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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통신보고서가 말하는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시중자금 단기부동화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9-10 14:18 최종수정 : 2020-09-1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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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통신보고서가 말하는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시중자금 단기부동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유동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금의 단기부동화도 두드러지고 있다.

우선 6월까지 발표된 유동성 동향을 보면 6월 현재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년비 9.9%를 기록해 2010년 이후 가장 높다.

M2 증가세가 거의 두 자리수로 올라섰고 광의유동성(L) 증가세는 2016년의 높았던 수준을 약간 밑돈다.

전체적으로 유동성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M2의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더 돋보인다는 점은 자금이 단기화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과 같은 사실상의 현금(M1)과 조금만 손해를 보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2년 미만 정기예적금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반면 가장 큰 통화지표인 광의유동성은 국채, 회사채, CP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어서 M2에 비해 현금화가 쉽지 않다.

6월 현재 M1(협의통화) 평잔은 1,058.1조원, M2(광의통화) 평잔은 3,077.1조원을 기록 중이다. L(광의유동성)의 말잔은 5,462.3조원을 나타내고 있다.

■ 단기화된 돈들..M2의 가파른 증가 주역은 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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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통신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중 M2 증가액을 금융상품별(M1 및 M1제외)로 나눠보면 수시입출식예금(+72.6조 원), 요구불예금(+49.1조원) 등으로 구성된 M1은 133.0조 원 증가해 전체 M2 증가액(164.9조 원)의 80.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기예금, 수익증권 등 M1에 포함되지 않는 중장기성 금융상품은 이 기간 중 31.9조 원 증가해 상대적으로 적게 늘었다. 저금리에 따른 중장기성 금융상품의 금리 유인 약화, 기업 조달 자금의 단기운용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결과다.

흔히 자금이 얼마나 단기화됐는지를 볼 때 M2에서 M1이 얼마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살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이 비중이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자금의 유동화가 크게 두드러진다. M1/M2 비중은 그간 보기 어려웠던 35%선을 향해 올라갔다.

■ 한은, 완화적 정책 실물경제 충격 완화 효과

자금의 단기화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완화적인 정책에 무게를 두고 정부 역시 각종 기업자금 지원정책 등을 폈기 때문에 당연한 면이 있다.

또 한은과 정부의 지원책이 이어지면서 금융기관의 기업신용 공급 등이 크게 늘어 통화증가율이 전반적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정부는 이날 7.8조원의 4차추경도 발표했다.

한은은 가파른 유동성 증가율 상승이 실물경제 충격을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기업부문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확대는 기업의 자금사정을 개선하고 원활한 영업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보고서는 상반기 중 예금취급기관(은행+비은행)의 기업신용은 125.2조 원 증가해 통계 작성(2001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예금취급기관의 기업대출은 119.5조 원, 회사채 등 직접금융을 통한 신용공급은 5.7조 원 증가했다.

총신용 증가율(2020년 6월 9.2%, 전년동월대비)의 기여도를 살펴보면 기업신용의 기여도가 5.7%p를 차지했다.

■ 단기화된 자금 부동산 쏠림 우려도 여전

다만 한은은 단기화된 자금의 부동산 시장 쏠림 우려 등에 대해선 유념하겠다는 입장이다.

상반기 중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기화된 자금들이 주식시장, 부동산시장으로 몰려가자 자산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한은은 "시장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단기화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단기화된 자금이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가가 위기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금융위기 시에는 11개월 정도였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4개월 정도로 축소되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김현미 장관이 8월 들어서 부쩍 '안정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9월 8일 서초구 반포자이, 송파구 리센츠,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노원구 불암현대 등의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직접 거론하면서 정책효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다만 민간엔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책에 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일뿐 집값의 하향 안정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들도 많다.

■ 완화적 정책기조 속 신용상황 확장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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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4가지 통화·유동성 지표 가운데 올해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돈은 M1이다.

현금과 요구불 예금 중심인 M1은 사실상 현금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통화지표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증가폭을 키웠다.

M1은 2019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3%대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2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거치면서 12월엔 9.6%까지 증가세를 확대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 이후엔 M1이 더 큰 규모로 늘었다. 6월엔 증가율이 20%를 넘은 21.3%에 달했다. M2의 가파른 증가세도 실은 M2에 포함돼 있는 M1이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과 정부의 유동성 공급책에 대응한 기업과 가계의 자금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유동성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민간이 빚을 내는 추세는 과거 평균을 웃돈다.

통신보고서는 "민간신용의 국면을 분석해 본 결과 최근의 신용상황은 확장국면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민간신용의 추세치 상회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 금융상황지수도 빠르게 완화수준으로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통신보고서가 말하는 풍부한 유동성, 그리고 시중자금 단기부동화


코로나 사태 이후 금융 경색은 빠르게 해소된 것으로 나타난다.

한은은 주요 금융시장 가격지표를 중심으로 산출한 금융상황지수(FCI)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시 상당폭의 긴축을 나타낸 뒤 6월 중립수준을 회복하고 7월 이후에는 완화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상황지수의 추이를 금융위기 시와 비교해보면 코로나19 충격 발생 이후 긴축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고 중립 및 완화수준으로 조기에 회복했다고 밝혔다.

■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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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에 비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황이 초래되면서 주가, 부동산 등이 뛰었다. 자산시장은 실물을 앞질러갔다.

통신보고서는 기준금리에서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기준) 및 기대인플레이션(일반인, 향후 1년 기준)을 차감해 산출한 실질기준금리는 2분기 현재 각각 0.4% 및 –1.1%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장기시장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에서 기대인플레이션(향후 3년 기준)을 차감하여 산출한 실질장기금리도 2020년 2/4분기 현재 –1.0%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 빚이 늘어나고 실물과 금융의 간극이 커지면서 미래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통신보고서는 "기업부문 레버리지 증가, 자산가격과 실물지표간 괴리 등 코로나19 이후 누적되고 있는 잠재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전체 유동성은 풍부...비우량·중소기업 신용우려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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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 금융완화 속 비우량 기업, 중소기업은 신용 위축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돈을 대거 풀어 놓았으나 돈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곳에선 신용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유동성을 풍족하게 공급하고 있으나 필요한 곳은 자금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다.

한은은 "정부와 한은의 정책 대응으로 5월 이후 회사채 및 CP 시장에서 우량물의 발행이 개선됐으나 비우량물의 경우 신용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신용경계감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한은, 산은은 지난 7월 14일 기업유동성 지원기구의 설립등기를 완료했다. 한은은 7월 23일 1차로 1.78조원의 돈을 지원하고 24일부터 회사채, CP의 매입이 시작됐다.

돈을 많이 풀었으나 가장 자금이 필요한 곳에서 어려움을 호소하자 좀더 직접적으로 돈을 대주는 방식까지 도입한 것이다. 다만 리스크 프리미엄은 아직 한은이 원하는 수준까지 내려가지 않은 상태다.

한은은 "신용위험지표의 경우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코로나19 확산 직후 빠르게 확대됐다가 크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금융기관의 기업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도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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