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이주열닫기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이 5월(-0.2%) 당시보다 상당폭 하향 조정된다는 점을 알리면서 부동산 문제와 금리정책을 연관짓는 일각의 입장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이 총재는 "집값 때문에 금리를 올려선 안 된다"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값을 못 잡아도 거시경제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는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부진한 경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완화적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4차 추경 여부와 방식은 당장 결론나지는 않을 듯하다. 당정청이 깊이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하면서 2차 추경 때와 같은 전국민 지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홍남기닫기

재난지원금용 4차 추경은 모두 미래의 세금인 적자국채를 발행해서 충당해야 한다. 주말을 거치면서 4차 추경이 부쩍 힘을 받는 분위기였으나 일단 여당과 정부는 상황을 좀더 지켜보기로 한 듯한 모습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미국 쪽에선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속등이 이어졌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를 긴급 승인했다. FDA는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 7만명이 혈장치료제를 처방 받았고 이 중 2만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치료제의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닫기

■ 나스닥, S&P500 사상최고치 경신 흐름 지속..美금리 0.6%대 중반으로 반등
미국채 금리는 0.6%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최근 미국채 금리는 0.7%선에서 추가 상승이 막힌 뒤 0.6% 근처에서 추가 강세도 제한되고 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19bp 오른 0.656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87bp 상승한 1.3591%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1bp 하락한 0.1493%, 국채5년물은 1.59bp 오른 0.2755%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채 가격은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요 주가지수가 1% 내외로 동반 상승하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국채 입찰을 앞둔 물량 부담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리가 오르자 달러도 강해졌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09% 오른 93.33을 기록했다.
뉴욕 주가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했다. 코로나에 예민한 종목들인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9% 내외로 급등했고 애플과 페이스북은 1% 남짓 올랐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다우지수는 1% 이상 올랐고 나스닥과 S&P500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지수는 378.13포인트(1.35%) 오른 2만8,308.46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34.12포인트(1.00%) 오른 3,431.28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3,400선을 넘어섰다. 나스닥은 67.92포인트(0.60%) 상승한 1만1,379.72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주가 상승에 따른 위험선호, 열대성 폭풍의 멕시코만 접근에 따른 산유량 축소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8월물은 전장보다 28센트(0.7%) 높아진 배럴당 42.6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78센트(1.8%) 오른 배럴당 45.13달러에 거래됐다.
■ 도비시한 한은과 추경 관련 불확실성
전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확실히 도비시한 모습을 각인시켰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후 한은은 변함없이 도비시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 급등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금통위 이벤트를 앞두고 이런 점은 채권 저가매수를 지지한다.
전날 국회업무보고에서 이 총재는 "현재도 통화정책 여력은 있다. 필요하면 금리 외의 다른 수단도 쓸 수 있다"고 했다.
성장률 전망이 -1%를 밑돌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통화정책은 무엇보다 경기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다만 이 총재가 통화정책 여력 언급을 통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닫지 않았음에도 이미 기준금리가 0.5%로 낮아져 있어 기축통화국 지위를 얻지 못한 한국 입장에선 금리를 더 내릴 룸이 거의 없다. 상황 악화시 한번의 25bp 인하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으나 당장 이 카드를 소진하긴 어렵다.
추경에 대한 불확실성은 좀더 이어질 수 있다. 주말까지 4차 추경이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나 홍남기 부총리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홍 부총리는 2차 추경(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때도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지만, 정치권의 힘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어 이번에도 불확실성은 적지 않다.
내년 국채발행과 관련해선 일단 추경을 통해 올해 늘어난 160조원대 정도는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문재인 정부가 '큰 정부'를 추구하면서 매년 예산을 늘린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이런 정도의 발행은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각 부처가 요구한 내년 예산규모가 543조원 수준이었던 데다 정부가 내년 예산에 한국형 뉴딜 재원 20조원 이상 반영 의지를 보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일단 이런 수준은 감안해야 할 듯하다.
채권 공급물량 확대로 시장에 수급 부담이 가중될 경우 한은에는 시장안정 역할이 부여된다. 전일 국회에서 한은 총재는 수급 부담이 가중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 주기도 했다. 장기채 수요가 튼튼해 크게 불안하지 않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시장은 도비시한 입장이 예비돼 있는 금통위, 추경 여부나 방식 등 채권 물량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외 쪽에선 잭슨홀에서 들려올 향후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과 관련한 소식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