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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수탁은행·사무관리사, 금감원 제재 받을까…책임 놓고 ‘전전긍긍’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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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8-07 17:33 최종수정 : 2020-08-07 21:55

NH투자증권, 연대 책임론 주장
금감원, 하나은행·예탁원 법규 위반 여부 조사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들이 지난 7월 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앞에서 투자원금 회수를 호소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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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와 신탁업자(수탁은행), 사무관리회사 간에 책임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운용사의 사기 행각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관련 기관들은 일단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관계 기관들에 대한 법규 위반 여부를 결정한 뒤 제재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신탁업자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의 법규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7일까지 하나은행과 예탁원을 상대로 펀드 수탁업무 및 사무관리업무 관련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이들 기관의 법규 위반 사항이 확정되면 금감원은 제재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재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며 “제재 여부가 결정되면 제재심의국과 제재심의위원회 등 제재절차를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 펀드는 지난달 21일 기준 46개, 5151억원(설정 원본) 규모로 24개 펀드, 약 2401억원이 환매 연기됐다. 나머지 22개 펀드 역시 환매 연기 펀드와 같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만기 도래 시 환매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중 NH투자증권 판매액은 4327억원으로 전체의 84%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피해 투자자들에 대한 선지원 방안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NH투자증권은 투자자 긴급 유동성 공급을 위한 선지원 안건을 논의했으나 추가 검토를 위해 결정을 보류했다. 재논의를 위한 임시 이사회는 오는 27일 예정돼있다.

피해자모임 측은 옵티머스 펀드가 당초 약속과 달리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NH투자증권이 사기 상품을 판매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처럼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 원금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계약 취소는 NH투자증권에 100%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계약 취소로 결론을 내더라도 검찰 수사 등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과 예탁원의 연대책임도 강조하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 운용·판매 과정에 엮인 이들 관계사도 함께 책임을 지도록 해 보상액을 공동으로 조성하는 방법론을 꺼내 들었다.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사장은 전날 옵티머스 펀드 피해 투자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피해자들에게 높은 유동성 공급비율 확보를 위해 하나은행과 예탁원 등에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과 예탁원의 보상 비율 등을 고려한 지원안을 마련해 이사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예탁원도 과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NH투자증권이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 이들 기관의 책임을 물어 함께 보상안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 구조./사진=금융감독원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펀드 자금을 부동산 개발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목적이었음에도 투자제안서에는 건설사가 보유 중인 정부 산하기관 또는 공공기관 발주 공사의 확정 매출채권(만기 약 3~9개월)에 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해 투자금을 모집했다. 그러나 실제 펀드 자금은 사모사채 발행사를 거쳐 복잡한 자금이체 과정을 통해 다수의 위험자산에 투자됐다.

하나은행과 예탁원에 대한 책임론이 계속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지시를 받아 자산을 매매했고 예탁원은 펀드 회계처리와 펀드 재산의 기준가 산정업무 등을 맡았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하나은행에 사모채권 매입 지시를 내리고 예탁원에는 펀드 자산명세서 종목명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기재해달라고 요청했다. 예탁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지시에 따라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자산을 등록하고 기준가를 산정해 펀드 자산명세서를 작성했다.

하나은행은 운용사의 운용지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본시장법 제247조에 따르면 집합투자재산을 보관·관리하는 신탁업자는 집합투자업자(운용사)의 운용지시나 운용행위가 법령, 집합투자규약 또는 투자설명서 등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하고 철회, 변경 또는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단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감시의무가 특례조항으로 면제됐다.

업계에서는 하나은행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운용행위를 감시할 의무는 면제되지만 신탁업자로서의 선관주의 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는 다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본시장법 244조는 신탁업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집합투자재산을 보관·관리해야 하며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탁원은 옵티머스 펀드의 자산명세서를 작성하면서 주의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예탁원에 보낸 이메일에 아트리파라다이스, 씨피엔에스,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등 비상장사의 채권 매입 계약서 사본을 첨부하면서 ‘부동산광역시매출채11’, ‘한국토지주택매출채113’ 등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종목명을 표기해달라고 요구했다. 예탁원은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

예탁원이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예탁원은 펀드 재산에 대한 기준가 산정 대행 등의 업무를 맡았을 뿐 자산의 실제 편입 여부까지 확인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탁원은 지난달 “운용사로부터 종목명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지정해달라는 요청 메일을 받고 확인해 보니 운용책임자로부터 사모사채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실질이 있고 복층구조라는 설명을 들어 요청 내용대로 입력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금융투자협회 규정인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 4-96조는 “일반사무관리회사는 매월 신탁회사와 증권 보유 내역을 비교해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증빙자료를 보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 자본시장법에서는 일반사무관리회사를 ‘투자회사’의 위탁을 받아 업무를 영위하는 자로 지칭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예탁원은 옵티머스 펀드가 ‘투자신탁’에 해당하는 만큼 일반사무관리회사의 의무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실제 예탁원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맺은 일반사무관리업무 위탁계약서 상에는 위탁업무 범위에 투자회사 업무도 포함돼 있어 향후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펀드 판매사와 신탁업자의 운용사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지도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사모펀드 재산을 수탁한 신탁업자는 사모펀드에 대해 운용행위를 감시해야 한다. 또 매달 1회 이상 해당 사모펀드 운용사 또는 일반사무관리회사와 펀드 재산 목록 등 펀드의 자산 보유내역(편입자산의 종목명 포함)을 비교해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증빙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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