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남중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주식시장 충격 이후 미국 주가 패턴은 추세선이라 일컬어지는 20일선 전후로 반등을 해와 ‘얇은 조정후 다시 오른다’ 는 인식이 만연해졌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9월 미국 주가도 3~4일 양일간 6.23%(나스닥 기준) 급락한 이후 20일선에서 지지를 보여 기존 패턴대로 움직일지 아니면 이러한 패턴을 깰지 이목이 집중됐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8일 4.11% 급락하면서 추세선(20일선)을 깨고 내려왔다.
문 연구원은 이런 점은 향후 뉴욕 주가가 얇은 조정에서 그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경제와 정책 측면에서 향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씨티 경제 서프라이즈 인덱스(ESI)는 8월 중순 이후 둔화하며 향후 경기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고, 교착상태에 빠진 5번째 경기부양책 규모는 축소될 수 밖에 없으며,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 타켓팅에 대한 구체적 방안 발표 전까지는 기존 유동성 장세에 대한 투자자 믿음이 희석될 수 있어 9월 한달은 미국 주식시장에 녹록지 않은 투자환경이 조성된다고 진단했다.
■ 9월 미국 주가의 고점 형성 징후
문 연구원은 9월 진입 전부터 미국 주가의 고점 형성 시그널은 여러 방면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가 측면에서 8월 넷째주 과도한 유동성이 쏠리며 역사적 신고가 경신(나스닥, S&P500)과 함께 오버슈팅이 연출됐고 일부 기술주(MAGAT)가 주식시장 전체를 끌어올리는 왜곡된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험자산 선호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매크로 변수(달러, 유가)를 살펴봐도 달러는 5월 중순 이후 약세 흐름을 보여왔지만 8월 들어 92P 부근에서 약세가 제한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풀이했다.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 이후 유럽 내 물가 정책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ECB의 추가 정책 도입으로 연결될 경우 유로화 강세가 제한되며 달러 약세에 제동을 거는 추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가 7월 이후 배럴당 40달러선에서 움직였지만 9월 들어 배럴당 40달러를 하회하기 시작한 점 역시 위험신호라고 풀이했다.
위험자산 선호의 가늠자인 달러와 유가 그리고 주식시장 간 디커플링이 시작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 연구원은 또 9월 들어 위기 확산의 사전 시그널로 널리 사용되는 4가지 지표(1. VIX, 2. MOVE, 3. CVIX, 4. Put-Call Ratio)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이 장기 저금리 기조의 토대를 마련하며 위험자산 선호를 지속시킬 유인임에도 불구, 미국 주식시장 위기 점검 지표인 VIX는 9월 들어 30선을 상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8월 중순까지만 해도 20선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던 이 지수가, 8월 중순 이후 일간 변동폭이 5%를 상회하는 일수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실물경제와 무관하게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주가 과열에 대한 경고신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 외 채권과 외환시장의 공포지수(Fear Index)인 MOVE(미국 국채 옵션 가격을 기초로 국채 가격의 변동성을 산정한 지수)와 CVIX(달러, 엔, 유로, 스위스프랑 등 9개 환율의 3개월 내재 변동성을 산정한 지수)도 재차 9월 이후 상승하고 있는 만큼 미국 주식의 변동성을 키울 주변 여건도 조성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Put-Call Ratio(풋옵션 거래량을 콜옵션 거래량으로 나눈 비율)의 경우 시장 변곡점 파악에 유용한 지표로 9월 8일 기준(0.57) 과매수권(0.6 이하)에 진입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변곡점 범위에 들어가 있는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