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국채 금리 하락, 금리 레벨 메리트, 한은이 시장 불안 시 추가 단순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점 등은 금리 상승을 제어할 요인이다.
지난주 국내 금리는 금통위에 대한 실망감과 미국 금리 오름세 등에 따른 외국인 매도 등으로 하락했다. 특히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수급 부담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4차 추경 가능성과 내년 예산안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면서 금리 상승이 이어졌다.
금요일 금리가 속등하면서 한국은행이 장중 1.5조원 규모의 단순매입을 발표했으나 가격 낙폭이 줄어드는 데는 한계도 있었다.
미국 쪽에선 연준의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에 따른 위험선호가 이어졌다. 미국채 가격도 월말 요인과 저가매수 등으로 오랜만에 상승했다.
■ S&P500, 6일 연속 사상최고치 경신..금리는 5일만에 반락
뉴욕 주가지수는 연준의 '장기 저금리 유지 방침' 시사에 따라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고 월말 수요에 따라 미국채 금리가 내려간 점 모두 주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잇단 경제지표 서프라이즈와 함께 기술주가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161.60포인트(0.57%) 높아진 2만8,653.87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23.46포인트(0.67%) 오른 3,508.01을 기록해 엿새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7거래일 연속 오름세였다. 나스닥은 70.30포인트(0.6%) 상승한 1만1,695.63을 나타냈다.
미국채 금리는 5거래일만에 하락하면서 0.7%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금리가 0.7%대 중반까지 오른 뒤 다시 저가매수에 따른 반락이 나타났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60bp 하락한 0.717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26bp 떨어진 1.5003%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4bp 오른 0.1524%, 국채5년물은 5.03bp 떨어진 0.2626%에 자리했다.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연준의 장기 저금리 유지 방침과 함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 발표에 따른 엔화 급등 등이 달러인덱스를 낮췄다.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71% 내린 92.34에 거래됐다.
달러/엔은 105.37엔으로 1.1%이나 낮아졌다. 아베 총리가 지병 악화로 사임을 발표한 데 따른 정치 불확실성으로 안전통화인 엔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멕시코만에 상륙한 허리케인 '로라'의 피해가 크지 않았던 가운데 현지 정유공장들이 재가동을 시작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물은 전장보다 7센트(0.2%) 낮아진 배럴당 42.97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4센트(0.09%) 내린 배럴당 42.97달러에 거래됐다.
■ 롱 플레이어들을 긴장시키는 수급 부담과 외인 매도
코로나 여파로 인해 올해 3차에 걸친 추경이 단행된 가운데 4차 추경 가능성도 커졌다.
그간 홍남기닫기

여전히 추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가시적으로 꺾이지 않으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강하다.
지난 2차 추경 때도 홍남기 부총리는 재난지원금 지원에 부정적인 편이었지만, 여당의 강력한 실시 입장에 양보를 해야 했다. 이번에도 분위기는 비슷하게 흘러가는 측면이 있다.
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한 4차 추경을 실시하게 되면 그 규모를 봐야 한다. 당초 야당도 4차 추경에 찬성했지만, 전국민이 아닌 피해를 입은 사람들 중심으로 주자는 내용이었다.
4차 추경의 경우 전액을 적자국채를 통해 조달해야 하는 만큼 대상을 어느 수준까지 할지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추경을 또 하게 된다면, 한국경제가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을 때인 1961년 4번의 추경이 편성된 이후 처음이다.
일단 수급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최근 채권 매수자들의 심리가 큰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 부담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매매를 봐야 한다. 금요일 외국인은 3년 선물을 3만 1,453계약, 10년 선물을 1만 1,802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역대 2위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의 선물 매도 공세를 퍼부은 것이다.
롱 플레이어들이 큰 충격을 받고 채권금리가 크게 오른 뒤 한은이 단순매입을 발표해야 했다.
특히 한은의 권태용 시장운영팀장은 "이번 단순매입은 시장에 언제라도 개입할 수 있는 시그널"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장 심리는 여전히 불안하다.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추가 금리 인하룸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급 부담에서 탈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매매를 주시하면서 다시금 변동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