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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기술주 부진 소프트뱅크발 트리거 때문이라는 보도 납득 어려워 - 메리츠證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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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15일 "최근 미국 기술주 부진이 소프트뱅크 발 트리거 때문이라는 일부 보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시장의 변동성 확대 배경으로 지목됐던 것 중 하나가 소프트뱅크발 트리거였다. 나스닥의 고래(Nasdaq whale)로 표현되는 소프트뱅크의 비정상적인 옵션 거래가 시장의 불필요한 변동성을 야기시켰다는 것이 골자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소프트뱅크가 지난 여름 이후 주요 기술주에 대한 40억 달러 상당의 옵션을 거래했고, 주식 명목가치로 본다면 30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우선 "보도의 사실 유무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수상한 거래의 정황은 있었다"면서 "지난 8월 11일 소프트뱅크 그룹의 실적발표회 때 언급됐던 내용 중에 투자목적의 자회사 설립 이슈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목을 끈 이유는 기존의 방식인 유니콘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 방식과는 결이 달랐기 때문이다.

새로운 자회사는 ‘자산 관리’ 부문의 일환으로 설립된 것으로 내부에 유보돼 있는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1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고, 투자 대상은 ‘상장 주식’ 그리고 ‘파생상품 거래’다.

실제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 그룹이 FAANG 주식의 일부를 매입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프트뱅크 그룹의 시장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걱정이 드는 것은 자연스런 측면이 있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일반 투자자라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은 어떻게 소프트뱅크 그룹의 매매가 미국 기술주의 변동성을 야기했는지 여부"라며 "언론에서 언급된 내용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서 살펴봐도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에 있었던 미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당시에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면서 "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던 ‘옵션 딜러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전략(?)’이란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Reddit의 ‘Wallstreetbets’이라는 블로그에서 자주 언급됐던 내용이다. 보유 주식의 콜(Call) 옵션을 매수할 경우 매도자(ex. 옵션 딜러)는 포지션 헤지(Hedge)를 위해 해당 주식을 매수할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주가 상승의 선순환이 진행된다는 단순한 논리다.

옵션 딜러 입장에서는 콜옵션 매수 포지션을 헤지하기 위해서는 해당되는 주식 또는 선물(Future)를 콜옵션 ‘델타’ 만큼 매수해야 한다. 그런데 콜옵션 가격이 변동하면 변화분만큼 추가로 헤지를해야 한다. 전자가 ‘델타(Delta) 헤징’, 후자가 ‘감마(Gamma) 헤징’이다.

이 연구원은 "문제는 옵션 가격이 급변하거나 거래 규모가 클 경우"라며 "언론에서 언급됐던 것처럼 소프트 뱅크 그룹이 대규모 주식(ex. FAANG) + Call 옵션 포지션 구축 이후 청산을 했을 경우, 거래 상대방(ex. 옵션 딜러)의 입장에서는 급하게 헤징 포지션을 바꾸는 과정에서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 뱅크 그룹이 Wallstreetbets의 전략(?)과 유사하게 매매했다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일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번 미국 기술주 조정의 직접적인 이유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낙폭이 유독 컸던 Apple과 Tesla의 옵션시장에서 액면분할에 따른 착시효과를 제외한다면 대규모 옵션 거래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장외 거래 가능성 배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1호)나 투자목적의 보유주식 현황을 살펴 봤을 때 특정 기술주에 대한 대규모 옵션 트레이딩 유인이 많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먼저 Apple과 Tesla의 옵션 시장을 보면 주가 급등과 더불어 콜(Call) 옵션 계약이 늘어나던 추세는 맞지만 급격히 변동성이 커진 시기는 액면분할 시기와 일치한다"면서 "투기적 수요 급증보다는 당일 콜옵션 급증에 착시효과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투기적 유인 또한 분명치 않다. 지난 8월 11일 실적 발표회 때 공개된 비전펀드1호의 상장 기업 투자 수익률을 보면 Uber의 성과 부진을 다른 기업들의 성과가 압도하고 있다"면서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소프트뱅크 그룹의 분기보고서(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인해 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Amazon(약 10.4억 달러)이고, Alphabet, Adobe, Netflix 순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Apple과 Tesla와는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보다 현실적인 이유를 찾아본다면 이미 시장 내 종목에 대한 ‘쏠림’이 과도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COVID19 이후 나스닥100과 동일가중지수와의 수익률 격차는 20%p에 육박했었고, 이번 주가 조정 과정에서 Apple(110%)과 Tesla(55%)의 내재변동성이 급격히 상승한 반면 여타 기술주들은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목에 대한 쏠림은 심리지표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Put / Call ratio가 대표적이다.

Put/Call ratio는 Put과 Call 거래의 상대비율로 이 지표가 상승하면 시장의 비관심리가, 하락하면 낙관심리가 많다는 의미다. 현재 Put/Call ratio를 보면 지수(Index) 보다는 종목에 대한 낙관 편향이 심화되고 있었다.

이 연구원은 "올해 4월 이후 시장보다 종목에 대한 Put/Call ratio 가 크게 하락했었고, 경험적으로도 시장과 종목에 대한 간극이 심화될 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연결되기도 했다"면서 "현재도 그 간극이 지난 2010년 이후 최대치 수준까지 확대됐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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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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