁜 상황에서 동일 물량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란 평가도 보였다.

특히 내년 본예산 기준 국채 발행물량이 올해 4차례의 추경까지 합친 물량과 맞 먹는다면서 지레 겁이 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 올해 남은 기간 처리할 국채...한 해 정리 시점에 맞이 하는 낯선 규모

지난 9일 한은이 '5조원 내외 + 알파' 규모의 단순매입을 발표하면서 일단 금리 급등 리스크는 상당 부분 제거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은이 처음으로 '단순매입 관련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친시장적 접근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 경험에서 벗어나는 큰 변화는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국고20-2 비경쟁옵션 물량을 반영하고 계산해 보면 10~12월간 발행돼야 할 국고채 총량은 42.1조원으로 추정된다"면서 "균등발행 시 월 14조원 이상 발행이 필요한데, 연말까지 한은의 5조원 매입을 고려하면 월간 12조원이 발행되는 셈"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과거 4분기 국고채 월별 평균 발행액은 4~5조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내년 예산안 부담도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말로 다가갈수록 매수 여력은 부족해지는데, 처리해야 할 물량은 여전하다보니 한은 '단순매입의 한계'를 거론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한은 단순매입이 수급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겠지만, 채권의 절대 공급량이 높은 수준이어서 레벨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쉽게 매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물량부담 극복이 매수심리 개선의 요건

지난주엔 8월 이후 5주 연속 이어지던 시장금리의 상승세가 진정됐다.

4차 추경에 따른 물량 부담 우려로 지난 주 초반 금리가 상승했지만,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 발표와 금리 레벨 메리트 인식 등으로 금리가 내려갔다.

한은 단순매입이 시장에 미친 영향이 예상보다 덜 했다는 평가도 많았지만, 일단 금리 급등 가능성을 막는 안전판은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 추경에 따른 7.5조원의 적자국채를 적용하면 10월 이후 월평균 발행 규모가 11.2조원에서 13.7조원으로 증가한다"면서 "한은의 5조원 규모의 단순매입을 고려하면 시장이 부담해야 할 실질적인 물량은 월평균 12조원 내외로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단순매입 5조원이 4차 추경에 따른 적자국채 규모 7.5조원 보다 적었다. 수급 부담 완화요인이었지만 10월 이후 기존보다 월평균 0.8조원 내외의 국고채 발행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8월 가계부채가 11.7조원 급증하는 등 저금리로 인한 금융 불균형 우려도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금리 인하 카드를 쓸 수 없는 한은이 단순매입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 연구원은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으로 금리 상승세가 진정됐지만 낮은 쿠폰금리, 자본이익 기대 약화, 마찰적 변동성 등 채권 투자 매력은 높지 않다"면서 "금리 상승세는 진정됐지만 투자심리 개선엔 한계가 있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 한은의 양적완화(QE)...미래물량 걱정하는 사람은 '내년 대책 필요' 주장 내놓기도

올해 4분기를 넘기더라도 내년 국채 물량이 문제라는 진단들도 보인다.

힘들게 예년에 비해 대폭 늘어난 국채 물량을 소화하더라도 2021년 역시 만만치 않게 물량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시장 친화적으로 한은이 단순매입을 하거나 올해의 '수급 대응 가이던스'를 내년까지도 연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신동수 연구원은 "한은의 단순매입이 이전과 달리 잔여 만기가 긴 채권이나 지표물 매입이 증가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해 4차례 단순매입에서 잔여만기가 10년 이상인 국고채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했다. 대부분 비지표물 중기물 비중이 높았다. 또 시장 일각에선 시장 왜곡 방지 등을 위해 시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한 지표물로 단순매입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한다.

신 연구원도 "한은의 단순매입 행태가 관건이나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금리 흐름을 왜곡할 수 있는 지표물 매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은의 단순매입은 시장금리 상승을 진정시키는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한은은 단순매입 정례화로 한국은행 정책도 선진국이 실시했던 양적완화와 닮아가고 있다. 다만 대폭 늘어난 국채 물량을 감안할 때 한은의 정례적인 국채 매입이 올해에만 그쳐서는 안될 것이란 조언도 나온다.

김명실 연구원은 "내년 적자국채 발행이 89.7조원으로 올해 적자국채 발행액 104조원대(3차추경 적용시 97.1조) 대비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이 부분을 수급 호재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 "정부의 2020~2024년 재정전망에 근거하면 재정수입 대비 재정지출 확대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결국 늘어난 부채에 대한 수요는 점차 민간에서 중앙은행으로 조금씩 이동해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장기적 시각으로 국고채시장에서의 매입 규모, 매입 구간 및 대상 종목 선정 기준 고시, 매입 시기 등을 정례화해 시장 수급 불균형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과감한 빚내기와 통큰 정부'를 피할 수 없다면 결국 한은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추면서 양적완화를 더 적극적으로 실시해 대차대조표를 키워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지금은 한은이 RP 담보채권 확충을 위한 단순매입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기"라며 "정부가 저렇게 대책없이 빚을 내니 한은의 양적완화도 더 과감해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작년 하반기에도 우려했던 올해 물량과 무난한 소화..시장은 다시 물량 적응과정 중

사실 작년 하반기에도 물량 부담이 적지 않았다. 당시 본예산을 짜면서 국채를 100조원 내외 수준에서 130조원으로 대폭 늘린다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긴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추경을 통해 당초 예정보다 40조원 이상 대폭 늘어난 물량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이 나름대로 적응해왔다.

내년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은이 10년 금리 1.6% 앞에서 단순매입 스케줄을 내놓았다. 금리가 무작정 오르기도 어려운 환경"이라며 "수급 논란은 더 이어지지만, 결국 적응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부담이 일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수급 환경 하에서 변동성 국면은 피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최근 펀더멘털 대비 높은 금리로 저가매수 시점에 대한 시장 관심이 확대됐다"면서 "올해 국채 금리 하락폭이 주요국 대비 미미했던 만큼 반대로 코로나19가 종료되어도 국내 금리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히려 연초 이후 수급 이슈가 완화되면 펀더멘털로 시장의 관심 이동하고 정상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국채발행 급증의 원년으로 기록될 2020년...그리고 2021년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신한금융투자

자료: 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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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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