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가 올라오면서 가격 메리트가 커졌음에도 수급에 대한 우려가 계속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전일은 외국인 매수가 장을 받치는 양상이 이어졌다.
지난 9월 10일 국채 만기시점을 전후해서 외국인이 현물 대량 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전날은 현선물 동시 매수를 통해 장을 받쳤다. 전일은 통안채를 대거 매수하면서 단기 구간을 지지했다.
외국인이 10일의 만기 물량을 상당부분 채웠을 것이란 진단들이 나온 가운데 국고10년 입찰 이후엔 대기매수가 힘을 받기도 했다.
FOMC를 앞두고 미국 시장에서 주가가 속등했다. 백신 기대, M&A 소식 등이 최근 흔들리던 뉴욕 주가를 다시 부풀렸다. 다만 미국채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FOMC 결과를 대기했다.
■ 나스닥 2% 가까이 급등..백신 기대, M&A 소식 등 작용
뉴욕 주가는 FOMC를 앞두고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 엔비디아의 ARM 합병 소식 등으로 지수가 크게 뛰었다.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와 반도체설계회사인 ARM 인수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정보기술주가 2% 넘게 뛰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27.69포인트(1.18%) 높아진 2만7,993.33, S&P500지수는 42.57포인트(1.27%) 오른 3,383.54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203.11포인트(1.87%) 상승한 1만1,056.65를 나타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부작용 의심 사례로 중단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재개한다고 발표했으며,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이 연말까지 미국인에 공급될 듯하다고 발표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은 틱톡 미국 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제안을 거부했다고 전한 바 있다. 전체적으로 합병이나 대형 IPO 소식 등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주가 속등 분위기에서 금리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FOMC를 앞두고 관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82bp 오른 0.6772%,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07bp 상승한 1.4155%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bp 상승한 0.1450%, 국채5년물은 1.75bp 반등한 0.2611%를 나타냈다.
위험자산이 힘을 받자 안전통화인 달러화 수요는 줄어들었다. FOMC가 비둘기적 입장을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국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33% 내린 93.03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OPEC이 월간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원유수요 전망을 내리자 하락했다. OPEC은 올해 원유수요가 전년 대비 일평균 95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10월물은 전장보다 9센트(0.2%) 낮아진 배럴당 37.2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22센트(0.6%) 내린 배럴당 39.61달러에 거래됐다.
■ 외국인의 현물 만기물량 채우기와 도드라진 선물매수
전날 외국인은 통안채를 8,9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짧은 구간 채권 매수에 주력했다. 국고채는 944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10일이 국채 등의 만기였던 가운데 외국인은 지난주부터 전일까지 5조 4,59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투자는 -8,604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얼추 만기 물량을 채운 것 아니냐는 추론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국채 순투자는 -3,874억원(순매수 3조 4293억원), 통안채는 -1조 730억원(1조 4309억원)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전날 선물시장에선 3년 선물 3,836계약, 10년 선물 7,027계약을 순매수했다. 한주의 시작을 맞아 외국인 선물 매수세는 장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선물 매도에 좀더 무게를 두고 플레이를 했다. 지난 한주간 외국인은 3선을 1,274계약, 10선을 144계약 순매도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일단 태도를 바꾼 것이며, 특히 10선 매수 규모가 상당히 컸다. 국내 투자자들이 조심스런 매매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매매는 계속해서 영향을 줄 수 있다.
국고10년 입찰에선 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시장이 잠시 긴장하기도 했지만, 외국인 현·선물 매수 분위기나 금리가 높게 형성돼 헤지 매도 부담을 오히려 낮출 수 있었던 점 등이 장을 지지했다는 평가도 보였다.
9월 국채선물 만기를 앞두고 롤오버 시즌이 무난하게 흘러간 가운데 이날 만기 이후 시장이 어떤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 고심하고 있다.
최근 채권 가격 메리트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급 부담이 여전히 많은 사람의 뇌리에 남아 있는 가운데 FOMC 결과 등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